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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게임’ 돼가는 ‘난장판 잼버리’.. “총체적 난국에 분통”
2023-08-03 1439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유쾌한 축제가 아닌 심각한 ‘생존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행사장의 열악한 환경과 조직위의 부실한 운영이 대회 시작부터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총제적 난국”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조직위는 대책을 논의 중입니다


(전주MBC 자료사진)
 

■폭염에 540여 명 온열질환자 속출


어제(2일) 밤 열린 잼버리 개영식은 그야말로 ‘한여름 밤의 악몽’이었습니다.


참가자 88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중 83명은 온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소방 당국은 개영식이 끝날 때쯤 여러 명이 한꺼번에 쓰러지자 조직위원회에 부대 행사 중단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야영장과 인접한 일선 경찰서에는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는 비상령까지 내렸습니다.


지난 1일부터 오늘(3일) 오전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540여 명에 달합니다.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폭염 경보 속 그늘 한 점 없는 간척지 땡볕 아래 '찜통 텐트'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 독자제공)
 

■“모기에 물려 피멍들 지경”


온열질환자뿐만 아니라, 모기에 물려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들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조직위 측이 ‘모기 기피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방역 대책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한 참가자는 “모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기 어렵다”며 “모기에 물린 자리에 피멍이 들 정도”라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밤마다 모기들이 달려드는데, 왜 방역은 손 놓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직위가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만 방역작업을 했고, 텐트촌은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도 더러워”


위생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대회에 중학생 아들을 보냈다는 학부모 A 씨는 오늘(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소한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해주는 등 기본은 갖추고 야영시켜야 되지 않는가”라고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A 씨는 “샤워 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 옆에서 다 보인다고 한다. 화장실도 어떤 데는 남녀 공통이고 저녁엔 불도 안 들어왔다고 하더라”며 “거기에 청소를 안 해서 더럽다고 하더라”고 지적했습니다.


A 씨는 “최소한 위생적인 것은 깨끗하게 해주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주최 측과 정부의 무성의가 원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사고가 터진 다음에 문제를 분석할 게 아니라 사전에 예방했으면 좋겠다. 이는 정부와 관계자가 직무유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주MBC 자료사진)
 

■식재료 이어 바가지요금 논란


참가자들에게 지급된 달걀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40여 명의 참가자에게 지급된 구운 달걀 80여 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직위 측은 “곰팡이가 발견된 달걀은 즉시 폐기했고, 이를 먹은 참가자는 없다”며 “유통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급업체에 원인과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바가지요금’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한 참가자는 “200m 줄을 서서 두루마리 휴지 2개를 샀는데 4000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탈 소문도.. 조직위 “대책 논의 중”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야영해야 할 아이들이 걱정이다", "잼버리가 진짜 생존게임이 됐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일부 참가자의 야영장 이탈 소문도 돌고 있지만, 조직위는 “보고된 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직위는 “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나 논란 등에 대해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1인당 900달러, 약 117만 원에 이르는 참가비를 낸 159개국, 4만 3225명이 참가 중이며, 오는 12일까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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