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역 활성화의 마중물로 기대를 모았던 공공기관 2차 이전이 내년 총선 이후로 미뤄져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과열 경쟁 때문이라는 해명인데요.
전라북도 역시 유치전에 나섰던 산업은행의 경우 부산 이전이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어 지역 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동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공기관 2차 이전에 전국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돌연 태도를 바꾼 윤석열 정부,
과열된 지자체 경쟁을 이유로 상반기 안에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희룡 / 국토부장관, 지난 5일]
"이전해야 될 기관에 비해서 신청이 평균 3배, 그리고 특정 기관의 경우에는 10:1, 20:1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지금 이 상태에서 강행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다."
내년 총선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손사래를 쳤지만,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하나인 산업은행에 대한 행보는 사뭇 다릅니다.
이미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 고시하고, 행정절차까지 마쳤기 때문입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전북 이전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전라북도와 부산이 유치 경쟁을 벌인 핵심 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선 공약이라는 이유로 전북의 바람은 외면하고, 정부는 부산 이전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회장과 공개석상에서 자리를 함께하며 민주당이 산업은행 이전법 개정에 동조하지 않는다며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21일]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단순한 공공기관의 이전이 아닙니다. 경제 선순환을 지역에서부터 시작하는 진정한 지역 균형발전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북금융중심지 지정은 발을 빼고, 부산은 적극 챙기는 온도차에 정부가 자기 모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명연 전북도의원 / 전북 균형발전 특위 위원장]
"내년 총선 이후로 가면 지역 간의 갈등이 풀어지나요? 결국은 전라북도 도민들한테 더 굉장히 소외감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사업 추진의 적기인 정권 초반이라는 기회를 놓친다면 공공기관 이전은 또다시 기약없이 늘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총선을 앞두고 텃밭만 챙기는 정부 여당의 이중적인 태도에 전북의 소외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강동엽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