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정읍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승객을 태우고 달리던 택시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기사와 승객은 재빨리 몸을 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정전과 통신장애까지 잇따랐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밤중에 택시 한 대가 한적한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전조등 앞으로 돌덩이들이 나타나고, 기사와 승객의 몸이 튕겨져 나갈듯 차량이 크게 들썩입니다.
놀란 승객이 주위를 살펴보는 사이 번쩍 섬광이 비치더니 도로변 경사면에서 낙석이 우르르 쏟아집니다.
창문을 뚫고 날아온 돌덩이들로 차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악! (어억!) 악!! 어떡해!!"
(전북) 정읍의 내장산호 부근 야산에서 바위와 토사가 무너져 택시를 덮친 건 어젯밤 11시 55분쯤.
승객을 태운 택시가 막 사고 지점을 지나려던 시점이었습니다.
[이영행 / 택시 운전자]
"날벼락 치는줄 알고 손님보고 무조건 튀자. 나가자, 손님 빨리 튀어나가쇼! 나는 나대로 튀어나가고. 50m만 빨리 갔으면 우린 다 죽었지."
도로 옆 야산에는 높이 약 20m, 길이 60m 규모로 경사면이 깎여 절개지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박혜진 기자]
"제 키보다 큰 수십개의 바위가 무너져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듯 차량 파편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고, 위에는 바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입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부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마을 30여 가구가 정전되는가 하면 통신 장애까지 발생해 불편이 컸습니다.
[이순재 / 인근 주민]
"다 정전돼 버렸는데 화장실도 못가겠다 그랬는데, 두 어시간 있다가 불이 들어왔나봐."
내장산국립공원으로 진입하는 이 2차선 도로는 평소 관광버스와 승용차의 통행이 많은 곳이지만, 약 2km에 걸쳐 전면 통제됐습니다.
산사태는 장맛비로 지반이 약화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상민 과장 / 정읍시 재난안전과]
"7월 4일부터 호우특보가 발령되어 있어서 그 비가 계속 누적되다 보니까 이런 대형피해가 있었지 않았느냐.."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정읍에 내린 누적 강우량은 330mm.
주말까지 최대 150mm가 더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2차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정읍시와 소방당국은 정밀 안전진단 뒤 복구 작업에 나설 예정이어서 완전 복구까지 열흘 이상 소요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