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어느 지역이나 할 것 없이 경로당 지원금을 노인회 회비로 떼어간다는 말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김제뿐 아니라 노인회 전주시지회 역시 정부가 경로당에 보조한 지원금에서 그동안 회비를 징수한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지자체는 규정 위반인 사실조차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김제시에서는 노인회 회비 징수와 보조금 부정 사용 문제가 논란으로 제기됐습니다.
정부가 경로당에 보조한 지원금에서 매년 10만 원을 꼬박꼬박 노인회 회비로 거뒀던 것,
냉난방비 또는 양곡비로 써야 할 돈이 노인회로 넘어가 회장에게 월 200만 원씩 월급처럼 지급되고, 임원 회식비로 사용돼 논란이 된 겁니다.
[노인회 김제시지회 회장]
"정읍도 더 받고, 전주도 더 받고. 많아요. 우리만 하는 게 아니라 중앙에서부터 지시사항이에요. 참, 수당 타서 영수증 붙인다는 거 이거 처음 들어보는 얘기야."
김제뿐 아니라 전국 어디나 이런 실정이라는 주장은 그런데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주에 있는 경로당을 찾아가 회비를 어떻게 내는지 물었습니다.
정부가 지원한 냉난방비 등 지원금을 쪼개어 내고 있다는 말이 쉽게 돌아왔습니다.
[경로당 관계자]
"회비, 그런 공과금 이런 성격이 있는 것은 정부에서 주는 돈 있잖아요.. 거기서 전부 지출하는 거예요."
노인회 전주시지회가 전주 시내 645개 경로당에서 이런 식으로 거둔 회비는 연간 7천만 원,
지회장과 직원 활동비로 매년 수천만 원이 쓰이고, 노인회 운영과 상관없는 기념비를 세우는 데에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제나 마찬가지로 증빙도 없이 회장에게 현금으로 월 170만 원이 지급되는 것도 사실,
정부로부터 매년 2억 가까운 운영비와 사업비를 받고 있는데도, 경로당 노인들이 써야 할 예산에서 따로 돈을 걷어온 셈입니다.
[노인회 전주시지회 회장]
"지방비나 국비에서 주는 것은 얼마씩 받는 운영 관리비가 있는데.. (노인회가) 어려우니까 경로당 관리비 운영비 나간 것에서 우리가 부과 금액을.."
전주시는 규정 위반인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매년 노인회의 보조금 사용 실태를 점검해 왔다지만, 전라북도가 명확한 지침을 내려주지 않아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전주시 관계자]
"도비 운영비 지원 공문 내려올 때, 딱 정확하게 명시가 되어 있었으면, 불가 항목에 들어가 있었으면 아마 지원이 안 됐을 텐데.."
이렇게 정부 보조금에서 회비를 걷어간 노인회가 도내 14개 지자체 중 8개 시군,
전라북도에서만 연간 수억 원의 보조금이 노인회 수중에 들어가 쌈짓돈으로 쓰이고 있지만, 관리 감독은 없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