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를 몰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10대 청소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무면허로 운전하거나, 한 명만 타야 하는 탑승 규정을 어기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타는 등 사실상 '무법지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16일 새벽 1시 24분쯤 서울 서초역 인근에서 A 양(17) 등 2명이 전동킥보드를 함께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직진하던 택시에 부딪혔습니다.

이 사고로 A 양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같은 날 오전 9시쯤 숨졌습니다.

A 양의 앞에 타고 킥보드를 운전하던 B 양(17)은 골절 등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B 양과 택시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도로교통법 43조에 따르면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 면허가 없으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전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규정상 한 명을 초과한 탑승은 금지돼 있습니다. 

경찰은 B 양이 무면허로 킥보드를 몰다 신호를 위반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경기도 군포에서 중학생 3명이 함께 올라탄 전동킥보드가 빨간불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승합차와 부딪혔습니다.

이들은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고 무면허 운전에다가 승차 정원을 초과한 상태였습니다.

10대들이 전동킥보드를 무면허로 몰다 적발된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21년 3482건에서 2022년 8월 7486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부상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2017년 12명이던 부상자는 2021년 619명으로 5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경찰이 인력이 부족해 단속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며 "교통 부문 전문 인력을 확충해 단속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