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 백제대로 차로를 줄여 자전거 전용차로를 만들겠다던 계획이 백지화됐다는 소식, 이미 전해드렸는데요,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통체증이 가중되고 자전거 이용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어떻게 간과했는지 의문은 여전합니다.
전주시는 전임 시장 때 이미 착공돼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오락가락 행정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시내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백제대로 편도 5차로의 차로 하나를 없애고, 노란 실선 하나를 그어 자전거 전용차로를 새로 만들겠다던 전주시,
전주MBC 보도를 통해 출퇴근길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도 담보하지 못할 거란 지적이 제기되자 곧바로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송중헌 / 전주시청 도로교통과 자전거팀장]
"옆에 바로 차가 또 지나가는 안전성도 생각을 해야 하고, 이런 부분이 저희가 고민하고 합의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제대로에 자전거 전용차로를 개설하겠다는 용역이 추진된 건 전임 김승수 시장이 임기 중이었던 지난 2021년.
인도에 녹지를 조성하는 바람길숲 사업을 펼치면서 자전거 도로를 없앤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평화동 꽃밭정이 사거리까지 왕복 11km구간이 대상입니다.
전주시는 이미 설계와 발주가 끝난 사업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전주시 관계자]
"일단 전임 시장 때 추진됐던 사업이지만, 현임에 와서는 또 시민의 안전 중심으로 한번 다시 검토를 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
도로포장과 도색 등에 책정된 예산만 무려 45억 원.
교통체증 가중과 자전거 이용자 안전 우려는 불을 보듯 뻔했지만, 시장이 바뀌고도 사업을 계속 강행하다 결국 하루아침에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미 시청 내부에서조차 이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는 점입니다.
전주시 내부 자료를 보면 자전거 이용자가 각종 교통상황에 따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미 수차례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주시는 뒤늦게 돈 들여 줄여놓은 4차로를 5차로로 다시 원상복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 역시 원래대로 인도로 올리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방안이 나오더라도 별도의 설계비와 별도의 사업비 등 추가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자치단체장 교체기에 진행된 어설픈 사업 추진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