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난달 완주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공장 화재로 50억이 넘는 피해가 났고, 매캐한 연기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재 진압이 한창인 시각에 공장 바로 옆 중학교가 정상 등교와 함께 중간고사를 치러 논란입니다.
안정상 문제가 없고, 시험 문제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깜깜한 새벽, 대형 공장에서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 나옵니다.
불은 담장 너머 바로 옆에 붙어있는 중학교를 집어삼킬 듯 위협합니다.
지난달 27일, 완주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화재로 2만 2천여 제곱미터를 태우고 6시간 40분 만에 진화된 일이 있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는 데 집중하던 아침 7시 20분쯤 공장 옆 중학교의 학부모들은 학교로부터 단체 안내 문자를 받았습니다.
화재가 진화되었으니 학생들은 마스크를 끼고 등교해 시험을 치르라는 내용입니다.
[한소율 / 봉서중학교 2학년]
"가스 냄새를 맡긴 했어요, 다. 그래서 시험 볼 땐 문을 다 닫고 해서 살짝 한 번씩 집중도 흐트러지고.."
[백승호 / 학부모]
"진화는 됐다고 하지만 제2차 폭발이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어떤 위험성이 있음에도 악취가 그나마 버틸만하다는 성인 입장에서의 그런 판단으로 아이를 나오라고 한 것은 정말 잘못된 거예요."
하지만 안내 문자와 다르게 불이 완전히 진화되기까지는 무려 세 시간이 더 걸렸고, 대응 1단계 해제도 안돼 재발화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박혜진 기자]
"이처럼 불이 났던 공장은 중학교와 불과 10m 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자칫 학교로 불이 번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학교측은 소방당국으로부터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시험도 미룰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봉서중학교 관계자]
"이 시험지가 우리는 오늘 보고 내일은 고산이 본다고 하면 누구 하나가 이 시험지를 본 시험지를 다른 학교한테 보여주면 이걸 (문제를) 빼서 가져갈 수 있단 말이에요."
해당 중학교뿐 아니라 공장 인근 초등학교 두 곳 역시 정상 등교를 결정했는데 교육청은 학교장이 판단할 재량 사항이라는 입장입니다.
지난 3월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당시 인근 학교 세 곳이 모두 휴업하거나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던 것과 대조되는 대목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