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자체가 무려 4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체험형 놀이시설이 2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모험을 즐기는 청소년을 끌어들인다며 무주군이 추진한 '태권어드벤처'가 바로, 그 문제의 시설인데요.
준공 2년이 지났지만, 개장은커녕 운영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무주 태권도원 부근 산비탈에 설치된 놀이체험시설입니다.
체험객들로 북적여야 할 낮 시간대,
주차장은 그러나 텅텅 비었고, 오가는 사람 한 명 없습니다.
설치된 집라인과 암벽도 오랜 시간 방치돼 빛이 바랜 상태입니다.
[인근 주민]
"태권어드벤처는 문 자체를 연 적이 없어요. 진짜 오래 됐는데, 몇년 됐는데. 지금도 그대로 그 당시대로 해 놓은 거죠."
무주군이 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며 지난 2019년부터 2년간 예산 35억 원을 들여 조성한 '태권 어드벤처'입니다.
태권도원 인근 3만여 제곱미터 규모에 스카이워크 등 70여 종의 체험 시설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준공 이후 무주군 공무원을 대상으로 안전점검 차원에서 두 차례 시범운영을 했을 뿐 공식 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
"이곳 태권어드벤처는 2년 전 이미 조성을 마쳤지만, 현재는 이렇게 입구부터 잠겨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들어 안전시설을 증축하겠다며 12억 원을 추가로 들여 들어간 돈만 총 47억 원에 달합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정식 운영을 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모험형 놀이시설이라 안전요원 등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할 인력이 필수적인데, 인건비와 운영비 조달 계획 없이 덜컥 시설만 세웠기 때문입니다.
무주군이 어드벤처를 직영할 경우 인건비와 안전보험비 등 1년에 들어가는 돈만 5억 원 안팎.
입장료로 충당할 수도 있겠지만, 매년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며 2년 동안 차일피일 시간만 허비한 겁니다.
[이해동 / 무주군 관광진흥과장]
"특수 운영 인력 들어가기 때문에 정규직 공무원들이 들어가는 부분도 인건비로 다 될 거고. 그러다보면은 저희들은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민간이 하는 게 더 낫지 않냐."
취재가 진행되자 인건비 부담이 적은 위탁 운영 방식도 고려중이라지만, 명확한 추진 계획이 없습니다.
태권도의 성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불쑥 등장한 무주 태권어드벤처.
인건비 마련 등 운영 계획은 뒷전이고, 시설 설치만 서둘러 추진하면서 혈세 낭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