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커 ▶
얼마 전 전라북도를 휩쓴 꽃샘추위의 여파가 상당합니다.
사과와 배 등 과수농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피해 신고 면적이 1,316헥타르에 달한 건데요.
이럴 때를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이 마련돼 있지만, 정작 냉해 보상을 받으려면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료 부담이 두 배나 뛰어 버팀목이란 말이 무색합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배밭에 눈송이처럼 만발한 배꽃을 바라보는 농민의 속은 요즘 말이 아닙니다.
지금쯤이면 착상이 이뤄져 마치 산모의 배처럼 씨방이 불룩해지면서 열매가 될 채비를 끝내야 하는데, 그런 꽃송이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손으로 툭 갖다대도 맥없이 떨어져나가는 송이들이 대부분, 때늦게 불어닥친 꽃샘추위에 냉해를 입은 겁니다.
"(이렇게 떨어지면 안 된다는 거잖아요?) 이게 수정이 안 됐기 때문에 떨어지는 거예요."
[조수영 기자]
"이곳에 열기를 주입하는 이런 열풍장치를 설치하면 1~2도 가량 온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올해 냉해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농가들이 기댈 곳은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농작물재해보험',
하지만 상당수 농가가 냉해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보장 항목에서 냉해 피해를 제외하기 때문입니다.
[이양수 / 고창군 고수면]
"저희 과수원은 95% 정도 피해를 본 것 같아요. 비용 부분 때문에 서리 피해는 들지 못했는데.."
실제 냉해 등이 포함된 기본 보장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냉해를 보장항목에서 빼면, 부담을 최대 65%까지 덜 수 있습니다.
13,000여 제곱미터 면적인 이 배 과수원이 올해 부담한 보험료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를 제외한 3백만 원 가량,
하지만 냉해 피해를 보장 받으려면 보험료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높아져 개인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의 부담이 대폭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류중택 / 고창배영농조합법인]
"지금 2~3년 전에 크게 서리 피해가 오고 그 이후부터는 (보험료가) 크게 올라갔어요. 그 부분을 좀 감안해주셔야 되지 않을까."
기후변화가 날로 급진전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보장 가입은 주저하게 되는 농작물재해보험,
정부 차원의 합리적인 보험료 산정과 포괄적인 피해보상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