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지난 달에 이어, 또 한 번의 한·중 합작투자 협약이 성사됐습니다.
미국의 전기차 통상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기업들의 한국행이 잇따르는 건데요.
'어부지리'라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이들 투자를 성과로 포장하려는 기관끼리의 신경전도 치열합니다.
조수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 국가산단 투자협약식.
굴지 대기업인 LG화학이 중국 기업과 1조 2천억 원대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각광받는 이차전지, 그중에서도 핵심소재 광물인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한 겁니다.
[신학철 / LG화학 대표이사]
"저희 중국 파트너인 화유코발트와 힘을 합친다면 과거 10여년 간 세계 1위로 매진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전망은 굉장히 밝다."
[쉬웨이 / 중국 화유코발트 부총재]
"군산의 혁신발전을 추진하고 전라북도의 경제도약을 돕는 또 하나의 고지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영 기자]
"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자그마치 33만여 제곱미터, 축구장 48개가 들어가는 규모입니다. 당장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8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전구체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1조 원대 한·중 합작투자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겨냥한 미국 통상규제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핵심 광물도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된 걸 쓰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때문입니다.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IRA를 피하기 위해 국내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 새만금 진출에 나서면서, 전라북도에겐 뜻밖의 호재가 됐습니다.
[김관영 / 전북도지사]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들어옴으로써 특화단지 유치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면밀하게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김규현 / 새만금개발청장]
"중국에서 새만금 지역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발판으로 해서 최근에 대규모 투자협약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협의 중에 있습니다."
올해 새만금에 몰린 3조 원대 투자유치를 자신의 성과로 포장하려는 유관 기관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의 최근 언론 기고문입니다.
자신이 취임한 뒤 지지부진했던 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됐다며, 체계적인 축구 전술에 빗댄 반면,
지자체 실무진의 업무수행 방식을 옛날식 '뻥 축구'로 폄하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전라북도는 새만금개발청도 업무 파트너로서 협심해 이룬 투자 성과 아니냐며 공식 반응은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대해 새만금개발청은 전라북도를 콕 집어 지칭한 표현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