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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아베스틸 근로자는 유리장".. 최근 5년간 산재 85건
2023-03-15 2077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전주MBC가 입수한 2020년 '세아베스틸 재해조사 의견서'에 재해발생원인 내용 갈무리

'탄소 합금강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세아그룹 계열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높은 내구성과 강도를 가진 '특수강' 생산 성과를 자화자찬했습니다. 


세아베스틸의 탄탄한 성과와 달리, 근로자들은 '유리장'처럼 쉽게 깨져 나가고 있습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최근 5년간 5명이 숨졌고, 매달 한 명 이상이 근무 중에 다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상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공장 근로자들이 매달 한 명꼴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급여를 신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설비기계에 끼이거나 중장비에 깔리는 등 근로자들에게 치명적인 산재들이 사업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5년간 5명 사망.. "사업장 부실 관리도"


전주MBC가 입수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업무상 재해 내역' 등 3건의 문건을 종합하면, 최근 5년간 5명의 근로자가 숨졌습니다.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이 집계한 것으로, 지난 2일 용광로 냉각 장치를 청소하다가 철강 분진이 쏟아져 2명이 숨진 사건이 포함됐습니다. 


이들 근로자가 숨진 사건을 포함해 지난 2020년과 지난해 5월, 9월에도 산재로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북서부지사와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은 지난 2020년 사고인 근로자 최 씨(당시 46세)의 사망사건에 대해 사업장 측의 부실한 관리를 인정했습니다.  

  

최 씨는 2020년 9월, 1제강공장에서 전기로 3호기에 산소 10bar를 입력하던 중 산소랜스파이프와 연결된 홀더가 튕겨 나와 머리를 가격 당해 숨졌습니다. 


고용노동부 군산지청 등이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에는 "사고 위험이 높은 장소에 작업자 출입 제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작업자 위치 지정 등 작업 표준 내용이 부실했다"고 적혀있습니다.


■매달 한 명 이상 다치고 요양급여 신청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근로자 산업재해도 매달 한 건 이상 발생할 정도로 잦은 수준입니다. 


2018년 3월부터 최근 5년간 모두 85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해 원인을 분석한 결과, 부딪힘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넘어짐 16건, 끼이거나 감김 15건, 깔림이 10건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냉각, 냉동 설비, 천장크레인, 지게차, 압연기 등 기계에, 근로자들이 작업 중에 부딪히거나 끼이고 깔려 다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0건은 근로자들이 10일 이상 휴업이 불가피한 정도의 부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상과 질병으로 근로자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급여를 신청한 건수는 총 57건인데, 근로복지공단은 이 중 54건을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상과 질병이 맞다”고 판단해 승인했습니다. 


한편, 지난 2일 근로자 2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고용당국은 세아베스틸에 대해 업무 중지 명령을 내리고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경찰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업무 지시를 내린 팀장 등 현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세아베스틸 측은 "미흡한 부분은 개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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