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설 현장을 돌며 수천만 원을 갈취한 건설노조 전직 간부 2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아파트 건설 현장을 돌며 시공사들에게 현금을 갈취한 혐의인데, 실체가 없는 단체로 돈을 뜯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완주 삼례의 한 아파트 현장소장인 김 모 씨,
지난해 7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 공사를 담당하고 있을 때 건설노조 소속이라는 이들에게 노조원 채용을 요구받았습니다.
노조원을 채용하지 않을테면 돈을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시공사가 돈을 줄 때까지 확성기를 이용해 공사를 방해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 / 공사 현장소장]
"노조 옷을 입고 현장에 와서. 노조 (소속), 자기들 일꾼들을 써달라고. 그 일꾼들이 검증이 안 돼 있으니 못 쓴다고 해버리면 돈 좀 주라고."
지난 10일 도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한 40대 2명이 공갈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019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전주와 익산, 정읍 등지의 신축 아파트 현장 5곳에서 4,200만 원을 갈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노조 활동비와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고 이를 빌미로 적게는 100만 원부터 많게는 1,50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여상봉 /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피해자들은) 이들이 노조 조끼를 입고 노조 차량을 타고 와서 자신들을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를 방해하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고 이야기.."
이들 일당은 스스로를 지부장과 사무국장이라 지칭했지만, 정작 이들 외에는 조합원은 없었고 지난 2021년에는 지부를 돌연 해체했습니다.
[정자형 기자]
"경찰은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노조에 가입한 뒤 전북지부 조합을 꾸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속된 2명 중 1명은 갈취한 돈을 생활비로 썼다며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지난해 12월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에 나섰으며 오는 6월까지 단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