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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의 음주 뺑소니"..장애인 국가대표가 잡아
2023-03-03 3155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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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동휠체어를 음주운전 차량이 들이받고 달아나자 뒤따르던 차량이 추적해 붙잡는 장면이 블랙박스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알고 보니, 도주 차량을 붙잡은 사람은 장애인 국가대표 펜싱 선수로 밝혀져 화제인데요, 


자신도 22살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아픈 사연이 있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 익산의 한 4차선 도로, 


낮 12시쯤 흰색 SUV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다 무언가를 충돌하고도 그냥 내달립니다. 


들이받은 것은 전동 휠체어, 


우지끈 제법 큰 충격음이 뒷 차량 블랙박스에 녹음됐지만, 차량은 코너를 돌아 모습을 숨킵니다. 


이 때 뒤따르던 차량이 추격의 속도를 내며 112에 전화를 겁니다. 


[신고자]

"지금 제 앞에 전동 휠체어를 한 명이 차로 쳤는데 차로 도망가고 있어서 제가 쫓아가고 있거든요?(그래요?)"


흰색 SUV는 적색 신호등도 무시하며 우회전을 거듭하며 달아나고, 추격하는 차량은 끝까지 따라붙어 차량 번호를 확인하고 경찰에 알립니다.  

          

[신고자]

"지금 빨간불인데 도망가네요, 저쪽으로. (차 번호, 색상, 차량 종류!)"


추격 20분 만에 SUV 차량 운전자는 모텔 앞 골목길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박혜진 기자]

"이 운전자는 사고 현장에서 약 3km 떨어진 이 골목에서 순찰차와 목격자의 차량으로 앞뒤가 막히자 그제서야 운행을 멈췄습니다."


잡고보니 이 남성,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의 30대 운전자 였습니다.


새벽 근무를 마치고 술을 마신 뒤 낮 12시가 다 되어 운전대를 잡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 뺑소니 운전자를 추격해 검거를 도운 시민은 다름아닌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선수,


대학생 시절 차에 치여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에 의지하는 아픈 사연이 있었고, 훈련장에 가던 길에 사고를 목격하고 뒤쫓은 겁니다. 


[류은환선수 /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저도 휠체어 타니까 휠체어 타는 사람들한텐 이게 몸이나 다름없는 거고.. 그 사람 몸을 쳤는데 그냥 가버린다는 건 문제가 있는 거고 도망가는 건 뭔가 이유가 있겠거니 해서 쫓아갔죠."


경찰은 피해자가 112에 신고하지 않아 부상 정도와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다만 인상 착의상 70~80대 고령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완근 교통범죄수사팀장 / 익산경찰서]

"사고 피해(신고)도 없고 피해자도 없고 얼마큼 피해가 났는지도 모르고.."


경찰은 SUV 운전자를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넘겼고, 피해자가 신고를 할 경우 뺑소니 혐의도 적용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박혜진 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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