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상 6월과 12월에 나눠서 납부하는 자동차세를 한꺼번에 내면 할인혜택을 주는 '연납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9%가 넘는 할인혜택을 줬는데, 올해부터 할인율이 줄어들면서 납세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황당하게도 3년 전, 철 지난 경제 실정이 반영된 지방세법이 올해부터 적용된 게 이유였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세 납부용 모바일앱인 '위택스'입니다.

앱을 실행했더니 이번 주부터 자동차세 연납 신청을 받는다는 안내가 나옵니다.

올해 납부해야 할 자동차세를 이번 달까지 한 번에 내면 할인혜택을 주는 건데..

지방자치단체들도 지방세수를 연초에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 들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9%대였던 할인율이 6%대로 깎였기 때문입니다.

[조수영 기자]

"배기량 2000CC 짜리 새 차를 기준으로 연간 부과되는 자동차세는 52만 원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금을 한꺼번에 내면 4만 7천 원 가량을 할인 받았지만, 올해는 할인혜택이 만 4천 원 정도 줄었습니다.

사실상의 증세.

차주들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냅니다.

[김성철 / 전주시 효자동]

"세수가 부족하다 싶어서 이해는 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기름값부터 해서 생활물가가 많이 올라서 (곤란합니다.)"

할인율이 줄어든 건, 정부가 지방세법 시행령을 바꿔놨기 때문입니다.

시행령이 개정된 건 한참 전인 지난 2020년이지만, 깎인 할인율이 올해부터 적용되도록 명문화 한 겁니다.

내년에는 더 줄어드는데 내후년부턴 2%대까지 쪼그라들 예정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유례 없던 저금리 기조 등을 반영해 할인율을 깎았다고 밝혔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자동차 연납이라는 게 선납을 한 것에 대한 이자율 보전이라는 (목적).. 20년도에는 기준금리가 많이 낮았거든요."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져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이미 재작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명분도, 공론화 과정도 없이 자동차세 할인율을 깎은 건데 지방세를 걷는 지자체들도 우려를 나타내긴 마찬가지입니다.

[성지수 / 전라북도 세정과]

"행정 효율과 납세 편의를 위해 시행한 제도인데 공제율이 줄어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행정안전부에 공제율 조정을 건의한 상태입니다."

행안부는 이제서야 자동차세 할인율을 조정해야 할 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늑장대응에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 속에 서민부담만 가중시킨 꼴이 됐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