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난설헌> 최문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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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정된 혼불문학상의 제1회 수상작
77세 여성 소설가로써 최문희 작가의 혼신과 집념으로 써내려간 역작. <난설헌>
소설로 재탄생 된 허난설헌이다.
스물일곱 짧은 생, 슬픔의 멍울을 시의 꽃망울로 터뜨렸던 여인…… 시리도록 아름다운 한 여인의 눈물이 지금 다시 흐른다 “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스물일곱, 짧고 불행했던 삶을 살다간 여인. 고통과 슬픔을 시로 달래며 섬세한 필치로 노래한 시인.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이름은 초희(楚姬). 『난설헌』은 16세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이 소설 속에서 허난설헌은 단지 빼어난 재능을 가진 시인으로 박제된 채 머물지 않는다. 그녀의 뛰어난 시편들 뒤로 드리워졌던 삶의 질곡이 이 작품 안에는 오롯이 박혀 있다. 77세 여성 소설가로써 최문희 작가가 혼신과 집념으로 써내려간 역작 - 꼼꼼하게 바느질하듯 되살려낸 한 여자의 이야기 『난설헌』은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바윗돌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새기는 마음으로 글을 쓴 최명희의 작가정신을 그야말로 오롯이 담아낸 소설”로 평가받았다. 여성이 존중받을 수 없었던 시대, 창작을 통해 자신을 일으키고 인내했던 여인의 삶은, 77세 여성 소설가인 최문희 작가의 삶 속으로도 깊이 투영됐다. 작품을 쓰는 내내 난설헌의 영혼으로 살았고, 난설헌의 마음으로 사물과 사람을 되새겼다. 그렇게 난설헌의 내면과 삶을 꼼꼼하게 바느질하듯이 이야기의 육체를 만들어나갔고, 한 장면 한 장면을 한 편의 세밀화처럼 표현해냈다. 작가가 살아온 세월의 힘은 고스란히 이 작품 안에 스며들어 삶의 여러 무늬들을 그려내고,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도 층층이 실어 나른다. 이 소설에는 여자라는 것이 굴레가 되어 제 마음도 재능도 자유롭게 펼치지 못하고 스러져버린 여인의 가슴시린 삶이 있다. 며느리와 갈등하는 시어머니, 아내의 재능에 열등감을 느끼는 남편, 가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는 사내의 삶도 있다. 그 저마다의 삶의 모습들이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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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 문 희 서울대 지리교육과 졸업. 1988년 「돌무지」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1995년 『율리시즈의 초상』으로 제4회 작가세계문학상, 『서로가 침묵할 때』로 제2회 국민일보문학상에 연이어 당선되었다. 소설집 『크리스털 속의 도요새』(1995), 『백년보다 긴 하루』(2000), 『나비눈물』(2008)이 있다. ‘아름다운 여인’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 시대를 건너뛰면서 두리번거리다가 조선의시인 난설헌에게 머물렀다. 그것은 발견이었고, 계기였을 것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외모와 빛의 알갱이처럼 영롱한 영혼의 소유자, 세속에 때 묻지 않은 순수, 원망이나 미움, 화를 자신의 내부로 끌어당겨, 시라는 문자를 통해 여과시켰던 난설헌이야말로 아름다움의 표상이었다. 난설헌의 짧은 생애를 불꽃처럼 태운 문학에의 열정, 종이와 붓이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명주실을 뽑아내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써내려갔던 그의 시는 영혼의 부르짖음이었다. _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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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프린세스 바리> 박정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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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세상의 규칙과 삶의 방식에 대해 무지한 ‘바리’가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사랑을 알아가다가, 어쩔 수 없이 부조리한 세상의 모습에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이다.
기묘한 바리의 탄생, 매력적이면서도
신성한 디테일이 넘쳐나는 소설!
『프린세스 바리』는 바리데기 신화를 바탕으로 두고, 인천 변두리 지역을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디테일하게 복원했다는 평을 들으며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열차가 수인선을 달릴 때는 호황을 누렸으나, 노선이 폐지된 이후로 한순간에 몰락해버린 수인곡물시장. 이제는 외지에서 밀려온 자본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공간. 작가는 자의든 타의든 도시에서 떨어져나간 인생들의 안식처인 이 공간에 자신을 버린 부모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저승으로 생명수를 찾아 떠난 바리공주 이야기를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재해석해서 전혀 다른 이야기 하나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바리데기 신화의 ‘바리’는 여성의 시련과 효성을 강조하며 헌신적이고 속박적인 여성의 모습을 은연중에 강조하는 인물이었지만, 『프린세스 바리』의 ‘바리’는 일반적인 세상의 규칙이나 가치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는, 자신의 본능적인 감각에 충실한 인물이다. 신화 속의 바리는 부모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소설 속 바리는 죽고 싶은 이가 죽음에 이르도록 돕는다. 그리고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제 앞에 놓인 사랑과 슬픔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그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저는 배운 것도 없고 세상 일에 대해 아는 것도 없어요. 제 느낌 하나만 믿고 살아가요. 잘 살고 싶은 욕심도 없어요.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본문 175쪽)이라고 말하며 자기 안의 본능에 따라 살아가는 바리의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세상의 원칙에 맞춰 살아가는 독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탄생과 죽음과 살아감 속에 바글거리는 생명력!
간절히 운명을 읽어내면, 누구나 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문을 열면 바로 앞에 기찻길이 있고, 비만 내리면 집 뒤 동산에서 흙이 쏟아져 내리는 집이 있다. 바리는 이곳에서 토끼 할머니와 지내며, 중국인 소녀 나나진에게 세상 물정을 배워가고, 굴뚝 청소부 청하와 사랑을 키워간다. 토끼 할머니와 함께 바리를 돌봐준 산파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바리가 좋아했던, 옐로하우스에서 몸을 팔던 ‘유리’ 연슬 언니는 자살을 했고, 느지막이 만난 사랑이 죽자 청하의 할머니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중첩적으로 보여주며, ‘바리’와 이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스런 사건들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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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71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바다의 벽」이, 2005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 「길은 생선 내장처럼 구불거린다」가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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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홍도> 김대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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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총 138편의 응모작 가운데 ‘다른 응모작들을 압도하는 흡입력’,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 등의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홍도』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사랑이 역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맞물려 펼쳐지는 작품이다. 소설은 영화감독 동현이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홍도의 말을 농담이나 소설로 받아들이던 동현은,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을 겪고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 등을 떠돌며 살아온 그녀의 삶과 사랑 속에 서서히 빠져든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반복되는 역사의 주요 사건들과 맞물려 동현이 가진 의문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두 인물 사이에는 400년 넘는 세월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오간다.
나는 당신을 40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소설은 정여립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 동현이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동현은 자신이 정여립의 외손녀이며, 400여 년을 늙지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나 ‘소설’이라 생각하며 듣는다. 그러나 홍도의 미모와 엉뚱함에 반해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을 뿐인 동현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생각이 드는 홍도의 이야기에 서서히 빠져든다.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등 역사의 굵직한 사건과 맞물려 있다. 죽도 할아버지라고 불렀던 정여립에 대한 기억, 기축옥사 때 반역죄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함께 끌려간 원수(선조)의 딸 정주옹주 그리고 양반과 천민의 자식으로 만났지만,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자치기와의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까지. 동현은 홍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울고 웃으며 홍도가 애절하고 허무맹랑한 얘기를 마칠 때마다 생각한다. “궁금하다. 홍도는 과연 앞으로 어떤 상상을 펼칠 것인가?”(본문 중)
비행기 도착시간이 다가와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에서 거짓을 밝혀내지 못했다. 홍도의 이야기는 영생을 얻은 이후로 이어진다. 죽은 이들과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홍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 속에서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동현은 8시간의 비행이 끝날 무렵,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 조선, 일본,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한국. 두 인물 사이에는 400년 넘는 세월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오간다.
홍도는 죽지 않았다. 백 년이 지나고 이백 년이 지나도 홍도는 죽지 않았다.
기근이 들어 풀뿌리조차 말라 비틀어져 사람들이 다 죽어가도
홍도는 새벽녘 이슬 한 방울이면 죽지도 않았다. _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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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68년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단편영화 《영영》으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핀란드 팜페레국제단편영화제에서 디플로마스오브메리트를 수상하고 이란 국제청년단편영화제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시나리오와 TV단막극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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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비밀 정원> 박혜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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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혼불문학상에는 총 159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이 가운데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와 그 불가능한 사랑이 뿜어내는 강렬함”(심사평) “묘한 빈티지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황석영) “오랫동안 이런 이야기를 기다려왔다”(하성란)는 평을 들으며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으로 평론가 류보선, 소설가 성석제, 이병천, 전경린, 하성란이 참여했으며 심사위원장은 소설가 황석영이 맡았다.
『비밀 정원』은 박혜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1961년 강릉에서 태어나 한학자 집안에서 성장한 작가는 20대인 대학시절에 소설에 대한 간절한 열망으로 이 소설의 도입부를 완성했다. 하지만 소설을 쓰는 동안 몸이 아팠고 펜을 놓았다. 그 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도 늘 마음속에는 쓰다 만 소설이 있었다. 작중 인물인 “이요, 테레사 이안, 이율, 손상기, 김경수…… 그들도 세상에 나가보길 원했지만” 긴 세월이 지난 후에야 인물들은 “세상의 역 광장에 차례로”(작가 후기)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노관의 인물들은 긴 세월을 거쳐 숙성된 만큼 매력적이다. 집안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천주쟁이 묘자 아주머니’와 어린 나에게 언제나 자상했고, 남다른 사랑의 아픔을 안고 있었던 어머니. 어느 날 갑자기 돌아와 비밀을 안기고 떠난 율이 삼촌과 유난히 말이 많았던 손상기 교수 그리고 한 번의 만남으로 이요에게 수십 통의 편지를 보내며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알려온 테레사…… 이 소설은 “그들의 세상을 나의 비밀스러운 정원으로 만들어가는 어렵고 먼, 에둘러 가는 길”이다.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같은 흔들림”이며 “먼 데서 빛나는 등불 같은 순간들”이다.(성석제)
“오랫동안 이런 이야기를 기다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련하고 낮은 목소리의 소설, 순수했던 한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는 소설, 『비밀 정원』은 흘러간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지금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무뎌진 감각을 일깨우는 새로운 이야기이다.”(하성란)
“소설을 읽다가 어느 사이 문장에 빠져들며 위로를 받았다.
세상이 하도 참담해 익숙하고 깊숙한 포용이 필요한 때였다.” _전경린
『비밀 정원』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채로 품고 굳건하고 우아하게 노관을 지킨 엄마의 슬픔 숨결이 다채로운 수법과 정갈한 언어로 펼쳐진다.”(전경린) “봉건시대의 잔재가 그대로인 강원도 강릉 어느 집안의 장원”(황석영)으로 돌아온 사십대의 화자가 아련히 건네는 이야기는 “긴 칼에 찔린 듯 깊은 울림을 준다.”(이병천)
“비극적이면서 마성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비밀 정원』은 불가능한 사랑 혹은 사랑의 불가능성을 극복하는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의 길임으로 보여주는 한편 오늘날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텅 빈,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어느 것도 버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열정 없는 계산만으로 이루어진 사랑인가를 되돌아보게 한다.”(심사평)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나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착한 소설 몇 편이 아니다. 우리가 정말 기대하는 것은 기존의 소설문법을 방법적으로 지양하거나 새로운 소설 장르를 세운 작품, 더 나아가 그 둘을 모두 행한 바로 그 작품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혼불문학상’은 착하고 모범적인 소설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도 기존의 장르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작품을 원한다.” _심사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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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61년 강릉에서 태어나 한학자 집안에서 성장했다. 단국대학교 석사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쓰던 소설을 바탕으로 수년이 지난 후에 완성한 첫 장편소설 『비밀 정원』으로 제4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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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나라없는 나라> 이광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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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5회 혼불문학상에는 총 156편이 응모되었다. “올해는 급격하게 퇴행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 탓인지 우여곡절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담달랐다.” 이 가운데 동학농민혁명을 “오늘날의 우리에게 가장 현재적인 사건”으로 재구성하고, “기존 소설은 물론 역사서에서도 크게 주목하지 않은 새로운 역사적 상황이나 역사적 존재들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전혀 새로운 역사상을 제시”한 『나라 없는 나라』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것은 나라가 아니다
우리에게 나라는 없다”
“이 소설은 위험하게 사는 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단언컨대, 세상은 지금 안전하지 않다.
그러니 어떻게 할까? 이 소설은 이 질문과 무관하지 않다.”
_‘작가의 말’에서
『나라 없는 나라』는 동학농민혁명의 발발부터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등의 장군들과 흥선대원군과 이철래, 김교진 등의 젊은 관리 그리고 을개, 갑례, 더팔이 같은 주변인 들이 겪는 시대적 상황과 사랑, 아픔을 “우리 현실에 비추어볼 때 가장 현재적 의미가 충만한 사건”으로 그려낸다.
『나라 없는 나라』로 제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이광재 작가는 2012년에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에 관한 평전을 쓴 적 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안락을 꿈꾸지만 당장은 안전해 보여도 제도화된 위태로움으로부터 조만간에는 포위”될 게 뻔하기에, “단언컨대, 세상은 지금 안전”하지 않기에,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갑오년에 쏜 총알이 지금도 날아다니기 때문에”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작가는 “기존의 동학농민혁명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몇 개의 역사적 실재 혹은 실재를 덧씌우고 그것을 누빔점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재구성”했다. 그런데 “하, 이거, 참, 흥미롭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사건에 관해서라면 이미 많은 대작들이 씌어져 더 이상 덧붙여질 것조차 없어 보였던 동학농민혁명이 기존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역사상으로 환생하여 오늘날의 우리에게 가장 현재적인 사건으로 육박해온다.”(‘심사평’에서)
『나라 없는 나라』의 가장 큰 강점은 동학농민혁명, 그날의 현재성과 이야기에 담긴 농도 짙은 감동이다. “공경 이하 방백과 수령은 국가가 처한 위험을 생각지 않고 자신의 몸을 살찌우고 집안을 윤택하게 하는 계책을 꾀할 뿐”(143쪽)인 나라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이 마침내 일어서 승리를 하고, 결국 무능한 나라 앞에서 하나둘 쓰려져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오늘날의 현실을 대입해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주요 장군들과 더불어 소설을 완성시키는 이름 없는 농민군들의 서사는 마음을 울린다. “롤러코스터처럼 어지럽던” 시대를 살아야 했던 “농민군과 선비, 정치가, 심지어 이름 없는 백성들이 밤하늘 별처럼 찬연히 빛나는 소설”(이병천) 『나라 없는 나라』는 그들 모두의 삶이 얼마나 진지하고 절절했는지를 의미 있게 그려내며,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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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6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전북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무크지 『녹두꽃』에 단편 「아버지와 딸」로 등단. 소설집 『아버지와 딸』(1992)과 장편소설 『내 가슴의 청보리밭』(1993), 『폭풍이 지나간 자리』(1994) 등을 냈고,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2012)를 냈다. 제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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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고요한 밤의 눈> 박주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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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의 기억을 잃었다…
깨어났을 때, 나는 스파이가 되어 있었다
이 소설은 어떤 기록에도 올라 있지 않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D가 실종된 정신과 의사인 언니를 찾아 나서고, 15년의 기억을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나 누군가가 알려주는 그대로 스파이의 삶을 살며 조정당해야 하는 남자 X의 의심으로 시작된다. 그는 성인이 된 후에 자신이 어떤 스파이였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잊었다. 그는 답을 찾고 싶다. Y가 회사에서 부여받은 역할은 X의 대학시절 친구다. 그녀는 휴가를 가서도 회사를, 승진의 기회를 생각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 지금 당장의 문제는 이런 것이다. 회사에서 호출이 오기 전까지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53쪽)
“『고요한 밤의 눈』은 곳곳에 장치를 두어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조지 오웰이 예견한 미래 1984년이 지난 지 오래이지만 2016년에도 거대한 음모가 존재하는 그 미래가 계속되고 있다고 깨닫게 되면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하성란) 소설 속 스파이들은 말한다. 일반 시민이 “나눌 수 있는 대화는 매달의 카드대급과 아파트 대출금, 미래에 대한 건 돈 걱정뿐이어야”(145쪽) 한다고. 또 그들은 “세상이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온갖 스펙을 쌓고 회사가 선호할 거라고 믿는 것으로 나열한 이력서를 수백 군데에 낸 후 이미 공부하고 준비하고 연습한 대로 수십 군데에 면접을 보는 일련의 과정 자체”(166쪽)를 이십대에게 순응하도록 만들고, “고군분투하는 건 앞으로도 자기가 가진 걸 잃기 않기 위해서 뿐”(168쪽)이라 믿는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은 ‘목적 없는 수단’을 반복하며 그 감옥에 스스로 갇힌다.”(심사평)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은퇴한 늙은 스파이는 말한다. “이 시대는 차라리 노인이 낭만적인 시대야. 적어도 나는 희망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지. 그것이 나중에 변질되었다손 치더라도. 하지만 요즘? 젊을수록 어떤 희망도 본 적이 없으니까.”(253쪽) 『고요한 밤의 눈』은 성(性)과 세대가 각기 다른 스파이들이 겪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에피소드가 모자이크처럼 흩어져 있다. “문제적인 모자이크 소설이 그러하듯 『고요한 밤의 눈』은 퍼즐처럼 널려 있는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그 퍼즐의 참의미를 발견하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하는 독서의 참의미와 참 즐거움을 안겨주는 소설”이다. 그만큼 “내용과 형식, 전체와 부분, 서사와 묘사의 유기적 조화가 압도적이고 현대성에 대한, 그리고 인류의 오랜 통치성에 대한 성찰”도 만만치 않다. “아무래도 『혼불』에 대한 새로운 깊은 해석과 ‘혼불문학상’의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되는 모양이다.”(심사평)
박주영 작가는 “지난 몇 년 동안 극심한 슬럼프였다. 뭘 해도 되지 않았고 아무것도 진행이 되지 않는…… 그런 가운데 절망적인 죽음들이 이어졌다.” 죽음과 무책임하게 돌아가는 사회의 구조 속에서 작가는 “이런 세상에서 어쩌다가 소설가가 되었을까를 생각했고 그냥 모든 것을 멈추기로 했다.” 하지만 쓰는 것은 멈추지 못했다. 작가는 생각했다. “나에게 써야만 하는 소설이라는 것이 있을까.” 승자가 역사를 쓸 때, 패자는 문학에 진실을 담는다. 『고요한 밤의 눈』에서 진실을 기억하고 있는, 퍼즐처럼 흩어져 있는 『패자의 서』를 좇는 스파이들처럼, 작가는 “죽음을 기억하고 살아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그 죽음들을 생각하면 매 순간이 후회스럽지만 언제까지 후회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말한다. “슬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어디에도 없지만 슬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이제 끝내야만 한다.”(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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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시간이 나를 쓴다면」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06년 첫 장편소설 『백수생활백서』로 제30회 오늘의 작가상, 2016년 장편소설 『고요한 밤의 눈』으로 제6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소설집 『실연의 역사』, 장편소설 『무정부주의자들의 그림책』 『종이달』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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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칼과 혀> 권정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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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세 나라가 ‘세상에 없는 요리’로 맞서다!
7년 만의 심사위원 만장일치 “흩어진 독자들을 분명 다시 모을 수 있는 작품!”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 세 명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첸은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으로 “등은 꼽추처럼 목과 붙어 있으며 어깨는 공처럼 둥글고 배에도 살이 늘어져 있”는 볼썽사나운 생김새를 지니고 있지만, 손에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이다. 그가 독살하려는 자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야마다 오토조)로,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전쟁의 공포를 잊기 위해 궁극의 맛과 미륵불의 미(美)에 집착하는 유약한 겁쟁이 성격은 실제 야마다 오토조가 백만 관동군을 지휘하지 못하고 소련군에게 모두 항복시켜 칠십만 관동군을 포로로 잡히게 한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한 것이다.
“모리(야마다 오토조)는 실존인물이다. 마지막 관동군 사령관으로 역사에 기록된 그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 겁쟁이였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실화가 내게는 소설적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때때로 오토조가 되어 생각했다. 나에게 백만의 관동군이 있다. 본토엔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황제가 항복했다. 150만 이상의 소련군이 국경을 넘어오고 그 모든 장면은 꿈처럼 아침마다 의식을 뒤흔든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주 천천히, 부관이 가져온 아침식사를 들며 다음 할 일을 생각해보지 않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권정현 작가는 “한국문학사의 어떤 결여 혹은 빈틈”이라 할 수 있었던 이 역사적 사실을 “시대적으로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는” ‘요리’라는 현대적 소재로 이야기에 녹여내 “단연 이채롭고 낯선 소설”을 써낸 것이다.
권정현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교양 삼아 읽었던 [동아시아의 민족이산과 도시] [기억 속의 만주국] [미식 예찬] [악마의 정원에서] <만선일보>” 등 책과 신문 들에서 영감을 받고 참조하여 이 소설을 썼음을 밝힌다. “수고로움 속에 한 끼의 식탁이 차려지고 누군가는 허기 속에서 허겁지겁 배를 채우”는 1945년 전쟁 통의 어느 하루가 2017년 오늘날의 하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느 월요일 저녁의 봄 호수공원에서 누군가 맥주를 마시고 누군가 폭죽을 터뜨리고 또 벤치에 혼자 앉아 숨죽여 우는 어느 여인을 보면서 문득 깨닫는다.
“작품에 대한 취재도 능력의 하나이지만 그 모든 것들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게 적절히 버무리고, 그 작업과정에서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 것은 거의 천부적 자질이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만주라는 붉은 땅”에서 역사의 현재를 짚어내는 권정현 작가의 예리하고 섬세한 눈은 “한중일 민중 사이의 소통 가능성을 은밀하게, 그러나 위대하게 제시한다. 한국소설사에서 한중일 역사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세 나라 간의 공존가능성을 타진한, 그리고 그것을 높은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경우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거니와, 그런 점에서 보자면 [칼과 혀]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소설임에 틀림없다. 좀 더 과감하게 말하면 지구가 하나의 공동체가 된 이 지구시대에 걸맞은 소설적 모험이며 동시에 한국소설 전반이 드디어 지구시대라는 새로운 영토에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표지다.”(심사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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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권정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2002년 <충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굿바이 명왕성』(2009)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2017), 장편소설 『몽유도원』(2009), 동화 『톨스토이 할아버지네 헌책방』(2012) 등을 펴냈다. 2016년 단편소설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로 제8회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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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전혜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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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마지막까지 읽게 만드는 매혹적 필력!"
“소설이란, 주제의 무게와 이야기의 재미가 함께 아우러져야 한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선과 악이 어우러진 어려운 주제와 인간들의 복잡한 심리를 잘 다듬어진 탄탄한 문장력으로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김영현(제8회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소설가)
“상식적이고 통속적인 상상을 우습게 걷어차는 경쾌한 재능. 우리는 이런 재능을 가진 소설가를 만났다. 모두에게 행운이다.”
이경자(제8회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소설가)
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이 출간되었다.
혼불문학상은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되어,
1회 『난설헌』, 2회『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 정원』, 5회 『나라 없는 나라』, 6회 『고요한 밤의 눈』, 7회 『칼과 혀』가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은 한국소설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과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2018년 제8회 혼불문학상에는 총215편의 소설이 응모되었다.
“좋은 문장과 표현들이 하나로 뭉쳐 제각각 하나의 세계를 점유하는 항성으로서의 빛을 발한 작품들”이었다며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심사위원: 소설가 문순태, 김양호, 김영현, 이경자, 이병천).
이 가운데 “권력과 욕망의 역학 관계를 드러낸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고, “한번 손에 잡으면 마지막까지 읽게 만드는 필력이 돋보인” 작품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대통령 리아민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소설가 박상호에게 자신의 전기 집필을 의뢰하고, 박상호가 전기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이 소설의 주요 줄거리다.
수상자 전혜정 작가는 2007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해협의 빛」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소설집 『해협의 빛』(2012)과 장편소설 『첫번째 날』(2018)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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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2007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해협의 빛」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소설집 『해협의 빛』(2012)과 장편소설 『첫번째 날』(2018)을 펴냈다.
2018년 장편소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으로 제8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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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최후의 만찬> 서철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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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소설
『최후의 만찬』은 기존 역사소설의 문법과는 다르다.
“보통 역사소설은 스토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은 작가가 재구성해 놓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따라 가면 된다.
그런데 『최후의 만찬』은 그렇게 호락호락 독자로 하여금 따라오기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 얼핏 조선 후기 정조 무렵에 일어난 천주교 탄압을 다룬 작품이겠거니 하고 예감하기 쉽지만 곧 “독자들은 그 이후에 등장하는 숱한 역사적 인물들, 정약용, 박지원, 김홍도, 정여립, 정조” 그리고 작가가 창조한 “여섯 탈춤패 초라니 암살단 등이 짜놓은 거미줄 같은 미로에 들어와 있음을 알고 적지 않게 당황할 것이다.”(「심사평」에서)
이 작품의 매력은 새로운 사상 앞에 놓인 인물들의 “짙은 향기를 풍기는, 무지개 같은 결과 무늬를 지닌” 심리묘사뿐만이 아니다. 중세 로마 피렌체의 다빈치의 불후의 작품 〈최후의 만찬〉에 머나먼 조선에서 온 불우한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흔적을 발견하는 발상부터 예사롭지 않다. 또한 순교한 여령(女伶)의 여식 도향이 『왕가의 비기』에 기록된 ‘불을 다룰 수 있는 돌연변이’라는 설정 또한 소설을 읽는 맛을 더하게 한다. 조선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프리메이슨’ ‘카메라 옵스큐라’ 등의 단어의 등장은 또 어떤가. “이 소설은 천천히 저작하듯 읽어야 한다. 역사소설은 역사의 몫과 작가의 몫이 있는데, 이 소설의 작가는 작가의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 작가의 감성은 무지갯살처럼 아름답다. 난해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문장은 시적이고 환상적이다. 같은 작가로서 시샘이 날 정도이다.” _한승원(심사위원장)
『최후의 만찬』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주는 의미는 크다.
조선의 오랜 통치 수단이었던 유교의 전통과 충돌해가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조선…… 신해년 이후 20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념과 정치, 신념과 양심이 격돌하고 있다. 과연 신념을 따르고 순교로써 영원한 삶을 택하는 게 옳은 선택인가. 아니면 정약용처럼 신념을 버리더라도 편입하여 살아남는 게 옳은 선택인가. 편입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이 소설은 미래에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지 고뇌하게 하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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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66년 경남 함양 출생으로 전주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고, 전북대학교 대학원 석사 및 박사 과정으로 국문학을 전공하였다.
2015년 장편소설 『왕의 초상』, 2017년 『혼,백』을 출간하였고, 혼불과 관련한 논문으로 『‘혼불’의 탈식민성 연구』, 『최명희 ‘혼불’의 인지의미혼적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2016년 제8회 불꽃문학상, 2018년 제12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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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플라멩코 추는 남자> 허태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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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끝에서 당신은 '진짜 가족'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 시국에 대한 면밀한 반응과 가족에 대한 위로가 좋은 장점으로 읽히는 책이며, 드라마적 스피디한 전개는 작가의 필력이 훌륭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남을 이해하려는 다양한 시각이 여러 입장에서 기술되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적 풍경에서 가장 필요한 물음을 반추한 작품이었다.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심사평 中에서」
스페인어와 플라멩코를 배워나가는 한 꼰대 영감의 성장기. 스페인어 강사 카를로스와 플라멩코 강사, 그리고 굴착기를 임대해 간 청년과의 만남 속에서 주인공 남훈 씨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다. 남훈 씨는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마지막 과제를 마련한다. 그것은 '진짜 가족'을 찾기 위한 과제이자, 은퇴 전에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여겼던 과제다.
"어떤 언어형식을 배운다는 건 새로운 관계를 준비하는 것과 같지요. 스페인어는 미래의 언어입니다. 멋진 기회와 새로운 만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억하세요.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듭니다." 「p.56 책 내용 中에서」
개개인의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코로나 팬데믹 조금 멀어졌던 '가족'이라는 단어를 재발견하는 기회
"아버지는 제가 열일곱이고, 당신이 마흔하나이던 겨울날 돌아가셨어요. 아버지의 성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저는 오랫동안 아버지를 창조하며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를 상상하면 쓴 소설. 작가가 의지한 모든 분께 노년을 상상할 여유를, 아버지를 잃은 분들께는 아버지를 상상할 기회를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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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허태연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제5회 최명희청년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2019년 제1회 밀크티 창작동화 공모전 금상, 2021년 제11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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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검푸른 고래 요나> 김명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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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프로그램 무대에서 펼쳐지는 춤과 노래 바닷속 고래들의 생태와 '바다 아래 바다'의 비밀을 엮어내는 판타지를 만나다
나는 고래인간이야. / 고래면서 인간이지만, 고래도 아니면서 인간도 아니야. 바다도 땅도 집이면서 바다도 땅도 내 집이 아니야.
내가 변함없이 믿을 사람은 우리 엄마와 할아버지라고 생각해왔어. 고래인간으로 살아가는 나를 어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믿어왔어.
(…) 내가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고래를 위해 싸우듯이 그 사람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했어. 우리 엄마와 할아버지를 두고 말하는 걸까 했지.
(…) 네 손이 내 고래 피부를 따뜻하게 만져서 깨닫게 된 거야.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 너라고, (…) _본문 269쪽
이 작품은 고래인간이라는 환상적인 소재를 통해 환경 및 기후에 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다양한 대중문화의 상상력을 적극 활용하고 이를 소설의 중요한 장치로 설정하여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미스터리한 구성으로 가독성을 높였다. 여느 응모작과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원고량에도 불구하고 구어 위주의 생생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_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심사평 中
바다의 수호천사 VS 맹수 본성을 숨긴 특이체질자? ‘고래인간’의 실체를 쫓는 거대 세력의 음모와
미제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 그리고 하나둘씩 밝혀지는 요나의 과거
총 3부로 구성된 『검푸른 고래 요나』. 제1부는 ‘주미’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1부는 주미의 가족사와 주미가 사고를 당하기까지의 사정을 담고 있다.
‘요나’의 이야기는 제2부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요나의 가족사와 ‘고래인간’에 얽힌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어머니인 ‘최구희’가 화자로 등장하며, 배가 침몰되는 사고를 겪은 그녀가 열일곱에 요나를 임신하게 된 기이한 사연과 요나의 성장과정이 밝혀진다.
또한 고래인간으로 변신한 요나의 모습과, 요나가 인간도 고래도 아닌 ‘고래인간’임을 자각하고 자신의 사명을 찾아 나가는 바닷속 여정 등이 자세히 그려진다.
‘검푸른 고래 요나’가 혼불의 정신을 오늘 날 케이팝과 바닷속 고래들의 생태로 계승한 소설로 읽히기를...
독자 개인의 의식 세계에서 이야기의 공간을 만드는 읽을거리가 되기를 바란다.
_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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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명주 작가는 1984년 눈이 많이 내리던 12월에 태어났다. 장편소설 『검푸른 고래 요나』로 제12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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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지켜야 할 세계> 문경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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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고 사람이 변하더라도 누구에게나 지키고 싶은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지켜야 할 세계」가 출간되었습니다.
인간 정신의 불멸을 증거하는 故최명희 선생의 대하소설 「혼불」을 세상에 다시 피워 올리고자 2011년 제정된 혼불문학상은 15만 부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던 제1회 수상작 「난설헌」을 필두로 「홍도」, 「나라 없는 나라」, 「칼과 혀」등의 굵직한 수상작들을 통해 한국소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과 신뢰를 받아왔습니다.
문학상 제정 10주년을 맞이한 2021년부터는 한국문학의 중심에 있는 작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새롭게 위촉하고, 상금을 7,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여 수상 작가에게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금을 수여하는 등, 혼불문학상은 보다 새롭고 의미 있는 문학상으로 거급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교권 침해’, ‘교권 추락’등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아픈 단어들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소설이 혼불문학상에서 탄생했습니다.
수상자 문경민 작가의 말처럼, “부디, 사람을 살리는 소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13회 혼불문학상수상작 「지켜야 할 세계」와 함께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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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문경민 작가는 경기도 양평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졸업하였고,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 소설부문에 입상하였으며, 2021년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2023년 권정생문학상, 제13회 혼불문학상 대상을 수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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