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충남 서천군 장항읍 화천리 431 lg@ 101 / 304
'에 거주하고 있는 문봉수라고 합니다.(041-956-3696, 019-9169-3666)
얼마전 벌어진 사건하나를 말씀드려, 청취자 분들의 출근길 어깨를 좀 가볍게 해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지난 해 5월1일 결혼해서, 저의 직장을 따라 이곳 서천 장항에 신혼집을 차린 아직 신혼이라면 신혼인 새내기 부부입니다.
서로 장난을 하면서 상대방이 실수를 하면 변태,변녀라는 의미에서 조금 간접적인 병태,병녀라는 애칭(?)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주말이라 김제시 광활면, 시골 집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과일을 먹으며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옆에서 과일을 깎는 아내의 솜씨를 보던 내가 한 마디 했죠.
'누구 엄마는 왜 이리 칼 질을 못하는지. 과일을 예쁘게 깎아야 예쁜 아이를 낳는다는데....어쩌구 저쩌구....' 참고로, 아내는 임신 7개월째거든요.
그랬더니 갑자기 때와 장소를 잠시 잊은 듯한 아내의 한 마디,
'문병태(?)~! 그럼, 자기가 깎아 봐~~~!' 하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썰~~렁 해졌습니다.
옆에 계시던 아버님과 어머님의 눈이 커지시며 입이 쩍 벌어지셨죠.
사태의 심각함이, 아내의 민망함과 썪여 남극을 연출 했습니다.
아버지왈, '아가야, 지금 병태'라고 했냐?'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옆에 계신 어머님께선 '아가야 왜 그랬냐' 하시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어쩐다냐'를 연발하셨구요. 아내와 난, 우리집에서 일상적인 대화(?)라 별 의미 없이 쓰던 단어가 부모님 앞이라 조금 부적절 했었나 보구나' 정도로 생각하며 숨 죽인채 아버지의 처분만을 기다렸습니다.
'아가야, 너 문'자 병'자 태'자가 누군지 아느냐?'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에, 전 순간 머리털이 쭈빗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슨 내막인 줄 모르는 아내는 그냥 고개만 숙이며 죄송하는 말만 할 뿐이었구요. 빨리 사태를 인식시키고 수습키 위해 아내의 귀에 내가 속삭였죠.
'자기야, 그 문병태'는 이제야 생각났는데 우리 할아버님 함자셔~~!'
뱃속 아이의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아내의 외마디 비명이 나왔습니다. 계속되는 아내의 변명을 뒤로 한채, 아버지께선 저에게 족보를 가져오라고 하시며 아내에게 다음 주까지 친척들 이름을 외우라는 아주 엄첨난 중벌(?)을 내리셨습니다. 아기를 갖았으니 화는 못내시겠다며 나름대로 큰 인심을 쓰셨습니다.
며느리가 시집와서 돌아가신 할아버지 함자를 알기가 쉽지 않지만,
공교롭게도 아내와 저는 그 함자를 가지고 무려 1년5개월 동안이나 놀아났던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아내는 할아버지 함자도 모르는 저의 무지함(?)만을 탓하고 서운해하며 열심히, 아주 열심히 족보를 보고 있습니다.
"미안해 자기야, 나도 꿈에도 생각 못 했어.... 내가 당분가 빨래, 청소 다~ 해줄께.. 용서해 줄꺼지? 화내면 태교에 안좋잖아, 화풀고~사랑해~~~!"
며느리 여러분,
아무리 장난스런 말도, 어른들 앞에선 조심하세요.
김차동님 좋은 하루되세요....
장항에서 LG산전'에 근무하는 문봉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