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먼데이~~

오늘 아침 식탁에 올려진 토마토는 유난히 맛이있다.
늘 먹는 토마토맛이 별스럴까마는  오늘의 토마토는  맛도 맛이지만 흐뭇한 마음이 더해져서이다.
엊그제 월요일 고대하는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흐려진 날씨는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었다.
볼 일이 있었지만 행여 비가 올까봐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데 어떤 아저씨가  길목에서 과일을 팔고 있었다.
평소 못 보던 터라 물어보니 지난 봄부터 월요일마다 이 장소에서 과일과 채소를 파셨다고 했다.
마침 과일이 떨어져 참외와 토마토를 골랐는 데 아뿔사 현금이 없는 게 아닌가.
모임에서  회비를 낸걸  깜빡했던 것이다.
물론 카드는 되지 않고 미안하지만 기껏 꾸린 보퉁이를 내려놓으며 집에 가서 돈 가져와 사겠다고 말씀드리니 아저씨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더운 데 다시 올 것없이  지금 그냥 가져가시고 다음 주 월요일에 주세요 이러시는 것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것도 한 두푼도 아닌 이 만원이나되는  물건을  도저히 그럴수 없어 마침 여행다녀오고 남은 달러가 있어 이거라도 드리고 다음에 현금으로 교환해갈께요하니 아저씨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걱정말고 가져가라며 등을 떠미셨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빨리 돈을 갖다드려야지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들어서는 순간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 동안 학수고대하던 비라 반갑기 그지없는 데, 노점에서 장사하는 아저씨 걱정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비가 좀 그쳐야 나갈 것같아  우선  숨 좀 돌리고 있는 데, 설상가상 20분 안으로 택배가 도착되니 기다려달라는 전화가 왔다.
경비실에 맡기기에는 무거운 물건이라 집에서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비는 한 삼십분 시원하게 내렸다. 그 사이 택배도 다녀갔다.
행여 하면서도 돈을 챙겨 나갔다.
워낙 장대비라 감당이 않되셨는 지 노점은 걷어져있고 내린 비에 아스팔트위로 맑은 물이 고여있었다.
돈을 드렸으면 개운한 마음일텐 데,
그러나  한편 으론  다음 주 월요일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뿌듯해졌다.
사람을 믿어준다는 것만큼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는 가.
오래 전 단골로 다니 던 마트에서 400원이 모자라 바로 가져다 주겠다고 했더니  물건 하나를 빼놓으라고 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그 엄청난  마트와 물건 서너가지 놓고 노점을 하는 이 분을 생각할 때 진정한 부자는 누구인가 싶다.
월요일 사장님~ 정말 고마워요. 부자되실 거예요. 아니 당신이 정말 진정한 부자십니다.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지는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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