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립니다.
20년전 그날(1994년12월17일)도 눈이 내렸었는데,...
1994년 겨울 서른이 되기전 노총각 딱지를 떼고자 지인의 소개로 우렁각시를 만나 결혼식을 올린날이 벌써 스무해가 지나갑니다.
그동안 지지고 볶고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고, 참아가며 살아 왔지요.
결혼하여 신혼살림을 하우스에서 시작했던 우리는 더운 여름날 바람쐬러 간다며 근처 유원지를 찾아 떠나고 폭우를 만나 되돌아 오던중 교통사고로 만삭이던 아내는 일주일 후에 태어날 뱃속의 아이를 사산하고 이가 몇개 부러지고 골반을 다치는 등의 상해를 입었고, 저는 뇌를 다쳐25일간 의식이 없었고 의식은 돌아왔지만 반신불수의 몸이 되어 병원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한걸음도 걷지 못했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걸음마부터 달리기 까지 해낼수 있게되었고, 운전도 다시 하게 되었지요.
희망이라곤 털끝만큼도 안보이는 서방님의 병수발을 해내며 보살펴준 아내에게 너무나 고맙지요.
교통사고후 딸아이 둘을 낳아 잘 길러온 정성도 고맙구요.
가난한 형편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지활근로로 근근이 살아가는 성미씨께
지금껏 꽃다발 한번 사주지 못해 늘 미안하답니다.
우리 여성시대의 힘을 빌어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결혼20주년을 보내면서 서서히 껍질을 벗고있는 우렁각시야!
그동안 부족하게만 살아오게 해서 미안하고 식구들을 잘 지켜주어 고맙고 지금까지도 사랑했지만 앞으로도 더욱사랑할께.
늘 3%부족한 서방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