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완연한 가을인가 봅니다. 아침저녁엔 서늘하여 긴팔옷을 찾고, 한낮엔 아직 햇살이 따사로워 반팔이 그리운 때인가 봅니다.
새벽에 온세상을 뒤덮은 가을안개는 비가 올거라는 기상대의 예보를 빗나가게 하면서 맑고 청명하여 체육놀이 한마당을 즐기는데 동움을 중었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어 학교버스를 시간맞춰 타야하는 딸아이가 3일전부터 "아빠 우리 학교에 와서 나 릴레이 달리기 하는것 보세요.
오늘은 연습경기때 우리백군이 이겼어요. 꼭 오실거죠?.
아빠가 갈수 있을랑가 모르겄다. 차가 없어서.
버스를 타고 갈려면 두번 갈아타야 하는데 시간이 맞을지 모르겠고.
그냥 자전거 타고 가면 시간이 오래걸릴테고.
110월 2일. 아침일찍 농장에 가서 소들에게 풀을 썰어주고 닭들에겐모이와 물을주고는 8시에 자전거를 타고 딸아이가 다니고 있는 한울학교를 향했습니다.
남원에는 자전거 산책로가 잘 개발되어 있어서 복잡한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남원을 둘러싸고 흐르는 요천변을 따라 신호 한번 걸리지 않고 이백면에 있는 농업기술센터와 실내체육관 사이에 있는 조그만 학교.
초등학교부터 대학과정인 전공과 까지 100여명의 장애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남원한울학교에 도착하니 9시.
아직 시작은 안 했고. 휴. 다행이다.
쳉육놀이 일정표를 보니 학부모가 참여하는 경기도 두번이나 있었다.
오랫만에 들르는 학교인지라.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도 뵈었고, 담임선생님도 뵙고, 잠깐 짬나는 시간에 행정실에 들러 딸아이 재학증명서도 떼었다.(발급받았다)
몸풀기 체조를 시작으로 달리기 경기를 하는데 25미터쯤 가다가 미션용지를 들어 제자리 열번 뛰기. 엉덩ㅇ이로 이름쓰기. 코끼리코 다섯바퀴 돌기등을 하고 달리는 5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누구나 열심히 참가했다.
휠체어를 타야하는 학생 선생님의 도움으로 달렸고,
어떤아이는 호주머니에서 손을 빼지않고 달렸다.
어떤아이는 엄마를 보고 운동장밖 관중석으로 쫓아와 안기기도 했고,
드디어 학부모 ㅇ이십여명의 학부모가 오시긴 했는데,
" 에이 난 운동 못해" 하면서 주저 했지만,
산전수전 게임 이라는데,
길다란 오리발을 신고 매트위에서재주넘고 달려서 줄넘기를 네번하고 달려서 훌라후프를 네번돌리고 달려와서
다음주자와 손을 마ㅈ주쳐 바톤을 이어주는 게임인데.누구 한사람 줄넘기에서 막혀 한발한발 들어넘기를 해야만했는데 선생님 한분은네번을 거뜬히 넘었다. 뒤뚱뒤뚱 걷는게 요령이었다. 오리발을 신었으니까 발을 옆으로 벌리고 뒤뚱뒤뚱 달리면 넘어지지 않고.
점심시간에는 학교급식실에서 아이들과 같이 밥도 맛있게 먹었다.
바쁜 일상속에서 참 즐거운 하루였다.
집사람이 하는말. "어머 잘됐다 깍두기 담아 보관할 통이 필요했는데."
헤어질때 자모회장님이 "다정이 아버님 다음 모임땐 화장품 만들기로 했어요."
학부모 사랑방 모임은 24일날이라며 꼭 오라며 귀뜸해 주었다.
ㅇ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즐거운 나날 보내세요.
남원에서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