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이놈의 주둥빼기가 방정이여

작가님 먼저 이 사연 절대 야시롱한 사연 아니고 건전한 사연이란걸 밝힙니다.
시골 동네 어르신들과 살다보니 글 소재거리가 무궁무궁 많네요.
그중에 이 사연이 재미있을것 같아 우리 영암아짐 오해도 풀어주고 좋아하시는 노래한곡 들려주고 싶어
사연 올려봅니다.

밭에 있는 마늘도 캐야하고 논에 모도 심어야 하고 요즘 농촌은 어찌나 바쁜지 정신이 하나 없는데
며칠전이었습니다. 텃논에 모를 심기위해 급히 오토바이를 타고 논에갔는데
서둘다보니 삽을 안가지고 갔기에 우리 논 옆 영암덕네집 삽을 빌리러 갔는데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거실 쪽에서 영암댁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아따 그렇게 큰걸로 찌르려고 그런다요. 겁나게 아플턴디." 하자 청주양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어메 참말로 뭔 겁을 그렇게 먹는다요. 내가 안아프게 해줄게. 이리 대봐요."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에
마당 구석에 있는 삽을들고 살금살금 논으로 갔는데 그날저녁 잠자리에서 아내에게 영암댁네 집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내가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아따 참말로 염암댁 남편죽은지가 한달도 안되었는디 벌써부터 대낮에 외갓남자들여 그짓거리 혀네.
자기보다 열살이나 더 젊은 남정네 꼬셔가지고 능력도 좋아."하면서 흥분하기에 절대 남들에게
입방아찧어 구설수 만들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했건만 어제였습니다. 밭에있는 마늘조께 뽑아놓고
늦은점심 몇술뜨고 있는데

"민수엄마 집에 있는가 나 동네 챙피혀서 얼굴들고 못댕기겄는디 뭐가 어찌고 어째? 내가 젊은 청주양반
꼬셔가지고 대낮에 우리 집에서 바람피우는거 지비양반이 봤담서? 전주양반. 내가 청주양반하고 내가 바람피우는거
봤담서랍?"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저의 멱살을잡고 따지는데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없어

"저 아짐. 그런뜻으로 지가 아내한티 한 말이 아닌디 전달중에 오해가 있었는가 본디. 겁내게 죄송허구머니랍."
했더니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면 신고있던 고무신짝을 벗어들고 땅을치며

"아이고 만수 아버지 이게 뭔소리다요. 이날 여지껏 당신하나 바라보며 살았는디 엉엉엉."하며 대성통곡을 하며
우는 아짐을 보며

"저 썩을놈의 여팬네 네네 주둥빼기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혓건만."하며 괭이자루를 들려고 하자
이놈의 여팬네 눈치는 빨라 냅다 대문을 박차고 도망가는 아내를 바라보며

"집구석 들어오기만 혀봐. 그놈의 주둥빼기 찢어버릴랑게."미안해 어쩔줄 몰라하자 영암댁이 저에게 그럽디다.

"전주양반. 그것이 어떻게 된거냐면 그날 아침나절 옆집 마늘조께 뽑아주었더니 돼지괴기 맛나게 볶아왔기에
배가고파 정신없이 몇점먹었더니 아 고놈이 급채를해 죽을것 같아 우리집 대문앞 밭에서 마늘뽑고 있는
청주양반이 울타리 탱자 가시를 가지고 와서 그 큰걸로 손갈락 따주겠다며 손가락 대라며 들이대는디
아플것 같아 그 큰걸로 찌르면 아플것 같아고 한말밖에 없는디 그걸 가지고 남사스럽게 내가 외갓남자 집에들여
바람 피웠다고 혀랍?" 하며 전주양반 그렇게 안봤는디 실망했다며 절 원망하며 집에가는 모습을 보니
이놈의 입이 방정이었습니다.

"덕형씨 언뜻 광경을 보지않고 내용을 들어보면 오해할 내용도 있지만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아내에게
오해할 소재를 준 이놈의 주둥빼기가 문제였습니다. 너는 조께 맞아야혀 하며 몇대 주둥빼기 쥐어 박쳤습니다.
청주 양반이사 남자끼리니까 한가한날 읍내 샥시집에 데리고가 술한잔 대접하며 풀리겠지만 앞으로 영암댁
얼굴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네요.

추신
영암아짐한티 정말 죄송함을 전하면서 동네잔치있고  서울  예식장갈때 버스안에서 유진아/무슨사랑 이노래만
부르던데 우리 아짐이 겁내게 좋아하는 유진아/무슨사랑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놈의 주둥빼기 너는 맞어야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