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어버이 날

 
5월은 왜 계절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까?
1년 12개월중에 행사가 가장 많아서?
글쿠낭....
벌써 기념일 하나가 첫날부터 시작하여 지났다.
내일은 어린이 날.
우리집에서 어린이 날은 이미 9년전에 사라졌고....
이제 며칠후면 어버이날이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산다는 핑계로 어버이날쯤이야
삐쭉 전화 한통으로 대신하는 남동생.
부모님이야 당연히 이해하시고
감싸주시지만 부모님도 사람이신지라
내색은 하지 않으시지만 어찌 서운하지 않으실까....
 
나는 누나로써 정말 너무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리도 일이 바쁠까 하는 생각뿐....
하긴
그 누구도 내가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힘들지만서도.
더구나 올해 2014년 어버이날은 지난달 일어난 대형사고인
세월호사고때문에 크게는 온 나라가 침통한 분위기인데다
동생 역시도 그 쪽에 해당하는 공직에 몸담고 있기에
초비상일테니 당연히 얼굴 볼일을 포기한 상태였다.
5월4일 일요일.영화를 보고 있는데 엄마께 전화가 온다.
관객에게 미안해서 받지 않았다.
곧이어 남동생 큰녀석(낼모레면 쉰이다)에게서 전화가 온다.
이 무슨일?
가뭄에 콩나듯 전화하는 넘이라 집에 무슨일이 있나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기에 놀라서 전화를 받았다.
누나 뭐하냔다.
영화보구 있다고 했더니 지금 군산이라며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부모님모시고 식사나 하려고 내려온단다.휴~안심이다.
 
흐미 이놈봐라.
사람되어가넹.다행이다.
낼모레 어버이날이라고 바쁜 시간 쪼개어 부모님도 찾아뵈러 내려오궁.ㅎ
내눈에 보이지 않을땐
부모님께 잘 하지 않아 보일때는 왕 밉기만 한 녀석이 온다니 반갑다.
기쁘다.이뽀다.ㅎ
오메불망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우리 부모님의 큰아들놈.
(모르긴해도 이놈의 마음은 심히 부담스럽기도 하겠지? 나 역시도 온전한 맏이이기에
그 맘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울엄마는 얼마나 신나실까?ㅎ
영화 몇시에 끝나냐 묻는다 데리러 온다고.
6시가 다되어 끝난다고 했더니 그럼 영화 끝나면 전화하란다.
아니라고 내가 버스 타고 가겠다고 했다.
다시 엄마께 전화가 온다.
동생에게서 연락받은지 모르시고 남동생이 설에서 내려온다고
내게 전해주시기위해 전화를 하신것이다.
기쁨이 하나 가득한 엄마의 목소리다.알고 있다고 버스타고 가겠다 말씀드렸다.
미운짓 할때는 친정에와도 얼굴도 보지 않을생각까지 했던 나인데
그넘의 정이 뭐라고....
아니겠지.피는 물보다 진해서겠지?(몸소 절실히 느낀다.)
 
부안에 일보러 갔던 내편에게도 연락을 했다.
아니어도 지난해 소금에 절여 두었던 마늘쫑을 무쳐 먹으려고
소금기를 뺀것이 있었고 모처럼 멸치볶음을 만들어 둔게 있었고
쨈은 일부러 만들었었고 전북권에 사는 형제자매들에게 모두 연락하여 모이게 한것 같다.
나는 동생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위의 세가지를 챙겨갔다.
나누어주니까 얼굴에 환한 웃음꽃피며 울 큰올케는 좋아라한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려니 힘들겠지.피곤하겠지.
반찬 만들 여력도 없나보다.
다행히 울 올케는 시댁에서 주는건 거절하는법이 거의 없이 모두 싸가니
그 점에 대해서는 싸간걸 어찌 하든 이뽀다.ㅎ
모든 음식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없지만
쨈종류야말로 수고가 듬뿍 담긴 음식이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너무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기에
쨈종류는 다른 사람들도 아까워서 남한테 못준다고 말들을 할 정도다.ㅎ
올들어 마지막으로 만든 쨈은 유난히 더 맛나게 된것 같은데 듬뿍 퍼주었다.ㅎ
암튼 아니어도 뭐 있음 부모형제나 자식이 생각나는 판인데
조금씩이라도 나누어 주니 기분 좋다.울엄마가 더 좋아하신다.
동생들에게 엄마대신 네 큰누나가 네 언니가 챙겨준다고 별것도 아닌걸 엄만 들어내시고 계신다.
엄마앞에서는 죽일놈 살릴놈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도 동생이라고 챙기니 엄마가 더 좋아하신다.ㅎ
팔은 역시 안으로 굽었다.
 
집에 도착하니 큰올케가 식당을 예약해두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부안의 맛집이란곳.오리전문점에 갔다.
우리 가족이 몇번 갔던곳.
이곳은 어떻게 우리 가족이 갈때마다 발디딜틈없이 붐비는 집이다.
가격대비 찬도 시원찮은편이고 양이 좀 부족해 보인다.
대신 맛은 보장되는듯한 집이다.ㅎ
흐미
요넘이 네가족의 저녁식사를 혼자서 쏘다니 기특한지고.
오래 살고 볼 일이다.ㅋㅋㅋ
영락없이 군에 갔다 휴가 나온 듯한 시원시원한 머리 모양에
큰키에 덩치에 지엄마 소원이 이루어져 아들놈만 바라봐도 밥안먹어도 배부르겠다.ㅋ
올해 고2인 조카 ㅇㅇ녀석이 어찌나 잘 먹는지....
여대생된 이녀석 누나인 ㅇㅇ이도
초딩인 태우.시우도.ㅎ
ㅇㅇ에게 물었다.
ㅇㅇ양찼니?
아니요?한다.ㅎ
그래 그럼 고모가 집에가서 피자 시켜줄게.하고 약속했다.
조카녀석들 짱 좋아한다.ㅎ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피자가 가장 맛난것 같다.
그래서인가?
피자값이 좀 비만하기는 하지만 시켜주었다.
맛나게들 잘 먹는다.ㅎ
내가 좀 쪼들리더라도 이눔시끼들
사랑스럽고 예쁜 조카들이 왔는데 대장고모로써 또 그냥 말수 있어야지.
순식간에 세종대왕이 내 손아귀에서 10장이 벗어난다.ㅎ
기분좋음.
행복한 마음.
이것이면 족하다.ㅎ
올해 처럼 해마다 기분 좋은 어버이 날 이었으면 좋겠다.^^
 
ps:
남들은 황금연휴라고 난리들인데 소위 빨간날모두 출근하는 내 동생.
우리 올케도 조카도 남편과 아빠와 같이 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 불만인듯 보이고....
일요일도 근무하고선 갑자기 부모님을 뵈러 가자고 나선길이란다.
다음날인 어린이날에도 출근해야 한다며
오후에 도착해서는 밤 10시가 넘어 다시 출발한 동생네가족.
힘들겠다.얼마나 피곤할까....
어찌 되었건 너넨 좀 피곤할지라도 부모님은 네들이 내려왔기에
그 무엇보다 기뻐하신걸 너네도 느꼈겠지?
ㅇㅇ아~
암튼 바쁨속에서도 부모님께 얼굴 보여주고가서 넘 예쁘다.
그래야 너네가 하고자 하는일도 잘 되는거야임마.잘 생각했어.너의 생각은 좋은 생각이라구.알긋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