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 엊그제 병원에 입원하신것 같은데 벌써 6개월이 흘러가는데 날이 갈수록 힘들어 하시며
미음도 한두숟가락 겨우 드시는 엄마를 간병인에게 부탁하고 그날도 비닐하우스 고추모종 일을하고 있는데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에 받아보니 엄마께서 입원해계신 병원 간호사님 전화였습니다.
"여보세요. 이순덕씨 보호자 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어머니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원장님께서 보호자님과
급히 의논해야 할일이 있어 전화드렸습니다."하는 전화를 받고 놀래 땀과 흙먼지로 범벅이된 옷차림 그대로
병원에가보니 원장님께서
"저 어머님께서 신장이 기능을 못해 위독한데 빨리 산소호흡기 해야할것 같아 의논 드리려고 오시라 했습니다."
하시는데 이럴때 자식으로서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누워 아파 고통스러워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엄마를 뵙고 집에 갈때마다
가슴이 너무아파 마실줄도 모르는 술에 의지하며 아픔을 달래곤 했는데 말입니다.
한참이나 천장을 바라보며 자식으로서 이럴때 어떻게 해드려야 효도하는걸까 곰곰히 생각을 하고는
원장님께 이제 고통받으며 살지않도록 우리 엄마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싶다며 거절을 하고
엄마가 계시는 병실에 갔는데 너무 죄스러워 차마 엄마 얼굴을 볼수가 없어 엄마 얼굴에 볼을 비벼대며
펑펑 흐느껴우는 이 못날 아들이 뭐가 이쁘다고 당신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주시며
"용기야. 이 애미 절대 죽지않을것인게 걱정말어. 보기만 혀도 아까운 내새끼 두고 내가 어디간다고 울고 그런다냐.
이 애미 자식으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아이고 이쁜 내새끼."하시며 고통속에서도 이 못난 불효자식을 오히려
위로하는 엄마를 두고 서울에 사는 남동생에게 이 사실을 전했더니
엄마 상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다짜고짜 버럭 화를내며
"형 엄마 산소호흡기 꽂아주는 돈이 아까워 그런거야? 그 돈 아까워할것 없어. 얼마야? 500만원? 아니면 1000만원?
1억 보내줄까?"하며 울먹이는 동생에게 그렇지 않아도 이 형 가슴이 너무 아파 숨쉬는것도 엄마께 죄스럽게
힘든데 이 형 가슴 아프게 하냐며 펑펑 울고있자니 동생이 그러는겁니다.
"형 미안해. 형이 마지막 결정할때 형 맘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 다 알아 고통받으며 생명을 연장해봐야
엄마 고통만 주는거고 편히 보내드리자 맘에 없는말 해서 미안해."하는데 하늘이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젊어서 두집살림하며 1년에 한두번 집에 다녀가시는 아버지대신 여자대장부가 되어 논밭일 힘들게 농사지어
우리 자식들 반듯하게 잘 키워주신 우리 엄마 이신데 이제 이 자식 효도 받으며 사시던 엄마가 쓰러지기 전날
"용기야. 이 애미는 요즘 사는게 정말 행복해. 내일은 노래교실에서 송봉수 할미꽃 사연 배우는디 노래 가사가
서그플구먼."하시던 우리 엄마 모습이 떠올라 도저히 운전을 하고 집에 갈수가 없어 차를 병원에 두고
차도 타지않고 날이 훤한 대낮에 걸어 집에 가는데 집에 도착하니 캄캄한 밤이었습니다. 발가락은 물집에 생겨
터져 쓰리고 아프고 늦을 저녁을 먹는데 음식 먹는것도 죄스러워 도저히 저녁을먹지 못하고 그냥 흐느껴 울다가
쓰러져 잠을자고 그 전날 세벽에 전화벨이 울리기에 받아보니 엄마가 위급하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가보니 엄마는 아무말씀도 없이 잠을 주무시듯 눈을 감으신 엄마모습이 정말 그렇게
편하게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막내 여동생은 이 못난 오빠가슴을 치며 우리 엄마 더좀 살게 산소호흡기
꽂아주지 왜 죽게 했냐며 원망을 하는데 아무말도 못하고 때리는데로 맞기만 했습니다.
엄마를 모악산 추모공원에 모시고 집에오니 가는 곳곳마다 엄마손때가 묻어있는 물건들을 볼때마다
엄마가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싶네요. 우리 엄마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편히 사시길 바라면서
객지에 흩어져 사는 동생들 지금처럼 잘 돌보며 살테니 걱정마시라고 엄마께 전하고 싶네요.
"아참 엄마가 정원에 가꾼 아기사과 철죽꽃이 예쁘게 피어있는데 내일 고추모종 일 끝내고
모레 엄마 뵈로 갈때 예쁘게 사진찍어 가지고갈께요. 이 불효자 용서하지 마시고 편히계세요.
p.s
작가님 살아생전 엄마가 배우고싶어하던 송봉수 할미꽃 사연 꼭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녹음해서 엄마 뵈러갈때 엄마께 들려주고싶네요.
부안에서 그저 울고만 싶은 애청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