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연가

이사연 이름 밝히지 마시고 애청자 인수아빠라고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날로 기력이 떨어져 이제는 진지도 못드시고 죽으로 끼니를 드시는
어머니가 안쓰럽고 애처로워 보였던지 아내가 쒀준 호박죽을 행여 식을까
정성껏 보온병에 담아 어머니가 입원해 계시는 병원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세상 모르고 잠에 취해 코까지 골며 주무시는 어머니볼에 살며시
뽀뽀를 하니 놀래 잠에서 깨어나신 어머니께

"엄니 아침은 어떻게 드셨다요?"하고 여쭈니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응께 입맛도없고혀서 죽 두어수저 먹고 말았네."하시기에
싸가지고온 호박죽을 떠드리니 금세 한그릇 드시고는

"애비야. 요즘은 눈만감으면 내가 낳고 동무들과 뛰어댕기며 놀던 내고향 임실이
꿈에보이고 자꾸 애미가 자란 고향이 그립구먼."하시며 지긋이 눈을 감으시고

"진달래 곱게피는 정든 언덕은... 다음은 뭐더라 노래 가사가 가물가물 거리고 생각안나는디
 애비가 한번 불러줄랑가?"하시기에

♪진달래 곱게피는정든 언덕은 내마음에 꿈이피는 고향이라오 달이뜨면 토끼들이 춤을추는곳...♪
고향의 꿈이란 노래를 불러드리는데 어머니 두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습니다.

왼쪽팔과 다리가 뇌졸증으로 전혀 못쓰시고 신장 콩팥이 안좋아 잠을 주무시더라도 언제 운명하실지
모른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마지막으로 살아생전 어머니께서
그렇게 가고싶어하는 어머니의 고향 임실에 모시고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어머니의 고향에
다녀왔는데 어린 아이처럼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잡초가 무성한 어머니가 낳고자란 집에도 가보고 어머니를 등에업고 잠들어 계시는 외할머니 산소에
가는데 어머니가 어찌나 가볍던지 저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저의 콧등을 흘려내렸습니다.
우리 아버지 두집살림하며 1년에 한두번 할아버지 할머니 제삿날이나
잠깐 다녀가시는 아버지대신 젊어서 부터 남자도 하기힘든 그 농사일에 이 자식들
반듯하게 키워주신 우리어머니셨기에 이제는 이 자식 효도받으며 해외여행도 모시고
다녀오고 싶고 맛난것도 사드리고 정말 잘 모시고 싶었는데 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우리 어머니 아프시기전 저녁에 잠들기전 어머니방에 들려 어머니곁에 누워
어머니등을 시원하게 긁어주시며 흐뭇해하시며

"애비야. 이 애미는 요즘 사는게 너무 행복해. 몇년만이라도 우리 아들이랑
이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싶구먼." 하시며 주무시던 우리 어머니
모습이 절 가슴아프게 하네요. 병석에 누워 계시면서도 당신 건강보다는
그저 자나깨나 이 자식들 걱정이 떠날새 없으신 우리 어머니를 뵙고 집에
모시지 못하고 병원에 두고 오는 이 불효자식 두눈에는 눈물이 마를새가 없답니다.

우리 어머니 어여 길고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건강을 되찾아 이 아들과
집에가는 날이 빨리오길 간절히 빌어보면서

남상규/고향 꿈 이란 노래 신청합니다. 이 노래 어머니와 병실에서 듣고싶은데
작가님 우리 어머니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꼭 부탁드립니다.

♪진달래 곱게피는 정든 언덕은 내마음에 꿈이피는 고향이라오. 달이뜨면 토끼들이 춤을 추는곳...♪
부안에서 전주 여성시대가 있어 행복한 애청자 김용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