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출.퇴근하기

요즘날씨는 정말 맑고 쾌청해서 이제 막 가을 걷이를 시작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낼 모레는 추석이니 여성시대 가족여러분~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세요.
저는 생활에 조금의 변화가 생겼답니다.
먼저 집사람은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24시간 근무인지라 하루는 쉬고 하루는 일하고 그런형태인지라
학교다니는 딸아이 아침밥을 제가 해서 먹이고 학교버스타는곳까지 배웅해주고 나서 저는 저대로 버스타러 움직여야 한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늦잠꾸러기 딸아이를 깨워 학교에 보내려면 아침밥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가용으로 태워서 학교버스 타는곳으로 데려다 주고 저는 그대로 제가 근무하는 농장으로 출근했었는데요.
사정이 생겨서 자가용을 팔아버리고  버스를 이용한 출퇴근을 시작했답니다.
첫날은 승강장에서 기다리는데 주변에 주차되어있는 차량들로 인해 저를 발견하지 못한 기사님이 그냥 지나쳐 가는 바람에 50분 뒤에 있을 다음차를 기다리지 못하고 자전거를 타고 15km쯤 떨어진 농장까지 갔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다음날은 기사님이 환히 볼수 있는 다른 승강장으로 장소를 옮겨 타고 가게 되었는데 버스카드가 아닌 돈으로 계산하니 1600원하던것을 카드로 계산하면 50원이 할인되니 당장 카드를 사서 열흘정도 타고다닐 돈을 충전시켰지요.
되돌아 올때 버스시간을 잘못알아 바로 앞에서 차를 놓치고는 자전거를 타고 다음승강장까지 가서 차를 탔더니 이번엔 100원을 아낄수가 있었습니다. 그걸알아가지고는 다음날 부터는 자전거로 운동도 할겸 한승강장 먼저 내리고, 좀더가서 탔더니 하루300원을 절약할수가 있었습니다.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엔 고려해 봐야할 일이지만 맑은 날엔 괜찮은 방법이더라구요.
일과가 끝나면 고물수집을 하는 저로서는 큰 이득이랍니다.
포도박스 3개를 주운것이고 맥주병 6개를 모은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차가 없으니까 집사람도 시내 마트에 가자는 소리가 줄어들었고 딸아이의 늦잠도 사라지고 6시30분이면 일어나 아침밥을 먹는답니다.
주변에서는 어떻게 차 없이 살려고 그러냐?고 걱정하시지만
3년동안 10건의 사고가 있어서 보험도 잘 받아주지 않은 불량물건이 되어버린 저는 이제 논두렁면허증을 반납하고 보통사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살아보렵니다. 겨울철 눈길에서는 서투른 운전실력으로 뚝방길 에서 바퀴가 벗어나 한쪽으로 빠지는 일이 허다했으며 주차장에서도 다른차의 문짝을 살짝 건드리는 실수도 있었는데 이번엔 대형사고를 쳤지 뭡니까?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횡단보도 사고. 자세한건 묻지 마시고 사고가 있어서 운전을 안하려고 차를 팔아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고만 생각해 주십시요.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모르지만 차 없는 생활을 견뎌보렵니다.
일주일 정도 버스를 탔는데 열명정도의 승객만 타고 다녔지 뭐예요.
한가롭고 마음편하고 정말 좋아요. 단지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것빼고는.
시내버스 타고 출근해 보고 이야기 하기.
다음에 또 다른 소식으로 만나뵐게요.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남원에서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