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딸 둘째딸 막내딸 은진에게

며칠전부터 꾸려놓은 짐을 싣고 학교 기숙사로 떠나보내며
이제는 일주일에 하루정도 밖에 너의 얼굴을 볼수 없겟구나?
어제 첫날밤은 기숙사 동료들과 함께 잘 잤는지 궁금하단다.
오늘 아침 너의 방 창문을 여니까 이웃집 담장위에 빨갛게 핀 넝쿨장미가 인사하는구나.
그 옆 가시나무곁으로 나팔꽃도 활짝 피었다.
 
 은진아!
넌 장미꽃이 되기 보다는 나팔꽃이 되는게 어떨까?
장미꽃은 어디에서나 꿋꿋이 자라 화려한 꽃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만,
나팔꽃은 그 연학한 몸으로 가시나무 옆에서 가시에 찔리지 않기 위해 몸을 이리비틀 저리 비틀 입술을 깨물며 자라 아름다운 나팔꽃을 피워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꽃으로 피어났으니까 훌륭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떻게 보면 나팔꽃은 홀로 서기를 했다고 본다.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 다니는 길까지 20분은 걸어가야 하고 또 버스로 15분은 가야 했는데 이제는 거런 어려움없이 학교에서 지내게 되었으니 좋고,
언니의 자기밖에 모르는 고집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아는데 이젠 떨어져 지낼수 있으니 너의 스트레스가 좀 줄수 있겠구나.
그런데 어떡하니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텔레비젼 드라마를 볼수 없으니...
그래 학창시절은 그렇게 길지가 않단다.
지내놓고 보면 금방인것을 그러니까 그시간에 책한권 더 손에 들고 살펴보는 시간되기를 바란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기숙사비를 어떻게 감당할까를 고민하던중
며칠전 급식비 지원대상자라는 통보는 나에겐 큰 힘이 되었다.
열심히 노력하여 기숙사비 밀리는 일 없이 할 테니까
넌 즐겁게 지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치룰때 너보다 앞서가는 친구들을 한명씩만  추월해 보는 건 어떨까?
6월은 풀도 무럭무럭 자라는 것처럼 너의 마음도 조금씩이라도 자라나리라 믿는다.
넌 할수 있어. 학원은 보내지 못했어도 넌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해 왔잖니?
기숙사 생활이 낯설고 두렵겠지만 적응하다보면 즐겁고 유익한 생활이 되리라 믿는다.
오늘하루도 힘내자 아자아자 화이팅.
아빠가-
 
남원시 샛터앞길 27 (신정동 010-5579-2807 김영수
 
 
입학하면서 기숙사 신청을 했었는데 안됐었다가 한명이 그만하고 나오는 바람에 다음 순서에 의해 배정받은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