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푸르고 여유있어 보이는 산과 들과 바다처럼 우리에게도 5월은 특별한가 보다.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지만 더욱 좋다. 지금 농촌에선 고추심기가 한참이니까.
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고,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1일은 입양의날 15일은 스승의날과 가정의날 17일은 석가탄일 18일은 5.18민주화운동기념일 20일은 성년의날, 세계인의 날 21일은 부부의날 25일은 방재의날 31일은 바다의날이다.
개인적으로는 2일날 어머님 기일이고, 28일엔 아버님 기일이다.
한달 중에 열 다섯번의 특별한 날이 있는 셈이다.
어버이날엔 카네이션꽃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조화에서 생화로 이젠 화분으로 그 형태가 변해가고 있다.그리고 좀 더 여융있는 집에선 돈봉투라도 준비 하는 게 요즘 변해가는 풍습이다.
나에게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빈자리이다.
어머님은 중풍으로 쓰러지시고 힘들게 살아 오다가 형님이 군입대를 앞두게 되자 떡이라도 먹고 가야 한다며 떡을 준비해 먹다가 목에 걸려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에 새벽부터 어둑해질때까지 들에나가 소를 몰고 쟁기짋부터 남의 일까지 해 오시며 담배를 즐겨 피우시다가 가슴에 통증으로 이병원 저병원으로 전전 긍긍하시다가 힘에 겨우셨는지 음독으로 세상사 마감하신 분이다. 돌아가신후 유품정리할 때 발견한 평생진찰권이라는 증명서 서너장.
당시엔 자기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도록 의료보험카드와 함께 제출했던 평생진찰권.
남은 자식들은 팔남매 인데 막내 여동생은 햇살이 뜨거운날 일하고 돌아오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생을 마감했고, 7남매만 백리길 안에서 각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큰누나 작은누나 자식들인 조카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첫돌이 지나고 있는데, 남동생은 서른 여덟인데 아직 총각입니다. 걱정거리로 남아있지만 지금은 개성시대라 할까요? 자기 좋아하는 연극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으니까요.
오늘아침엔 딸아이가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아빠! 아빠도 흰머리 하나 났어요. 귀 밑에”
“그래? 뭣이 어디에 났다고?
“거울좀 보세요. 왼쪽 귀밑에 하나 났는데 뽑아 드릴까요?
“그냥 놔 둬라 인생의 흔적인데 왜 뽑냐?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나 봅니다.
남원에서 김영수. 남원시 샛터앞길27(신정동) 010-5579-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