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라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하나 인데 공부에는 관심없고
학교에 돌아오면 책가방을 지 방에 휙 던져놓고는 허구헌날 컴퓨터 게임을 빠져사는
아들을보니 어찌나 울화가 치솟던지 저도 모르게 창고에 들어가 망치를 들고가서는
방문을 휙 열어재치며
"저놈의 컴퓨터를 쳐 부셔버려야 공부를 허든지 하지 자슥이라고 하나 있는게
허구헌날 컴퓨터게임에 빠져사는데 아이고 천불이 나서 못살겠구먼 화를냈더니
아 글쌔 아들놈이 필사적으로 컴퓨터를 끌어안고는
"아이고 아부지. 컴퓨터를 쳐 부수려면 차라리 절 죽이십시오. 동네에
친구 한명도 없고 그렇다고 저에게 형아 누나 동생이 있습니까.
제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워 했는지 아십니까. 네? 엉엉엉.. 야까지 없으면
저혼자 어떻게 살라고요." 아 이러면서 통곡하며 울기에 저도 모르게 들고있던 망치를
마당에 휙 던지며
"야 임마 그렇게 외로웠으면 진작에 말을혀지 이제와서 아빠보고 뭐 어쩌라고
시방 아빠 나이가 쉰이고 엄마 나이고 마흔세살인디 그 나이에 애 낳아서
어떻게 키우라고.."하며 말을 했더니
아들놈이 울먹이며 그럽디다.
"엉엉엉.. 아빠 뭘 그런 쓸때없는 걱정을 한다요. 이 든든한 아들이 있지 않습니까.
아들이든 딸인든 낳아만 주시면 이 다음 부모님 연세드시고 능력없으면
지가 잘 키워 시집장가 보낼테니 그런걱정마시고 내일이라도 당장 병원가셔서
거그 묶었던거 풀고 오셔랍."이러면서 제 품에 안기며 우는데 저까지 눈물이 납디다.
그동안 형제 친구도 없이 혼자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놈이 저럴까 싶어
마당에 나와 담배 한대를 피우고 있자니 우리 엄니가 제 옆에 앉으시며
"애비야. 저것이 그동안 얼마나 외로웟으면 저러것냐. 저그 윗마을 니 친구 정태 갸가
니 친구인디 얼마전에 22살먹은 베트남 아가씨와 결혼혔잖아 그런 사람두 있는디
뭘 걱정이다냐. 요즘 금값이 쏠쏠하다는디 이놈 팔아서 거그 푸는디 보태써잉."
아 이러면서 손가락에 끼고 있던 금가락지를 제 손에 쥐어주시기에
"아따 엄니 이 금 가락지가 어떤 금가락지라고 그런다요.
엄니 칠순때 지가 해드린 금가락지 인디. 지가 돈이 없어서 그러간디.
엄니 걱정마시기라 내 당장 병원가서 거그 묶은거 풀고 올랑게 어찌드라도
집사람헌티 비밀로 해야여." 신신당부를 하고 그 다음날 병원가서 풀고오는데
왜 진작 풀고 아들이든 딸이든 하나 더 낳을껄 후회가 됩디다.
이제 제 나이 오십고개에 접어들었는데 제가 괜한짓을 한것같기도 허고 어쨌든
아들이든 딸이든 하나더 낳고 싶은데 나이 먹어가지고 주책이죠?
장태민 / 꽁보리밥
최영주 / 매화같은 여자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신청합니다.
부안에서 애청자 김용기
010-5266-5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