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없는 쌀국수 드셔 보았수~

글을 쓰면서
또다시 웃음보가 터져 나오네요.
며칠전 대형할인마트에 장을 보러 갔더랍니다.
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물건이 하나 있었지요.
다름 아닌 쌀라면.
기대했다가 실망하셧나요?
죄송요.
대형할인마트의 pb상품이라 제조회사나
성분등을 눈여겨 보았지요.
물론 어떤 물건이든 전 자세하게 제조년월일이며 유통기한 만든회사 성분
보관방법 무게 가격 다 방면으로 꼼꼼하게 살펴보는 깐깐한 소비자거든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은 사슴이라지요?
제 보기엔 꼭 슬프기만할 것 같지는 않던걸요.ㅋ
나이들어 슬픈건 바로 제가 아닌듯 싶습니다.
우리 인체의 각 부분들.
어느 한가지 중요하지 않은게 있을런지요.
눈.
바로 우리 몸에서 맨 꼭대기 높은곳에 자리를 잡은 눈이 말이죠
나이들었다는 증거로 내 허락도 없이
감히 노화가 슬그머니 찾아와 턱하니 자릴 차지 해버린거 있죠?
그래서 슬프답니다.ㅠㅠ
땅 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고 싶을 만큼요.
 
남들도 대부분 나일들어 가면서 눈의 노화현상이 오는데
뭐가 그리도 슬프고 서럽냐구요?
전 보통의 줌마들과는 취미가 달라
글씨나 글이란걸 무지 무지 좋아하고 좋아하다 못해
날이 갈수록 사랑에 푹빠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길래
이 글이란것과 가까이 더 가까이 지내고 싶고
지내는데 이제는 내 일상중에 가장 중요한일로
자리잡고 말았는데 이눔의 눈의 노화현상 때문에
작은글씨는 도통 잘 보여야 말이지요.
어떤 물건은 소비자들에게 읽어 보라는 건지 읽지 말라는 건지
완전 깨알 보다 더 작은글씨도 있는데
아무리 시야를 좁혀 오만 인상을 다쓰고 글씨를 읽어보려고 발버둥을 쳐보아도
이럴땐 아예 무슨 글씨인지 제대로 알 수 없어 읽을 수 도 없답니다.
읽어 보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나쁜 욕먹을짓을 하는 얌체 같은 회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글에 관한 모든것이 제 취미인데
잘 안보인다고 그냥 포기할 저도 아니어서 잘 안보이니 서럽고 슬픈것이랍니다.
글이란건 저와 뗄레야 뗄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전 한글을 유난히 사랑하는 한국인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글 한글이 올해 세계 글자 올림픽에 출전하여 당당히 금메달을 땄다는 소릴
방송에서도 여러번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으니 어찌나 기쁘던지요.
이렇게 멋진 우리글 우리 한글을 더욱더 사랑해야겠어요.
그쵸?
 
오만 인상을 찌쁘려 겨우 회사명과 성분을 살폈더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고 참말인지 거짓부렁인지
쌀라면 답게 쌀이 45%나 들어가 있지 뭐예요.
그래 밀가루보다 낫겠지 싶어
우선 몇개만 샀지요.
맛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맛이 좋아야 내 입맛에 맞아야 더 사러 가지요.
맛이 있으면 더 사다 놓으려구요.
세일기간이니깐요.ㅎ
맛이 궁금하여 사오자 마자 말린표고와 멸치대가리 다시마를 푹끓여
만들어 놓은 육수를 넣고 국수를 먹을 요량이었지요.
 
마치 도시락처럼 네모난 컵라면처럼 스치로폼안에 실가닥 같은
국수가 담겨 있더군요.
육수를 붓자마자 젓가락으로 휘저어 면맛을 보았지요.
아직 좀 딱딱한 느낌이더라구요.
면이 너무 얇아 금새 익을줄 알았거든요.ㅎ
그래 쫌만 쓰던 글 쓰다가 맛있게 먹자고
2분정도만 시간을 기다려 먹겠다고 한걸
글이랍시고 심취하여 쓰다보니 아차
컵국수가 그때서야 생각나서 후다닥 달려가보니
국물이 더 많았던 쌀국수가 글쎄요
마치 귀신에 홀린듯 그 많던 국물이 온데간데 없는 겁니다.
몇십분을 글을 쓰고 있었다니깐요.
어?국물?
국물이 다 어디갔지?
 
에이~
이것저것 넣고 끓인 육수라서 호호 불어가며 국물맛도 보려고 했는데
누가 내 쌀국수 국물을 홀랑 다 마셔 버렸을까요.
어찌나 우습던지요.
글쎄 그 실처럼 가느다란 쌀면이 그 많은 국물을 먹어 치웠으니
얼마나 배가 불렀을까요.
배가 불러 다들 나뒹글어져 제가 갔더니
져를 보며 미안한듯 씨익 웃고 있더만요.
어이가 없어서 저의 건망증이야 신경도 안쓰고
혼자서 푸하하 웃고 말았네요.
그 배부른 팅팅불은 쌀국수 그래서 어찌 했냐구요?
우짜긴요.
버릴줄 알았지요.
배고프니까 팅팅불은 국물없는 쌀국수였지만 아직 식지는 않아 호호 불어가며
고구마순김치랑 맛나게 먹었다는 얘기지요.
잔치국수는 워낙 좋아해서 면발이 배가 되어 있어도 먹지만 그외의 싫어하는 라면이나
좋아하지만 칼국수나 냉면 쫄면 자장면 짬뽕등은 불면 저두 입 꼭 다물어 버리지요이.ㅎ
 
국물없는 쌀국수 드셔 보았수?
네 먹어 당당하게 먹어 보았습니다.ㅎ
 
밀가로 만든건 국수구여.
밀가로 만든건 국시라고 하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