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글쎄 내 말좀 들어 볼래?
내가 미치고 환장하긋다.
아침 일찍 집앞 작은 공원의 운동장을 여느때와 같이
7바퀴 돌고 왔거든.
운동장이 워낙 손바닥만 해서 내가 7바퀴나 돌수 있는거야.
솔직히 말하면 난 이정도도 좀 빠르게 걸으면 꽤나 힘들어.
그래서 그냥 보통 거름보다 눈꼼만치정도 빠르게 걸을뿐이지.
그냥은 도저히 못 돌겠는거 있지.
그럼 어찌 도냐구?
엉 이어폰으로 방송을 들으며 걸어야 한다는 얘기징.ㅎ
내 머리는 늘상 무지 바쁘당.
암튼 바빠.
무슨 생각을 그리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아무 생각없이 정신줄 놓고 있으면 젠장 졸음만 오구 별루더만.
차라리 많은 생각때문에 깜박 깜박 지금 해야 할 일을 까먹을때도 있지만
그편이 나은것 같기도 하구....
그렇지만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는 말하질 못하겠다.
때로는 내 시야에서 좀 멀리 떨어진곳을 응시한채
잠시 정신줄을 놓고 있는 시간도 꽤나 행복하긴 하더라.
말하자면 복잡한 내 머리속 생각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겠지?
운동가기전 전기압력보온밥솥에 쌀을 씻어 안쳐 놓고 갔기에
작동만 하면 되는데 나는 분명 취사를 누른다고 누른것 같은데
된장에 삭힌 마늘쫑을 무치고 돼지갈비를 양념하여 재고
간장게장의 간장을 끓이고는 밥을 퍼서 먹으려고
밥솥을 열었더니 띠옹~~
맛있게 지어진 밥을 상상하고 밥솥뚜껑을 열었는데
맙소사 물은 어디로 가불고 밥이 아닌 생쌀이 나를 보며
메렁 하고 있지 뭐니.ㅠㅠ
흐미 어이없고 기가 막히고 오늘 따라 웬일로 배까지 고픈데
밥먹으려고 했더니 생쌀로 그대로 있다니....
내 잘못 인데도 정말 짱나더라.ㅠ
주걱으로 뒤적여 보았더니 쌀속에는 물이 많이 있길래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뭐가 탄생하겠지.
못먹으면 버리고 다시 쌀씻어 밥을 지어 먹을요량으로
다시 취사를 눌렀더니 30분후에 밥이 되긴 했더구나.
된밥이 아닌 약간 진밥이었지만 생쌀 보다야 낫지 않니?ㅎ
푸하하.
내가 취사를 누른다는게 그만 무슨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 했는지 보온을 눌러가지고는 아침밥을 생쌀로 만들어 놓고
정말 어이없고 마치 귀신에 홀린 기분이당.
만약에 우리 식구들이 그랬다면 정신머리를 어디다 두고 그랬냐며 쓴소리를 했을게야.ㅋ
나 못 되었지?ㅎ
오늘 아침 일을 두고 우습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고 뭐 큰일도 아니지만
잠시 깊은생각 많은 생각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줄을 놓아 버린듯한 기분에 좀 허무하달까.
마냥 웃어 넘기고 싶은것만은 아닌거 있지?
오늘의 실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음 하는 생각이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