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의 위력앞에

볼라벤.
넌 누구니?
누가 너한테 그 이름을 붙여준거니?
난 졸라맨인줄 알았다야?
넌 무법자.
영락없는 깡패 두목 같아야?
바람.
바람.
바람.
마음속으로 소망하는 바람.
마음이 허해 다른곳을 향하는 외도란 이름의 바람.
더울때 불어주면 꿀맛처럼 달콤하고 고마운 바람이 있는가 하면
겨울에 눈보라속에 휘몰아 치는 바람도 있고
비를 동반한 바람도 있다.
바람은 고마울때도 있고 얄미울때도 있고
원망스러울때도 있다.
그 누가 바람을 일으켰는지....
 
바람이란 존재.
나도 잘 안다.
그 위력을.
그다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바람은 내게 심술을 부린적이 있다.
우리집 발코니 방충망을 저만치로 밀어 버려
요걸 제자리로 어찌 잡아 당기나 잠시 나를 고민하게 한 적도 있다.
순식간에 옷걸이를 펼쳐 방충방을 잡아 당기니 잘도 따라 나선다.
내가 바람에게 질소냐.
질긴 노끈을 이용하여 방충망을 묶어 벽돌까지 동원하여 묶어 놓았더니
볼라벤 조차도 어찌 하지 못한것 같아
참으로 좋은 생각을 해낸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화요일인 29일엔 아무리 노후된 담벼락이라지만
담장위로 천막까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는데 우리 친정엄마네 담장을
이넘 볼라벤이가 심술을 부려 말끔하게도 넘어 뜨린걸 보고
그져 입만 벌어져 다물어지질 않는다.
엄마네집쪽으로 무너지지 않아 다행이다.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었으니 망정이지
그 반대로 불었다면 정말 일이 더 커질뻔했다.
석유 보일러통과 보일러실이 있는곳이었기 때문이다.
집주위의 창문은 있는 대로 다 닫고 잠그고 집안에
갇혀 있는듯 있으려니 거센 바람소리에 무서움에 떨리고
더위에 땀은 나고 정말이지 감옥생활을 연상케 했다.
숨막히듯 찜통같은 집안이 하두 더워서
바람소리에도 잠시 나와 앉아있다 집에 들어가곤 했다.
 
바람속에서도 더 큰 바람은 가끔씩 주위의 물건들을 마구 던져 버리듯
날려 우당탕 소리라도 들릴때면 우리 가족들은 또 주눅이 들어
무서움에 떨어야 했다.
허름한 오래되어 낡은 외딴 주택쯤이야 완전 포크레인으로 부신듯
무너뜨릴 기세다.
왜그리 바람이 화가 났는지 모르겠다.
뉴스에서 보는 바다의 성난 파도는 또 무언지.
바람과 함께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파도 역시도 입만 살아있는
나약한 인간에게 겁주기에 재미 붙인듯하다.
창문은 창문 다 걸어 잠그고 성난듯한 바람소리에 놀라 주눅들어
있는 우리들 모습이란 한심스럽기까지 했다.
지금 창밖에는 무서운 인간이 만든 무기들이 활보하고 있는 전쟁터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어제밤에는 글을 쓰고 있는데 분명히 창문을 닫은 상태인데
어인 난데없는 귀뛰라미가 출현하여 선을 보인다.
작은 귀뚜라미여서 귀엽기도 했지만 이 마져 무서워 하는 나.
살려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없다.
왜 남의집에 뭐하러 무단 침입했는지가 난 싫어서
바로 한대 탁!
쓰레기통으로 직행.
여름이 싫은 이유중에 더워서도지만 모기며 파리 거미 하루살이등
벌레들이 많아서도 난 여름이 싫다.
벌레들이 밖에서도 보기 싫은데
우리집에 침입하여 내눈에 띠었다가는 목숨부지하기 힘들다.
유난히도 모기한테도 잘 물리고 때려 잡는일 또한 10%나 될까?
어찌그리도 모기를 못 잡는지....
파리는 파리채로 잘 때려 잡는 편인데....
 
어제의 귀뚜라미 침범으로 기분이 찜찜한데
도대체 요넘이 어떻게 어떤 경로로 우리집에 침입을 했냐
이것이 의문인것이다.
아무튼 집에 벌레가 보인다는것은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컴이 있는 창문을 열었더니 역시나 볼라벤넘이 심술을 부렸다.
방충망이 없어 멀리 날려 버린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다.
다행히 반대쪽으로 확밀어 놓았길래 제자리로 끌어다 놓았다.
오늘 아침 설거지를 하는 중인데 그릇을 막 헹구려던 참이다.
수세미통에 오메 오메 전체 몸길이가 손가락 두마디는 되어 보이는
큰 벌이 날아와 앉는다.
밖에서 날아다니는것만 봐도 무서워서 간이 오그라들 판인데
맙소사!이넘은 또 우리집에 뭐하러 왔냐구요.
 
무서워서 출근한 내편한테 전화를 할까 생각까지 했다.
작은꿀벌도 무서운데 이건 아마 말벌같은데
내가 요넘을 사망시키지 않는다면 내가 큰 위험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살려 내보낼 자신도 없고
이넘의 목숨을 살려준답시고 한바탕 실랑이를
버린다는 것은 무모한짓일것 같고
날아다니는 이넘을 내가 무슨 수로 이기겠는가?
결론을 내렸다.
이판사판 무서움을 안고도 침착하게 긴장속에
어떻게든 이넘의 목숨을 끊어 놓는 길이 상책이란 생각에
놓쳐버린다면 어쩔 수 없이 한참을 실갱이하여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내쫒는 수밖에 없겠지만 일단은 목숨을 끊어놓기로 작정했다.
 
수세미와 청소용 칫솔사이에 날 잡아봐라 하는듯 버티고 앉아 있는 요넘.
무서워 환장하겠는데도 살며시 수세미로 커다란 말벌을 덮어버리는데 성공했다.
그래도 안심 할 수 가 없어 치솔로 끝까지 숨통을 끊어 짓이겨 부렀다.
뜨거운 물이 있다면 뜨거운물까지 부어 온탕을 시켜 주었을것이고만?
살아나 날아갔다간 무서워서 내가 우리집에서
도망가야 할 상황이 벌어질테니 말이다.
밖에서는 나를 건들지 않는 이상 절대 난 너네들을 건들지 않거든?
그런데 왜 내눈앞에 나타나 나를 공포에 떨게 하고 겁을 주냐고?
그러니까 나한테 따끔한 맛을 봐야지.
사실은 나 너 말벌을 사망시키고 마음이 별루란다.ㅠ
근데 너를 살려주자니 넘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난 네가 벌레중에 제일 무섭거든.
날아다니는 벌레중에 제일 무서워.ㅠ
그나저나 우리집에 어떻게 침입했니?
난 그것이 의문이어서 너를 없애고도 마음이 불안하다.ㅠ
말벌아~네가 우리집에 침입하지 않았다면 넌 더 오래 살 수 도 있을텐데
네 운명은 여기까지 인가 보다 그야말로 어디까지나 내 신상에
닥칠지 모를 겁나는 마음에 너를 해치기는 했지만 정말 미안하다이.ㅠ
글을 쓰면서야 이눔의 벌레들 귀뚜라미와 말벌이 어떻게 우리집에
들어 왔는지 이리 저리 곰곰 생각해 보니
어제 날씨가 좋아서 세탁실 창문을 활짝 열어 두었는데
방충망이 반대편쪽으로 가있어 뻥뚫려 버린 틈을 타서 이 두 녀석들이
우리집에 무단 침입하여 살해 된것 같다.ㅠ
 
순전히 깡패같은 볼라벤넘의 심술때문에 벌어진일 같다.
나는 절대로 방충망을 반대편으로 밀어 놓지 않고
늘 한자리에만 고정한체 사는데
볼라벤이 방충망을 반대쪽으로 밀어 놓아 벌어진 헤프닝아닌
헤프닝이다.
방충망이 닫혀진 상태인체로 두마리의 벌레들이 우리집에
나타났다면 난 몇날 며칠을 어떻게 우리집에 이 두벌레들이
들어왔을까 고민하고 짜증을 부렸을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
지금도 거센 비를 동반한 바람때문에 방충망을 제자리로
옮길 엄두도 못내고 창문만 닫아 두고 있다.
비가 그치고 바람이 잠을 잘때 세탁실도 컴방도
방충망을 꽁꽁 묶어 놓아야 할 것 같다.
 
으이그 이눔 무식한 바람아~
너 때문에 농민들 어민들 1년농사 다 망쳐 부렀당게야.
그나저나 너 왜그렇게 심통을 부리는거니?응.
이제 그만 좀 자제해 줄수 없겠니?
아님 조기~ 나쁜 사람들이나 좀 혼내주던지....
휴~
여름이 조용히 물러나질 않는다.
홍수아니면 태풍으로 우리들 마음을 마구 마구 할퀴어놓고 간다.ㅠ
우린 어떤 농사를 짓더라도
그져 풍년이길 바라는데....
풍년만을 바라는데....
 
자연재해 같은건 우리 삶속에 끼어 주지 않을텐데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이제 하루 하루를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해 보지만 한 계절 한 계절 마다의
자연재해의 심통부림도 이제는 내 삶속에 포함하여 그들을 맞을 각오도 하며
미리 미리 준비하는 삶의여유를 가져보고싶다.
말하자면 너무 많은걸 바라지 말자는 것이다.
물질적인 욕심많은 너무 부리지 말자는 것이다.
어느책에서인가 글을 통해서 읽었나?그랬다.
농사를 지으면 나만 먹으려 하지 말고 나누어 먹어야 한다고.
땅속에 사는 두더쥐나 지렁이 등에게도
네발로 걸어다니는 동물에게도
날아다니는 새들에게도 먹을것을 남겨두고 농사를 거두라 했다.
그럼 나는 수확양의 70%정도만 만족하고 먹어야겠네?
 
나는 이 귀절을 몇번이나 읽고 또 읽었다.
내 삶의 좌우명에 포함하고 싶었고
몸소 실천하기로 마음 먹었다.
당연히 내가 농사를 짓는 다면 그리 할 참이다.
평생 행복하고 싶으면 땅을 일구라는 말도 누군가 했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불행은 나도 싫다.
불행이란?
가족중에 큰 병에 걸린일 말고는 불행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평생 행복하고 싶으니 언젠가는 손바닥만 한
텃밭이라도 일구며 살고 싶다.
내 자식을 사랑하듯 그렇게 농작물을 가꾸며....
나는 자연을 무척이나 사랑하는데
자연은 왜 가끔 이렇게 우리를 혼내주는 것일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