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야 친구는 점심 뭐 먹었니

친구야
오늘은 날씨가 그래도 견딜만 하지?
불과 며칠 사이로 우리집 거실벽에 걸린 온도계에 변화가 생겼어.
내내 30~33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오늘은 온도계의 앞자리숫자 3이 2로 변했네?
그저 신기할뿐이야.
수시로 변하는 기후는
내마음과 흡사한것 같아....
하루면 수도 없이 변하는 내마음....
맑았다 흐렸다 주륵주륵 비가 내렸다가....
요즘 계속 썩 편치가 않다....ㅠ
 
내 친구는 오늘 점심에 어떤 요리를 먹었을까?
나는 월남쌈을 먹었어.
월남쌈을 알게 된 계기가 있지.
40대 중반의 나이였을때 직업으로
아이돌보미일을 했었는데 형제인
두녀석을 돌보았었지.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였지만 내맘이 많이 상하기도 했었는데
이 녀석들의 엄마가 자기아이들을 잘 돌봐준다고
나를 많이 좋아했지.
양과음의 세상이치지 뭐야....
 
우리 아이들을 언제 초대하겠다고 해서
하루는 우리아이들과 함께 이 녀석들(찬이와현이)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글쎄 듣도 보도 못한
요리가 먹기도 아깝게 갖가지 색상의
채썬 채소들로 예쁘게 한상 가득 차려친거 있지.
바로 월남쌈이란걸 난 생 처음 먹어 보았는데
음식에만 유난스럽게 낯갈이를 하는 나인데
별 거부감 없이 맛나고도 배불리 먹기도 했을뿐 아니라
무엇보다 채소에 별 관심이 없던 나로서는 채소를 듬뿍 먹게 되는
요리인 월남쌈에 글쎄 반하고 말았지 뭐야.
 
우리 아이들이 학교 다닐때에는 가끔 각종 채소를 가늘게 채썰어
채소먹는날쯤 되어 맛나게 먹던 추억이 있기도 하고
모처럼 채소좀 듬뿍 먹고 싶어
먹어야지 먹어야지 하고 미루다가
오늘은 게으름을 훌훌 털고 월남쌈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어.
우선 파프리카를 젤루 맛난 색깔 노랑색을 씻구(주황색은 없어서 못 샀거든.ㅎ)
보라색 양배추도 씻고
브로콜리도 씻구.
맛살은 전자레인지에 익혀 자르고
브로콜리도 잘게 잘라 귀찮아서 물에 데치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익혔어.ㅎ
 
파프리카와 양배추는 채썰고.
입안에서 뭔가 좀 새콤 달콤한 맛의 식감이 느껴져야
월남쌈은 맛이 나더만?
그래서 단무지도 준비했지?
넓은 접시에 파프리카와 보라색양배추 단무지 맛살 브로콜리
냉장고에 있는 채소만 준비해서
전기주전자에 물을 팔팔끓여 냉면기에 담고
라이스페이퍼를 준비한 물에 적셔 나긋 나긋 녹여두고
마트에서 사다 놓은 월남쌈 소스를 커피스푼으로
한숟갈씩 끼얹어 한입에 쏘옥~
맛이 어뗐을까 궁금하지 않아?
음 마침 장이 비워진 상태이니 맛있었지.
 
그런데
많이들 혼자 먹는밥 좋아하지 않잖아.
나 역시도 혼자 먹는 밥이 정말 싫어.ㅠ
혼자라서 맛이 반보다 더 줄은 맛이었어.
음식은 역시 적어도 4명은 모여 먹어야
최고의 맛을 느끼는것 같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만 있다면
혼자 먹는 식사시간만큼은 이웃들과
집에 있는 반찬 한가지씩 들고와 다함께
수다와 웃음이라는 최고로 맛난 찬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면
그보다 행복이 어디있을까?
구치?
 
혼자서 쓰러지지 않을려고
입속에 음식을 집어 넣고 있는 나 자신이
불쌍해 보인다는 생각도 들더라.
걍 한끼쯤 굶어 버리든지
대충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면 떡 미숫가루등으로
때워버려도 될일을 먹고 살겠다고
나를 위해 한상 차려 먹고 있는데
웃음도 나오구....
친구야.
이런 내모습 어떼?
잘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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