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8일 결혼한 저희딸아이가 신혼여행을 갔다가 14일날와서 시댁을 다녀 15일 저희 집에를 왔답니다.
여행다녀온 기념품과 시댁에서 정성들여싸주신것 이것저것 바리바리들고요.
저는 사위하고 딸아이가 색동한복을 곱게차려입고와서 할머니께랑 저희에게 인사를 드리겠지하고 생각했었는데요 웬걸 사위는 깨끗한 남방차림에 운동화 딸아이는 펑퍼짐한 박스티에 쫄바지 슬리퍼를 신고 왔답니다.
저희에게 인사를 한다고하기에 우린괜찬으니 이따 할머니 교회에서 돌아오시면 인사올리라고하고 여행다녀온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물었죠. ''근데 어제 시댁에 한복은 입고간겨 인사는올리고 하루밤자고 아침 진지는 직접해드리고 온겨"  돌아오는답이 "아니 우리그냥 둘다 슬리퍼 신고 그냥 이렇게 갔다왔는데,왜 엄마"  헐~~~
저는 깜짝 놀라 되물었죠 "아니 새색시가 결혼하고 처음 시댁에 가는건데 어떻게 슬리퍼를 신고 갈수가있어
말도않돼 한 삼년은 아니 일년 만이라도 명절엔 시댁에갈때면 꼭 둘이 한복 곱게차려입고 시댁에가야 예의라고 했는디 신행 첫날부터 슬리퍼신고 갔다니 말이되냐 응"  딸아이 엄마요즘 누가 한복입고 다녀 시대가 어느시댄디
하더군요 그래도 신행 첫날이잔여 오늘이라도 둘이한복입고 하룻밤 시댁에서 잘 준비하고 내일 아침 진지해들릴
맘먹고 얼른가라고 그랬죠.  엄마 내가 한복입고 부엌에 왔다갔다하면 아마 아버지랑 엄마가 걸리적 거린다고 얼른 나가라고 할건디 하네요 시부모님을 아버님 어머니도 아니고 아버지 엄마라고하네요.
점심을 먹고 저희들 집으로가는 아이들에게 또 당부를 해서 보냈답니다.
오후 5시쯤 마음이 않놓이는지 제 남편이 아이들 에게 전화를 해보라하시길래 딸아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않받아서 사위에게 전화했더니 받네요  예 어머님 무슨일 있으세요? 아니주연이가 전화를 않받아서    아예어머님 주연이 지금 친구들 하고 극장에 갔는데요어머님   헐~~ 지금당장 전화해서 극장에서 나오라고 하고 얼릉 챙겨서 본가에 가야지  왜 말을 않들어.  예어머니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있으니 딸아이 전화가 걸려왔답니다.
  어~엄마 전화했네  극장에 갔다면서 얼릉나와   않돼 지금 막들어 왔는데   그냥 나와서 얼릉 시댁에 가라구    엄마 나중에 갈께 나중에 가서 하룻밤 자고 진지도 해드리고 올께 근게 엄마 걱정하지마  
않돼 오늘 지금해야지 오늘 않하면 자식 교육 잘못 가르켯다고 엄마아빠 소리들으닌까 꼭 오늘가 알았지 엄마가 있다가 너희 시댁에 전화 해볼랑게알았지 하고 전화를 끈었답니다.
마음이 놓이질않아서 또 저녁에 딸아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 글쎄 가라는 시댁은 않가고 저그들집에서 친구들하고 고기 구워먹고 있다네요.  딸아이 하는말 "내가 아버지 한테 전화해서 친정엄마가 이러고 저러고 하신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않와도 되니까 걱정말고 푹 쉬라고 하시면서 친정엄마가 전화하시면 이아버지가 잘말씀드릴테니 걱정하지말거라 그러셨으니 엄마 걱정하지마 나 잘할랑게   아니!! 이래도 되는겁니까?
할수없이 사돈댁에 전화를 했더니 안사돈이 전화를 받으시네요.
안녕하세요 저 주연이엄마예요  이런저런 인사말씀을 드리고 저는 어제  애들이 당연히 한복을 입고 시댁어른들을 뵌줄알았는데 슬리퍼를 신고 갔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찿아뵙고 인사드리고 하룻밤자고 아침진지까지해드라고 했더니 집에서 친구들하고 고기구워  먹는다네요.정말 죄송해요.   아니뭐 괜찬습니다 요즘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그런걸 따지겠어요. 저희는 며느리라 생각않하고 딸이라생각합니다. 새애기가 이쁘고 성격도 좋고 집에오면 앞치마 두루고 주방에부터 들어와  뭐든지 잘하기때문에 아버지도 새애기를 무척 예뻐해요 곱게길러 저희주셨는데 저희가 잘할께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아니 그래도 오늘은 사돈이 잘못하셨어요 애들이 찿아뵙겠다고 하면 오라고 하셨어야죠.
처음이닌까 한번쯤은 할수있는일이닌까 그래 그렇게하는게 예의닌까 그래라 하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예쁘다고 너무 오냐오냐하시지 말구요 처음부터 가르킬건 가르키면서 예뻐해주세요
잘부탁드린다는 말씀과함께 전화를 끈었는데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저는 저에딸이 정말 잘못했다는 생각이드네요.
저희 어릴적 동네 누구라도 결혼하면 몇년은 색동한복 곱게입고 동네에 나타나면 어르신들이 모두나와 아이고 곱다  누구네 사위아녀  누구네 며느린가벼 하면서  함박웃음지으며 언제까지나 바라보시던 그 옛 생각에 내딸아이도 그래주기를 바라는 제 마음이 너무 컸을까요.^^
 
  저는 오수면 사돈댁은 남원시 주천면 애들은 남원시내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