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

그제에 이어 오늘도 치과에 오라해서 치과에 왔다.
의사선생님이 좀 어떠냐 물으신다.
그렇게나 많이 아팠던 이가 치료받고 약먹고 하니 신기하게도
거의 다 나을만큼 아프지 않다고 했다.
의학의 힘이 사람을 참 기분 좋게 한다.
치과를 다녀온후 오전중에 볼일이 하나 더 있어
일치감치 치과에 갔다.
다행이 환자가 한사람 뿐이어서
기다리지 않고 치료를 받고
횐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초록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는 보이지 않는데도 비가 오려는지 후덥지근 날씨가 덥다.
 
금새 비가 올것만 같아 만약을 대비해서(어제는 실제로 소나기에 날벼락을 맞아쓰니깐.ㅋ)
양산을 들고 갔던 터라
조금이나마 시원하고자 양산을 쓰고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허리가 절반은 굽으셔서 90도 각도쯤 되어 보인다.
키낮은 지팡이를 짚고 계신다.
나는 허리가 많이 굽은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으면 저리 되셨을까.....
마음이 짠한데다 우리 엄마 역시도 이제 겨우 칠순이신데 젊은 시절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기에 몇년전 부터 몸도 많이 여위고
허리가 많이 휘어져 계시는데 엄마까지 떠올라 더더욱 마음이 짠하다.
 
그 누가 할머니 하면 꼬부랑 할머니를 연상케 하였단 말인가?
나도 꼭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내가 나이들고 보니 그게 아닌것을....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하다보니 병이 생기고 몸이 허약해져 그리 되는 것을.....ㅠ
어릴때는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모르니 허리가 굽은 할머니를 굽어도
왜 저럴까?하고 궁금하기만 했었지만 
어느새 나도 나이가 들어 이해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이지.
이제라도 철이 들어 어머니의 삶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할머니께 말을 건넸다.
할머니~
허리 많이 아프시겠어요.하니까
할머니께서도 할머니의 삶이 한스러우셨던지 네 많이 아퍼요.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도 젊을때는 칭찬 많이 듣고 산 사람이예요 하신다.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네 그래요.하며 횡단보도를 건널동안 할머니 보폭에 맞추어 양산을
씌워 드리고 얘기를 나누며 횡단보도를 건넜다.
허리굽으신지 오래 되었냐고 여쭈었더니 아니라며 금새 이렇게 되데요.하신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서로 갈길을 가야했기에 할머니 안녕히 가세요.하고 인사드를 드렸더니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고맙네요 젊은 사람들은 노인네들한테 아무도 말걸지 않는데
말을 걸어주고 하십니다.나는 미소로 인사드렸다....
 
또다시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나는 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또 다른 할머니가 옆에 계시기에 말을 건넸다.
할머니는 손뜨게질로 짠 예쁜 모자를 쓰고 계셨기에
할머니~모자 누가 짜주신거죠?라고 여쭈었더니
기다렸다는듯 우리 막내딸이 짜주었어 하신다.^^
두 어르신께 말을 건네고 느낀점은
첫번째 어르신의 경우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전에도 들었지만 나도 짐작은 해보지만
사람은 누구나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지만
나이들어 늙고 초라한 모습도 서러운데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잘 않는 당신의
삶이 서럽기만 할것 같다.
 
실제로 공부할때 배운것 처럼 노인들의 고민이 경제력.외로움.건강등등이라고 했다.
노인들의 외로움이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말벗이 많이들 그리운분들이시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며 키워주신 부모님이신데 그넘의 웬수같은 자식들은
무슨생각으로 사는 건지....
나 역시도 반성해 보고자 한다.
두번째 뵌 어르신.
역시나 나이가 들어서면 자식 손주 자랑 하는 재미로 사시는게 확실한것 같다.ㅎ
부모란 자식이 내게 잘 못해도 남들앞에서는 엄청 잘 한다고 자랑하신다.
물론 여기에는 당신의 자존심이 포함 되어있음을 우리 자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부모님께 자랑거리가 될 자식노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한다.
 
잠시 몇분의 대화였지만
분명 두분 어르신들은 내가 말을 건네 기분 좋고 행복하셨을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참 괴짜같다.
길을 걷다가도 대중교통인 버스나 택시를 기다릴때도
생판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취학전의 아가들을 보면 너무 예뻐서
말을 걸며 인사를 하고 어르신들에게도 말을 건넨다.
참 용감한 사람이다.ㅎ
우리나라의 정서상 나를 웃기는 사람으로 볼 사람이 좋게 보는 사람보다 많을테지만
나는 진정 국보급 수다쟁이인게 분명한것 같다.ㅋ
때론 여학생들에게도 건넨다.
하지만 남학생이나 할아버지들에겐 거의 말을 건네지 않는다.
그냥 거리감이 느껴져 말을 건네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
내 나름의 어떤 생각때문이지만 여기에 밝히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이제는 어르신들도 의학이 발달하여 그만큼 장수 하시고
우리가 어릴때 처럼 나이가 많이 든다고 해서 노랫말 처럼 꼬부랑 할머니는
그리 많지 않으시니
내가 하고픈 말은 이 시대를 짊어지고 갈 취학전의 새싹들에게
그림등을 통하여 나이가 많이 먹는다고해서 꼬부랑 할머니라는 인식을
굳이 아이들의 머리속에 심어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내말이 틀렸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