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에

오늘은 우리 두사람 내편과의 특별한날
말하자면 기념일이다.
젊은이들의 만남 몇일기념일 하듯이....
우리는 아직 세월의 무게라는 표현까지는 감히 말할수 없겠지만
적어도 1년.2년.3년....
주년 기념은 꼭 기억하며 대접받고 싶다고 해야할까?
어느날 곰곰 생각해 보았다.
남자들이 들으면 발끈하겠지만 부부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아야한다면
서로가 잘 해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다.
 
특히 남자는 여자.
남편은 아내한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생각을 하고 사는 남자라면 무슨 말인지 감지 할것이다.
내편이란 사람은 나를 많이 챙겨주고 아껴주고 내 마음을 꽤나
편하게 사람임에 틀림없지만 남자라는 특유의
무뚝뚝함과 표현에 상당히 어둡고 둔한사람이라고 할까?
속마음은 분명 아닌것 같은데 어떤 상황에 맞닥들였을때
이 말을 해주었으면 하고 나는 바라지만
자기 딴엔 표현한답시고 여러가지 말을 꺼내보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원하는 답을 끝내 말하지 못한다.
내편만 이리도 둔한걸까?ㅠ
 
하지만 나는 이해를 해야했다.
그 점이 싫고 미워도 마음에 안들어도 사람이 그 모양이라고 해야하나?
크고 작고 깊고 얕고 넓고 좁고 그릇의 크기가 제각각이듯
내편의 그릇 또한 그중에 하나에 속할테니까....
그래도 내편이 예쁜건 마음에 드는점이 들지 않는점보다
훨씬 많기에 내편에게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이다.
100점 만점에 80점은 주고 싶다.
어쩌면 내편은 나머지 20점을 채우려고 노력도 하지 않을테고
어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채울수 없는 문제점 들일수도 있다.
결코 바꾸기 쉽지 않은 천성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점에서 보면 남자들은 정말로 진짜로 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는 지금껏 남편이 함께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나를 잘 알것이고 내 마음도 읽을 수 있을터
뭐든 알아서 해주기를 바랐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도 그러한 센스쟁이 매너짱같은 남편인 내편을 원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관심이 없나보다.
하지만 어떡하랴.
천성이란것이 존재하는것을....
이제 나도 그 어떤 만족감 같은것을 통하여 
쬐끔은 한발 뒤로 물러서서 바라 볼 줄 아는 사람이 된것 같다.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나는 이렇게 변했다.
어떤 기념일을 두고
농담인듯 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는 나의 한마디.
나는 내편에게 몇달전부터
몇일전부터 미리서 몇월며칠이 무슨날인지 알지?
그냥 넘기기만 해봐
잊어버리기만 해봐
이집에 못 들어 오게 할테니까
혹은 나 삐져 버릴테니까 하고 반협박성 광고겸 경고를 한다.ㅋ
 
어느 방송프로그램 부부상담전문가도 말한다.
남자들한테는 알아서 해주는거 기대하지 말라고.
모른다고.
그러니까 말을 해서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나역시도 살아보니 그분 전문가의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내마음 몰라준다고 알아서 기념일 안챙겨준다고
전혀 정말로 모르는 남자에게 바라는건 어리석은 일이라는걸 알게 되었다고 할까?
살아온 세월이 가르쳐 주는것 같다....
미혼여성이나 기혼여성들이 원하는 걸
말하자면 여자들이 원하는걸
눈빛만 보고 얼굴 표정만으로 알아서 척척 해결해주고 챙겨주는 매너짱.
센스만점의 남자는 내 보기에는 분명 있지만 드문것 같다.
 
그나마 말을 해주면 그러냐고 그랬냐고 알았다며
미안해하며 미소지으며 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남자라면
나는 기꺼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니 준다.
말을 해주어도 그깐걸 꼭 챙겨야 하느냐는 식으로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
통하지 않는 남자라면
더이상 대화의 창을 열어 둘 수 가 없는 남자이므로
대화의문을 꽁꽁 닫아 걸어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의 특별한 날.
내편은 고맙게도 예쁘게도 잊지 않고 내가 간소하게 원하는것에 동참해준다.
오늘은 ******기념일이니 기차또랑가서 칼질이란걸 해보자고.
참외를 깎아 통에 담아 넣어 두려고 참외를 깎고 있는데 내편이 퇴근해 왔다.
모처럼 최근 들어 가장 일찍 퇴근을 한것이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나는 하던일을 멈추고 일하느라
땀범벅이 되어 퇴근한 내편을 와락 껴안으며 뽀뽀세례를 퍼부었다.
우와~ 이렇게 일찍 어쩐일이야?
내편은 오늘 회사에서 직원 몇사람이 안전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일로 오늘은 좀 일찍 퇴근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지간에 내편이 일찍 퇴근한일이 나는 중요하기에
기분이 넘 좋아 행복하기까지했다.
씻고 좀 시원해지면 식사하러 가자고한다.
그러자고 했다.
내가 무지 무지 좋아하는 프로그램 6시내고향이 끝나면 가자고 했다.
도보로 적당한 거리에 위치에 있는 또랑(레스또랑)에 갔다.
나는 지난해 부터였던가?
드라마에서 보면 근사한 식당에서 우아하게 폼나게  칼로 잘라
먹는 연해보이는 살코기 스테이크가 그렇게도 먹고 싶었다.
 
오늘도 텔레비젼에서나 보았던 핏물이 살짝 보이며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를
상상하며 메뉴판을 살폈다.
나는 가족들과 행사때 함박스테이크라는건 몇번 단 한점 맛만 보았지만
이 요리는 내 입맛이 아니었다.
맛이 뭔가?
나는 비위가 상해서 먹지를 못하겠다.ㅠ
그래서 이후로는 함박스테이크는 이제 입에도 대지 않는다.
혹여 그따위 음식이 나올까봐 음식메뉴판을 살펴보다가
써빙한테 이 요리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건지 물었다.
 
저는 잘 모르는데요?
정말 어이가 없다....
나는 음식점 직원의 말에 살짝 빈정이 상했다.
가서 알아볼게요 하더니 이번엔 좀더 고참인듯 직원이 와서는 같은 말을 또하게 한다.
이 사람 또한 가서 물어볼게요한다.
정말 어휴 짜증나서 원....
모처럼 원하는 요리한번 먹어 보려고 했더니
시원시원하게 요리에 대해 설명하나 못하는 직원들만 다녀가다니....ㅠ
첫번째 주문 받으러 온 직원에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방에가서 요리하는 주방장한테
물어보면 될것을 쓸데없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직원한테만 물어보고....ㅠ
나도 직장생활을 할때 알게 되었지만
질문이 있을때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물어야 한다.
쓸데없이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물어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면
짜증만 나고 실망감만 크고 시간낭비이니 
내가 원하는 답을 곧바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잘 찾아 질문을 해야하는데....ㅠ
 
두 사람 모두 내가 원하는 설명을 못 해주기에 믿음이 가지 않아
나는 행여 비싼 돈주고 주문한 음식을 비위상해서
못 먹게 될까봐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
폭찹스테이크라는 음식을 주문했다.
약간 얼큰하니 양념은 입에 맞았으나 내가 물었을때
직원이 소고기라고 했는데 양념을 걷어 내고
식사용칼로 잘라도 잘 잘라지지도 않을뿐아니라
고기도 소고기가 아닌 영락없는 돼지목살이었다.
1인분에 15,000원이면 아무리 적은양이라해도 소고기가 아닌것 같은데
소고기라고 말한 이유는 뭘까?
 
메뉴판 설명에도 목살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소고기에도 목살이라는 부위가 있나?
내가 알기로는 없는데....
양념을 걷어낸 고기는 아느쪽에는 기름덩어리만 있고
얇디 얇은데다 고기가 삶아 말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잘 썰어지지도 않았고 그렇지만 이 모든걸 참고 맛나게 먹고 있는데
고기를 씹었더니 이가 어찌나 아프던지....ㅠ
그래서 확인해 보니 뼈도 아닌 고기인데 말라 비틀어져 있어
이가 아플정도로 잘 씹어지지 않았던 것이다.ㅠ
매사 정확한 성격인편인 내 성격 같아서는 당연히 이런 저런
빈정상한 일들을 계산할때 큰소리는 아니지만 손님한테 미안해하고 반성할수 있도록
칭찬을 겸한 타이르듯한 말로 사장님이 내 입장이라면
어쩔것 같느냐는 식으로  한마디 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나마 음식이 입에 맞았다는 이유와 또랑의 분위기와 주위분위기에 빠져
내고장의 음식점이기도 하여 아무말 하지 않았다.
음식점에서 음식이 나왔을때나 먹는 도중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음식안에 먹지 못할 이물질등이 나왔을때도
나는 그냥 넘기지 않는다.
내가 따져 물을때 식당 주인은 연신 내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하게끔 말을한다.
그중에는 한대 쥐어 박고 싶을 만큼 말도 안되는 내가 훤히 알고 있는
거짓말을 섞어가며 사과하는 밉상인 주인도 있다.
이런 음식점은 사과를 받았을지라도 다신 그집을 찾지 않는다.ㅠ
 
내안의 몸에 베인 인사마져 하지 않고 나오지만
진심으로 자기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주인에게는
나는 웃으며 수고하세요.
안녕히계세요.하며 인사를 하고 나오고
다시 찾기도 한다.
음식메뉴도 희한한데다 음식에 대한
설명조차도 모르는 직원을 세워 놓고
무슨 장사를 한다고 하는지 원....
이건 순전히 주인잘못이다.
손님을 뭘로 알기에 어휴 어쩜 이리도 온통 속임수들만 쓰고
서비스라는건 안중에도 없는지 오늘도 내가 원하는 연한 살코기덩어리 스테이크는 못먹고
기분 좋은날에 완존 실망이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