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앞에서

 
뉴스를 보고  알았다.
가끔 뉴스나 주위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연령대?
젊은 사람들에게서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말을 들은적있다.
불과 몇십년사이에 우리의 삶은 생각을 바꾸게 하였다.
역시나 옛말이 틀린말이 없다.
10년.20년.30년....
하면서 세월이 무상하게 흘렀을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잖아.라고들 한다.
정말이지 그 10년이란 세월은 사람도
주위의 자연도 물건도 색도 바래고 낡고
없어지고 참 많이 변하는것 같다.
 
실제로
우리 큰아이가 올해 27세인데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시절만해도
남아선호사상이 크게 자리하고 있어 반마다 남자아이들이 몇명씩은
꼭 많아 남자아이끼리 짝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어디 그뿐인가?
특히 **도 지역은 다른지역에 비해 가부장적인제도와 남아선호사상이 더욱
심했던터라 나는 첫아이임에도 우리 큰아이를 낳고
아들이 아니라고 시부모님도 시큰둥
애들아빠역시도 부모따라 서운하다며
분만하여 몸이 아픈 내 머리맡에서 맥주사다 오징어하고 먹고 있었던 기억을
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어디 그뿐이랴.
 
나는 미련맞게 가난한 살림속에서도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초음파로 뱃속의 아이의 성별을 검사하는일이 유행하던시절이었다.
나도 궁금하여 해보았다.
아들이 아니면 낙태를 해버리는일이 비일비재 하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둘째까지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며 딸임을 알았어도 낳아 길렀다.
하지만 나는 사고방식이 아들을 그다지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왕이면 아들도 키워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나도 둘째는 아들이길 바랐다.
둘째도 딸이라니 좀 실망은 스러웠지만 어쩌랴....
어디 이 세상에 내맘대로 할 수 있는일이 얼마나 있다고....
둘째녀석은 친정엄마가 산후조리를 해주셨다.
둘째를 출산하고 아이들아빠한테 이번에 딸이라고 전해 주었더니 얼마나 서운했는지
한달여 동안 산후조리를 하고 집에 갔더니 한달월급을 다쓰고 없다고 한다.기가막혔다.ㅠ
첫아이 날때 넘 힘들어서 아파서 이 아이만 낳고 낳지 않겠다고 작심했던 나이건만
이 멍청이는 그 고통도 서러움도 형편도 잊고 어쩌자고 대책없이 세번째아이까지 또다시 임신을 하고 말았다.
내가 멍청한짓을 한건 내가 원해서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내게 핑계라고 할지모르겠지만 아이들 조부모와 아빠가 원해서 그리된것이었다.
세째아이가 임신을 하니 이번엔 정말이지 아들이 아니면 어쩌나하는
조바짐에 이런 저런 생각에 임산부가 겪어서는 안될
스트레스를 겪으며 마음고생을 엄청했었다.
거기에 임신7개월이 되어서야 공주내요라고 말해주는 산파할머니의 말씀에
나는 아이들 할아버지께 이 사실을 말씀드렸다.
**도 말로 뭐라 하시는데 자껏 **버려라.하시는데 유산을 시키라는 말씀이었다.
나는 아이들 할아버지의 그 말씀에 완전 실망하고 말았다.
아이를 나혼자 만들어 키워야 하는것도 아니고
부부가 함께 책임지고 기르고 교육시켜야 하는일인데 나는 딸만 셋을 낳은일이
내가 저지른 죄인인냥 시댁은 물론 애들아빠한테까지도 제대로 대접 한번 받지 못하고 살았다.
농사도 고작 서너마지기 지면서 딸이라고 산후조리한번 해주지 않은 아이들 할머니셨다.
내가 딸만 셋을 키우면서 받은 서러움이 어디 이뿐이랴.
아이들을 셋이나 낳아 힘들게 키우고 있는데도 뭐하나 내게 도움하나 주지 않으면서
이기적인 시댁어른들께는 명절이나 휴가때 시댁에 갈때마다
내게 아들하나 낳아야지 하는 소리에 시댁에 더는 가고 싶지않을만큼 스트레스를 무려 40대초반까지 받고 살아야 했다.
애들할머니는 내게 누구네 며느리는 마흔몇살인데 아들 낳았다더라며 내게 스트레스를 주곤했다.
 
가난한 살림속에서 찌든 살림이며 육아 아이들 교육 모든일이 내몫이었던 생활들....
내몸도 좋지 않은데도 나는 바보처럼 참고 또 참으며 이 시간들을 견디며 살았다.
나의 결혼생활이란걸 되돌아 보면 분하고 억울하고 화만 치밀고 눈물만 흐를뿐이다.
어려운 환경이라 나의 보배둥이인 우리 세딸아이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것도 못해주고
아이들이 원하는것도 당연히 못해주고 아이들 가슴속에 마음에 상처까지 주며 키웠다.
세째인 우리 막내딸 강아지는 혼자 자란듯 어느새 훌쩍 자라
패션디자인이 되고 싶은 꿈을 갖고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첫째도 둘째도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여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고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
나는 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너무 너무 힘들었지만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준 우리 세딸이
지금은 멋진 성인이 되어있으니 너무 행복하고 좋다.
어떤 사람들은 아들이 없는 나를 가엾게 바라볼지도 모르겠지만
든든한마음이란게 무언지 모르겠지만 그마음의 충만이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 세딸아이들이 있어 너무 너무 행복하고 세딸아이들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딸이 부모님을 생각하고 나라를 빛내기까지 하는 시대흐름은
나의 젊음을 받친 우리 아이들의 육아와 교육을 시킨 힘겨움에 내게 보상을 해주는것 같아 기분좋다.
나는 딸들만을 키우면서 우리 큰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니 친구같은 생각이 들게 되었고
내가 나이가 들면서 엄마에게는 반드시 딸이 빛과소금처럼 꼭 있어야 하겠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다행히 우리 세딸아이는 내게 소중한 보배둥이며 나의 친구처럼 성장해 가고 있다.
어린이날에도 생일에도 별로 해준게 없으니
지금 성인이 되어있는 우리 아이들일지라도 지금이라도 엄마로써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다.
엇그제 뉴스에서는 요즘엔 남아선호사상이 어느정도 잠재워져
학교에서도 우리 큰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던시절과 반대로 여학생이 많아 남자짝이 없다고 걱정같은걸 한다.
한 여교사에게 인터뷰를 하니 요즘은 여자아이가 많아 남자아이들이
여성화 되지 않을까 염려 스럽다는 말을 한다.
내가 여자라서 이렇게 말하는지 모르지만 섬세함 하면 여자인데 이 세상 살아가면서
섬세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차분함의 상징인 여자.
남자가 설사 여자처럼 변하여 산다고 해서 나쁠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이 세상은 남자가 할일 여자가 할일이 따로 있기도 하지만
내마음대로 할 수 없는일이지만
여자로 태어나야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고 세상을 살아가기가 쉬울지도 모른다.
이건 반전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다시 세상에 태어날수 있다면
하늘은 나는 새가 되던지 아니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다만 나는 사람들이 남아선호사상
혹은 여아선호사상에만 빠져 있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남여 성비가 어느정도 맞았으면 한다.
이 세상은 여자들끼리만 사는것도
남자들끼리만 사는것도 결코 좋지도
재미있지도 않을테니까 말이다.
균형이란것.
조화라는게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