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으로

 
오늘도 지난번에 이어
두싸이클째
6차 항암주사를 맞으러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갔답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오전 9시까지 오라고 하더군요.
일찌감치 서둘러 병원에 갔지요.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환자인냥
누가 대학병원아니랄까봐
과마다 환자와보호자들이 빈의자가
없을정도로 붐비더군요.
무슨 환자들이 그리도 많은지 서로들 얼굴보며 놀라합니다.
 
새 사이클이 시작될때마다
채혈.채뇨 심전도 영상의학과검사를 해보아야하나봅니다.
가는곳마다 기다려야 할 상황인데
때로는 빈의자가 없어 편찮으신 아빠께서도
잠시 서계시기도 했구요.
몇곳을 들러 4가지 검사를 마치고
항암주사를 맞는 주사실로 갔지요.
점심때가 다가오니 간호사가
환자점심 주문할거냐고 묻더군요.
아빠는 아직 생각없다셨습니다.
우선 2종류의 크고 작은 수액을 맞았지요.
수액을 다 맞고 나면 그 다음에는 밤색비닐덮게로 싸여진 항암제를 맞는답니다.
 
발빠르고 머리 좋은 상술의대가인 사람들이
음식점 메뉴 스티커를 주사실 침대마다에 비치에 두었더군요.
요즘 저두 밥맛이 별루인데다 속도 안좋은데 때마침
갈비탕.설렁탕.불고기.육개장등 고기메뉴와
중국음식 두곳의 메뉴가 있더군요.
고기류는 아빠께서 이가 좋지않아
가위가 있어야 드시고 양이 아빠와 제가
먹기에는 너무 많고
그렇다고 한그릇은 배달도 되지 않는다하고 좀 고민스럽더군요.ㅎ
이중에 만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중국음식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짬짜면이라고 아시는지요.
 
동그란 그릇의 중앙에 칸을 만들어 두가지 음식을 담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릇이있지요.
이 그릇이 탄생하게된 동기는 우리 모두 중국음식을 시키면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이 두음식을 놓고
어떤것을 먹을지 한번쯤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역시도 늘 고민하구요.
짜장면 시키면 짬뽕이 먹구 싶고
짬뽕을 시키면 짜장면이 먹구 싶고 그래서 어떤 사람이 이 두가지 음식을 모두 한꺼번에
먹을 수는 없을까 궁리끝에 바로 이 짬짜면이라는 음식이름이 탄생되고
아울러 이 그릇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하는말을 들었지요.ㅎ
도대체 왜 짜장면과 짬뽕앞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을지 쉽게 결정을 못하고 고민하는거래요?
다른음식은 그딴 고민 거의 하지 않는데 말이어요.ㅎ
그런데
오늘은 한 그릇에 5,000원 하는 이 짬짜면이 위풍당당 위력을 과시하였답니다.ㅎ
 
아빠도 저도
많은 양의 음식을 못 먹기에
남기면 돈도 낭비이고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에 또 한번 나쁜짓을 하는 셈이 되기에
저는 아빠한테 스티커 메뉴판을 보여드리며
아빠 우리 짬짜면 하나만 시켜서 먹게요.라고 제안을 했지요.
아빠도 그리하라고 하셨지요.
전화로 하나도 배달되냐니까 된다지 뭐예요.
정말 신나더라구요.ㅎ
음식맛도 좋구 짜장면 하면 생각나는 단무지도 맛나더군요.
아빠는 매운음식을 전혀 못 드시기에 짜장면을 드시고
저는 속도 안좋고 몸도 아프고 답답한터에 얼큰한 짬뽕을 먹구 정신을 차리고 싶었지요.ㅎ
 
우선 아빠께서 짬뽕 한가닥을 드시더니만 안매웁다하시더라구요.
눈으로 보기에는 매워보이는데말이어요.
성격 급하기가 국보급인 우리아빠.
바로 아이고 매워라 하십니다.ㅋㅋ
저더러 너 매워서 어떻게 먹을래 하십니다.
우선 홍합먼저 건져먹고
볶은 양파등을 먹고 면을 먹기 시작했지요.
오메 오메 얼마나 맵고 뜨겁기도 하고
눈물을 닦아가며 매워서 기침을 하면서 먹었지요.
말하자면 그릇의 반쪽에만 담아져 있는 짬뽕인데
맛도 있고 양이 어찌나 많은지 배가 부를정도였답니다.
국물은 배가 불러서 두모금 밖에 안마셨구요.
우리 아빠도 배부르다고 하시면서도
반대쪽에 있는 짜장면을 국물까지 맛있다고 드시는거 있죠?ㅎ
 
오늘 점심값 5,000원으로
아니다 저 혼자로 따지자면 2,500원이네요.ㅎ
맛있어서 만족하고
양이 많아 만족하고
가격면에서도 만족하고
암튼 오늘 점심값 5,000은 대만족
행복이었다는 얘기 들려 드립니다.
어떼요?
우스워요?
웃어주신다면 저 또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