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곧 나?

습관이란?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오랫동안 되풀이하여 몸에 익은 채로 굳어진 개인적 행동.
이번주 내내 아빠를 모시고 병원을 다니는중이다.
대중교통인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중인데
나는 다리가 늘상 만성통증으로 고통을 받으며 살지만
그래도 어지간해서 자리에 잘 앉지를 않는 사람이다.
도시에 살때도 시내버스나 전철을 타서도
자리에 잠시 앉았다가 어르신이나 아이를 동반한 엄마나
임산부등등 반드시 자리에 앉아 가야할 사람들이
차에 오르면 나는 재빨리 일어나 그분한테 가서
여기 앉으시라며 자리를 양보하곤했다.
 
그런데
나이때문인지
건강상의 이유때문인지
내가 가야할 목적지까지 한시간을 달리는 버스에 오르면
나는 어느날 문득 나도 모르는 사이 이상한 습관이 몸에 베인것 같아
빙그레 웃음이 나오기까지 했다.
전주행 버스를 자주 이용한지도 어느새 반년이란 시간이 흐른것 같다.
손님이 없어 대부분 텅텅 빈듯 빈자리가 많은체로 운행되는 버스....
괜히 내가 버스회사 사장이라도 된듯 난 속으로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도 어떻게 버스회사를 운영하는지 하는
염려아닌 염려를 할 때도 있다.
나만의 오지랍일것이다.
 
버스에 오려면 나는 늘 운전석 뒷줄에 자리를 잡는다.
뒷줄중에서도 운전석 바로뒤는 바퀴때문에 불편하니까
운전석뒤로 앞에서 부터 세번째나 네번째자리만 앉는것이다.
운전석 반대쪽 자리는 아예 앉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자신에게 물었다.
근데 왜 운전석 뒷줄에만 앉으려 하는거지?
나도 알 수 없다.
앞에서 부터 세번째나 네번째 자리를 고수하는건 나의 의도된 자리이지만 말이다.
하긴 들은얘기지만 운전석 뒷자리가 조금이나마 안전하다는 말도 들었다.
내게 생긴 습관은 안전에 관한건 아닌것 같다.
세번째도 네번째도 그 뒤에도 한사람이라씩이라도 앉아 있으면
그때도 반대쪽은 비어 있어도 거들떠 보지도 않고 구냥 내가 지정해둔(ㅋ)
그자리에 다른 사람과 앉아갈정도다.
 
덩치도 한덩치하고 몸도 늘 좋지않고 더구나 차를 탄다는 일이 내겐 너무도
힘들고 피곤한 일이어서 차만 타면 잠들게 되고....
그래서그런지 다른사람과 앉아 가는 일이 어지간이 부담이 되고
신경이 쓰이고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혼자 앉기를 좋아한다.
내가 이런 사치를 부리는건 다행히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 버스가 아닌
빈자리가 많은 버스여서 그렇고 나는 그 덕분에 골라 앉는 재미에도 빠져 있는듯하다.
사람이 많아 내옆자에 사람이 앉았을땐 내주머니속에서
사탕하나 꺼내어 나누어 먹기도 하구....ㅎ
나쁜 습관.버려야 할 습관까지는 아니라고 생각되는 습관이지만 내가 왜 이런 우수운습관이
몸에 베어 운전석 반대편에 앉아 가면 괜히 이상하고 혼자 앉아가도 불편한지 모르겠다.
짜증이 날 정도로 운전석 반대편은 앉기가 싫다는 얘기다.
 
습관은 곧 성격인 걸까?
나 자신.
내가 생각해도 지독하고 징하다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예를 들면 나만의 습관을 들추어 보자면
화장실에서 나올때도 그 수많은 화장실 들락거림....
나는 물묻은 슬리퍼를 반드시 세워 놓고 나와야 직성이 풀린다.
말하자면 마음이 편하다.
물묻은 슬리퍼를 세워 두고 나오지 않으면 응가하고
뒤처리를 안한듯한 찜찜함정도이다.
대신 우리 가족은 물묻은 슬리퍼를 반드시 세워 놓고 나오라고
수없이 말했는데도 그냥 나와 내가 들어갈때 양말이라도 젖는날엔
내게 말폭탁을 맞아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이 밖에도 집안에서 어쩔 수 없이 물건의 상표를 붙여 둔채 써야할 물건들 샴프나 바디클렌저 주방세제등등
이러한 물건들도 상표가 앞으로 나와 있어야지 뒤로 돌아가 있으면 내몸이 어떻게 되는듯 참을 수 가 없어
반드시 똑바로 놓아져 있어야 하고
이 밖에도 집안의 모든 작은 물건이라도 항상 제자리에 놓여 있어야 하고
그것은 그 물건이 필요할때 여기 저기 찾으러 다니는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 길들여진 습관인듯 하지만
좀 귀찮을수도 있는 일이지만 습관이 몸에 베게되면 전혀 불편하지도 귀찮지도 않게된다.
뭐든 똑바로 놓여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건조대에 빨래도 군대에 가보진 않았지만 들은대로라면 군대처럼
수건 하나를 널더라도 아래로 내려온 끝부분이 양쪽 똑같이 균형이 맞게 널어져 있어야지
삐뚤빼뚤 널어져 있으면 속에서 짜증이 올라온다.
 
어디 그뿐이랴.
나는 텔레비젼도 누운 자세로는 보질 못한다.
눈에 익혀 알던 배우도 제대로 알아볼 수 가 없고
암튼 누워서 보면 정말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때도 반드시 바르게 앉아서만 보아야 한다.
마늘을 깔때도 마늘의 가장 가까이 달라 붙어 있는 속비닐같은것도
나는 절대로 남겨두질 못한다.
그마져 다 벗겨내야 속이 시원하다.
오래전 마늘의 뿌리부분은 암을 발생하게 한다고 항상 잘라내야 한다고 들어
나는 그렇게 습관화가되었다.
그런데 성격상 비닐같은것까지 벗겨내는 내게 불과 몇달전 누군가에게 방송에서 들었다며
마늘에서 비닐같은거 반드시 벗겨내야 한다고 그것이 암을 발생시킬수 있다고 한다.
이것도 내 성격상이지만 그렇다면 내가진 습관이 정말 좋은 습관이 아닌가?
 
생선종류인 갈치의 반짝반짝하는 은빛비늘이 있어 보이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그런데도 나는 기어코 힘들더라도 갖가지 기구를 동원해서라도
갈치가 살만 남은체 알몸이 될정도로
비늘을 깨끗이 벗겨내야 직성이 풀린다.
가능하면 그렇게 비늘을 긁어내어 벗겨내곤 한다.
그런데 이 또한 좋은 습관인것 같아 기분 좋았다.
어디까지나 내 성격이었을뿐인데
어느날 텔레비젼을 보니 갈치의 비늘이
식중독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어
가능하면 갈치 비늘은 많이 벗겨내고 먹는게 좋다고 한다.
 
속옷을 입을때도 늘 오른쪽 발을 먼저 끼는 습관도 있다.
나는 내가 왼발잡이라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 잠깐 웃기는 짜장같은 말도 안되는
억지 소녀의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한다.
나는 어릴적 내가 왼발잡이인줄도 모르고
왼발을 다른 사람 오른발 사용하듯 그렇게 자유롭게 사용하니까
깨금발 뛰기를 해도 오른발은 금새 멈추어 버리게 되지만
나는 왼발로는 한참을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친구들에게 내 왼발이 오른발이라고 우긴 기억이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여
생각하면 웃음만 터져나온다.
난 지금 그렇다고 내 주장만을 반드시 관철하려는 그런 몰지각한 사람도 아닌데....ㅋ
 
습관.
습관중에는 좋은습관.
나쁜습관 버려야 할 습관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좋은이란 말이 들어가는 모든것을 좋아하는지
좋은이 들어가면 모두 내것으로 만들려 하는 욕심이 있나보다.
그 수많은 시간동안 변기의 물을 내릴때도
나는 솔직히 변기 뚜껑을 덮지 않은체 물을 내렸었다.
어느날 우리 부모님께서 텔레비젼을 보시고
변기에서 나오는 세균덩어리의 실체를 말씀하시며
당장 오늘 부터 변기 물내릴때에는 반드시 뚜껑을 내리고 물을 내리라하셔서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한동안은 그동안 몸에 벤 습관때문에
뚜껑을 열어 둔체 물을 내리곤 했는데
불과 몇개월만에 나는 완전히 내 몸에 수십년동안 베인듯
단한번도 뚜껑을 열어둔채 물을 내리지 않고 있음을 알았다.
아마 위에서 말한 물묻은 슬리퍼도 단한번도 그냥 두고 화장실을 나온적이 없는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나란 사람 지독하고 무서운것 같다.
어찌 보면 내몸에 베인 습관들은 모두 하나같이
참 좋은 습관인것 같아 잘 된일일 수 도 있지만
때로는 마늘도 바쁘면 비닐같은걸 벗기지 않고 먹을 수 도 있고
깜박하고 화장실 슬리퍼도 그냥 놔두고 나올수도 있는건데
나는 나 자신이 깜박했더라도 용서가 잘 되지 않는다.
 
손씻기 또한 하루면 나는 몇번을 손을 씻는지 셀수가 없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손을 씻지 않으면
난 정말 어찌 할 줄을 모를정도다.
마음이 개운치 않아서다.
아무리 추운 날씨에 찬물이어도 난 씻어야 한다.
그러기에 난 공중화장실에 들렀을때 수돗물이 나오지 않으면 정말 짜증난다.
걸핏하면 손을 씻게 되는데 내가 왜 이런 습관이 들었는지 사실 나도 모른다.
그런데
지난주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갔을때다 화장실에서 나와 나는 수돗가에서 양치를 하고 있었다.
손씻을 거라고 비켜 달라면 얼마든지 비켜 줄텐데 간호사까운을 입은 어엿한 간호사가 화장실에서 나와
손도 씻지 않고 그냥 밖으로 나간다.
어이가 없다 저 손으로 병원균에 가장 약한 환자들을 돌볼건가?
갖가지 병명을 가진 환자들이 모인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손도 씻지 않고 화장실을 그냥 나가다니....
나도 때론 환자로 이 병원을 찾는데 솔직히 그 모습을 보고 불쾌했다.
나는 손을 정말 자주 씻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면 의사나 간호사의 손관리를 눈여겨 보곤 한다.
 
습관이란
좋은 습관을 몸에 베게 하는일도 힘들고 쉽지않지만
이미 몸에 베어 있는 나쁜 습관을 버리는 일 또한
정말 어렵고 쉽지 않은 일일테지만
나쁜 습관.
나는 나쁜습관으로 괜히 침을 자주 뱉는데
그 나쁜습관을 버리는게 나 또한
쉽지가 않지만 의도적으로 침을 뱉지 않으려고
노력은 한다.
입안에는 늘 침이 필요하기에 함부로 자꾸 침을 뱉는
습관이 들면 입안의 침이 부족하여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는다는
말을 오래전에 방송에서 본 적 있어서 내게 나쁜습관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심지어 양치질을 하고 입안을 여러번 헹구구도 침이 뱉고 싶어 뱉는다.
그 무슨 요상한 습관인지....ㅠ
글을 쓰다가도 잘 떠오르지 않을때는 손이 머리로 올라가 긁적대는일도 내 습관인듯....
이밖에도 내겐 버려지지 않는 습관들이 참 많은것 같다.
이 일을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