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시험에 합격했다고?

우리 딸들한테서 전화올때는 폰의 벨소리를 따로 설정해두니
편리하고도 좋았다.
멀리서 벨소리만 듣고도 누구한테 온줄 알게 되니말이다.
나는 사람들마다 벨소리를 따로 지정해 놓는 기능이 전화기마다
설정되어 있는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구입했던 전화기마다 이 좋은 기능이 있어서 참 좋다.
벨이 울린다.우리 아이들한테 올때만 울리는 벨소리다.
언눔일까....
 
집안 어느 한장소에서 일을 하다가
혹은 컴여행을 즐기다가
늘 한곳에 놓아두는 거실장위의 전화기를 향해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간다.
엄청.
무지 무지.
아주 많이.
너무 너무.
또 어떤 표현이 있을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급하면서도
매우 흥분된 우리 호들갑쟁이 꼴통
둘째녀석의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숨넘어 갈듯 들려온다.
엄마 엄마.
왜?
매번 합격을했거나 상을 받는일 등 기쁜일이 있을때면
심각한 어투로 나 떨어졌어.라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럼 난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되지 라고 말할때도 있지만
요녀석에게한테만은 그럼 그렇지.라고 맞장구를 쳐주는 나는 나쁜엄마다.ㅋ
그리고는 곧바로 원래 뻥이야.합격했어.이런식으로
엄마나 가족을 놀려먹는 재미로 사는 듯한 우리 둘째.
 
올해는 운전면허증을 따겠다며
동생인 우리 막내딸 강아지와 야단법석을 떨어대더니
학원에 등록을 했다는둥
필기시험에 합격했다는둥
좋은소식을 신이나서 알려오더니
이번엔 필기시험에 난폭운전으로 떨어졌다느니
어쩌고 저쩌고 운전면허시험에 미끄러진 변명아닌 변명을 열심히
서너번 했던 녀석들....ㅎ
막내는 3번의 떨어졌다는 소식을 내게 전해주고
4번째에서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둘째넘은 4번의 쓴맛을 보고 씩씩거리고 있던중
바로 오늘 5번째(3월31일) 시험에 합격했다는 기쁜소식을 전해온다.
그래도 이번달 3월을 넘기지 않아서 정말 기분 좋다나?ㅎ
 
기특한지고.ㅎ
둘째는 신이나서 어쩔 줄 모르며
친구들이며 둘째가 아는 모든 사람들한테 알릴거란다.
본인의 기쁜일은 본인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칭찬듣고 싶어 하는 사람.
그게 바로 우리 둘째인것 같다.ㅋ
싹싹하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다.ㅎ
운전면허증 하나만으로 생계를 유지해 갈 수도 있으니 참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사람은 칭찬과 사랑으로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식물은 크고 싱싱한 잎과 꽃 열매로 그 결과를 보여주는게 확실하니
칭찬과 사랑은 어느 글에서 읽은것처럼 아무리 과소비를 한다해도 좋을것 같다.
 
이녀석 하는말이 나 엄마한테 젤루 먼저 전화한거야.
끊어 다른 사람들한테도 알려야 하니까 그런다.
그래 알았다.
기쁜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
그사람은 바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임을 알아야할것 같다.
슬픈소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남들 다 합격하는 걸 뭘 그리 호들갑이냐고 비아냥 대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나는 아니다.
남들 다 합격한다해도 나는 못 할 수 도 있기도 하는 것이며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기쁨과 행복은 무슨 돈이 많이 들어가고 큰일이 주는 선물은 결코 아니니까 말이다.
둘째가 전해준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일은 우리 아이들이 대학에 합격했을때만큼 기뻤다.
정말 기뻤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강아지가 운전면허 합격했을때보다 더 기뻤다.
 
왜냐하면
둘째녀석의 실력을 내가 잘 알고 있기에
얼마나 많은 쓴맛을 보고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을까
속으로 쪼매 염려를 하고 있었던 터였으니까.ㅎ
그 어떤 시험이든지간에
사람을 초긴장 시키고
합격과 불합격으로
또한번 그 사람에게 기를 죽이는가 하면
기를 살려주게도 하는것 같다.
계속해서 도전을 한다면 언젠가는 다들 운전면허를 취득할것이다.
몇번 쓴맛을 보면 어떠랴.
약간의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암튼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게 목적인것을....
한발 뒤로 물러나 이렇게 좋은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걸 나이가 들어감에 깨달음인것 같다.
 
나는 둘때의 운전면허시험 합격을 통해서
엄마로써 우리 아이들이 불합격의 쓴맛도 맛보았지만
몇백배의 효과를 발휘하는 합격이란 기쁨도 맛을 보았으니
그 기쁨을 더 맛보려는 각오로 이런 저런 또 다른 자격시험에도
도전해 보기를 바라는데 엄마의 욕심인걸까?
난 어지간한 일은 아이들의 생각과 의사를 존중해 주고자 한다.
강요란?
그 사람에게 효과는 커녕 역효과를 내고 마는게
인간의 심리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