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반산 등산

이 덕형전문 mc님. 주 혜경아나운서님 오랬만이지요?
진안에는 아침부터 눈이 내려 산에는 하얀 눈 꽃이 피었답니다.
봄에 내리는 눈도 낭만이 있네요.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제법 많은 봄비가 내렸습니다.
방안에서 창밖으로 앞산을 바라 보다가 갑자기  비오는날
등산을 하는 것도 특색이 있을 것 같아 빵3개와 음료수 1병을 사서
배낭에 넣어 차에 올랐습니다.
목적지는 진안군 동향면에 있는 (천반산)으로 향했습니다.
전에 두번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색이 바랜 비옷과 목이 긴 검정장화를 싣은 내 모습이 삽만 들었으면
논에 물보려 가는 그 폼입니다.  가까운 거리도 잘 구별 되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이 끼고 산행 출발 지점부터 약 30분 거리는 계속 오르막이라
숨도차고 땀이 나기 시작 하였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겠지요.
산행하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에서 낭떠러지라도 굴러 떨어진다든지 심장마비라도
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방정맞은 생각도 해 봅니다. 휴대전화도 안 가지고 왔고
불을 피워 연기를 낼 수 도 없고 집에서 나올때 마을에서 만났던 몇몇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 갑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좀 더 다정하게 해 줄 걸 하는 마음과
아이 엄마에게 미안 했던 일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10여미터 앞도 분간 할 수가
없습니다. 등산로 길만 따라 갑니다. 그래도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음악처럼
들립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깃대봉 647m의 정상입니다. 산 아래 모든 곳이 안개에 쌓여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무료로 비행기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노래는 혼자 할 수 있어도 농담을 혼자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났습니다.
혼자 걸으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술도 조금만 먹고 말은 적게 하고 남의 말을 좋게 하자는
다짐을 해 봅니다. 바위위에 아름드리의 가지를  3개 뻗은 소나무가  있습니다. 저 소나무인들
주워진 환경에 왜 원망하지 않고 비관도 하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을 받아 들이고
자신을 가꾸는 일에 개을리 하지 않아 지금은 천반산의 명물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주변 경관이 뛰어난 아름다운 산에서 짙은 안개로 앞만 보고 걷는 산행이었지만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며 색다른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