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시간

두분 안녕하세요?^^
며칠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념일이기에 콧구멍에 바람이나 쐴까해서지요.
펜션하나를 예약했지요.
내편이 퇴근하여 가야하는데
간단하게 준비하라하네요.
전 정말로 간단하게 준비했습니다.
묵은김치한쪽하구 저녁과 아침
두끼 식사분량의 쌀과 초장만 준비했지요.
 
주꾸미는 시장에서 사가기로 했거든요.
제가 시간을 잘못알아서 일찍 읍내에 도착했기에
엄마집에 들렀지요.
엄마는 텃밭에서 일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텃밭 담장으로 엄마~를
큰소리로 불러도 잘 듣지 못하시는 엄마는
무슨소리가 들리는것 같은니 고개를 들었다가는
다시 일에 몰두하시더라고요.
그냥 엄마곁으로 갔지요.
대파를 다듬고 계셨어요.
텃밭에는 봄동이 파릇파릇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었지요.
봄동 한포기도 얻어 갔지요.
 
격*에 가서 주꾸미를 샀지요.
있슴 사고 없슴 말고 식으로 해방조개 있느냐 물었더니 있다네요.
주꾸미와 바지락과 함께 봄철이 제철인 해방조개(조개이름이 암튼 해방조개랍니다.ㅎ)도 샀지요.
전 해방조개가 제 고향에만 나는줄 알았는데
티비에서 보니까 강릉해산물시장에도 있던걸요.ㅎ
주꾸미를 회로 먹고 데쳐 먹고
해방조개는 삶아 먹고요.
그리고는 전기밥솥에 저녁밥을 지었지요.
밥을 먹으려고 밥솥을 열었지요.
맛있는 밥을 먹기위해 돈을 더 주고 산 쌀인데도
물론 이미 음식을 먹었기에 그럴 수 도 있겠지만
밥이 먹고 싶은 충동이 일기는 커녕 솥뚜껑을 확구냥 쾅하고 닫아 버리고 싶지뭡니까?
 
역시나 밥을 먹는데도
버리고 싶은 생각뿐이고
당연이 맛도 없는거 있죠?ㅠ
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게 밥이거든요.
아무리 수십년 동안 먹어도
질리지 않는것이 밥이고
아무리 배가 불러도 먹을직 스럽게 잘 지어진 밥을 보면
군침이 돌아 견디지 못하고 한 젓갈이라도 맛을 볼정도인 사람이 바로 저인데말이죠.
전 깨달았지요.
그렇구나 아무리 좋은 쌀로 밥을 지어도 솥이 안좋으면 밥이 맛이 없는거구나 하고요.
뭐 그렇다고 제가 오늘 처음 알게된 사실은 아니지만요....
 
바로 오늘 아침에도 전 또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늘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지어 먹는데
오늘은 가스레인지로 까만압력솥에 밥을 지었지요.
뚜껑을 닫으면서 전 바닥에는 노릇노릇
누릉지가 있고 밥은 고슬고슬 찰진 맛있는
밥을 상상했지요.
밥솥을 올린지 15분정도 되었을까요?
피식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불을 가장 약한불로 줄여 놓았지요.
5분정도 기다렸다가 불을 끄고 뚜껑을 열었지요.
앙.ㅠㅠ
오늘 아침도 전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꼬들밥이 안먹고 싶어서 밥물을 좀 더 여유있게 잡기는 했지만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는걸 보니 뜸이 제대로 안들어 있고 
전혀 먹고 싶은 마음이 없더군요.
그렇잖아도 아침밥은 입맛이 없어 먹기 싫은데 말이어요.ㅠ
가스레인지에 밥을 하면 밥하는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리는구나하고
순간 착각도 했지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니랍니다.
말그대로 제 착각이었던 거지요.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최소한 30분은 소요되어야 한답니다.
전기압력밥솥에 밥을 지으면 밥을 풀때까지 30분정도가 소요되거든요.
일반솥도 그 정도의 시간은 걸려야 하나봅니다.
 
어디에 밥을 하든지 밥지어지는 시간을 제가 어느정도 알고 있는데
오늘아침은 마음이 조급한점도 있어서이고 제가 성격이 급한탓에 일찍 불을 줄여서
맛있는 밥을 짓지 못했지요.
그래서 제가 오늘 아침 깨달은건 맛있는 밥을 먹기위해서는 좋은쌀도 필요하고
좋은밥솥도 필요하고 밥하는 요령 기술도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네요.
일못하는*이 연장탓 한다고 하는 말에는 전 동의하고 싶지않습니다.
왜냐면요.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좋은 미술도구만을 원하고
요리사도 자신의 전용칼을 소지하고 다니는걸 볼 수 있으니까요.ㅎ
밥이나 음식을 먹으려면 식재료에 따라 열을 오래 오래 가하고 덜 가하고 조리방법이 모두 다른법.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니 기다릴줄도 알아야 하겠구나.
인내심도 맛난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구나를
절실히 깨달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