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의 암수술에서 퇴원하기까지

그러니까 지난 2월1일 아빠께서는 수술을 위한 입원을 하셨다.
이틀동안 수술을 위한 최종검사 폐기능검사까지 받고
금식하며 장을 비워야 하기에 장비우는 약을 복용하고
화장실을 수시로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한체
장을 비우셨다.
장을 비우기위한 약이 비위에 많이 상한지 아빠는
구토까지 하셨다.ㅠ
나도 장내시경을 한번쯤 받아보아야 할텐데
걱정된다.ㅠㅠ
 
2월3일 금요일 오전 불안과 초조속에서 우리 가족은
잠시 여유를 갖고자 라디오 여성시대를 들었다.
부모님과 방송을 듣고 2시간이 흘러 오후1시가 되었다.
예정대로 아빠의 수술시간이 돌아왔다.
아빠가 누우신 침대를 선두로
우리 가족들(엄마와 엄마동생인 큰외삼촌 그리고 우리동생들....)은 2층 수술실로 갔다.
어찌나 가슴이 불안하고 초조하던지....
수술실은 몇겹의 문을 통과하여야만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았던 장면처럼 천정에 불이 켜지는
진짜 수술실이 나온다.
 
나도 갑상선수술을 해본적이 있어 안다.
우리 가족은 수술실 입구 부터 두번째 문까지 밖에 들어 갈 수 없다.
나는 혹시나 아빠가 수술도중 잘 못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초조감이
마음 가득이었지만 아빠 역시도 내가 살아 나올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것 같아 눈물이 나오려해도 꾹 참고
환자복을 입은 아빠를 꼭 안아주며
아빠 힘내세요.
수술 잘 될거예요.
마음 편히 가지시구요.이렇게 말씀드리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더이상 보호자는 들어 갈 수 없는 곳까지 이르르니
혹시 이시간이 아빠를 보는게 마지막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들어
내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려서 아빠의 손만 잡아드리고 아빠 수술 잘될거예요.라는
한마디만 해드리고 눈물을 훔치며 수술실로 아빠를 보내드렸다.
 
우리 엄마를 비롯하여
우리 형제자매들은 온통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다.
지금 내나이 4학년11반이 될때까지 우리 아빠가 눈물을 흘리시는걸
단 한번도 본 적없는 나는 이날 수술실에 들어가시면서
눈물을 흘리는 우리아빠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
눈물을 흘리는 아빠의 모습은
내눈엔 나이어린 초등생의 모습처럼 안스럽고 가여워 보이기만 했다.
아빠가 수술실에 들어가 계시는 동안 우리가족은 침묵속에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체
초조하게 기다렸다.
수술 들어간지 두시간이 좀 지났을까?
수술집도의 소화기외과 선생님이신 아빠의 특진교수님이 우리아빠의 보호자인 우리를 부르셨다.
웃으시며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신다.
 
어찌나 기쁘던지....
그런데 한가지 보호자한테 양해를 구할게 있다신다.
우린 또다시 긴장속으로....
우리가족은 귀를 쫑긋하여 듣고 있다가 질문을 했다.
나는 수술전날 다른 외과샘한테 수술후의 상황을 설명을 들은게 있기에
그 누구보다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뛸듯이 기뻤다.
나는 암의 크기가 관건일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암이란건 크기보다도 크기가 작더라도 뿌리가 깊이 박혀있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한다. 글쿠낭....
아빠는 직장암2기였다.
수술을 해도 수술부위로 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대변주머니를 3~5개월 정도는 밖으로 빼내어 지내다가
수술부위가 어느정도 아물면 다시 수술하여 변을
항문으로 보게 할건데 이 또한 일주일 정도 입원을 해야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아빠의 배를 열어본 결과 깨끗하여 대변주머니를 밖으로 빼지 않았다는것이다.
나는 교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더더욱 기뻤다.나는 연신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드렸다.
 
교수님의 설명에 의하면 단 대변주머니를 밖으로 빼지 않은대신
수술부위가 터질 수도  있는데 확률은 10%.
10명중 1명인데 전 세계적으로 있는 확률이라고 하기에
나는 질문을 했다.
그럼 퇴원후에 수술부위가 터지면 어떡해요.했더니
교수님이 웃으시며 그럼 큰일나게요.
터지게 된다해도 입원중에 수술후 일주일안에 이일이 생긴다고 하신다.
그러니까 교수님이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이 바로 터질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수술부위가 터진걸 어찌알 수 있느냐는 질문을 내가 또 했다.
피주머니로 나오는 피색깔을 보고 알수 있다고 한다.아 글쿠낭.ㅎ
우린 아빠의 수술도 잘 되었고 아빠한테나 우리 보호자 한테나 또 한번의
고통이 따를 일인 재수술을 하지 않을 대변주머니를 밖으로 빼지 않았다는 기쁨속에
다만 한가지 염려라면 아빠가 터질 확률인 10%안에만 들어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교수님은 수술상태를 설명하신후
다시 교수님은 수술실로 들어가시고
우린 아빠가 나오실때까지 어느정도 마음을 놓은체 기다렸다.
또다시 수술실에서 나온 다른 의사샘이 부르신다.
이번엔 뭐가 정말로 잘못된줄 알구 어찌나 가슴을 졸이고 놀랐는지....
아빠의 암덩어리의 주변을 꽤나 길게 자른 장덩어리를
플라스틱통에 담아와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시는데
뜨악!
많이도 잘라냈다.
말하자면 암씨가 멀리까지 퍼져있을 가능성 때문에 그렇게 암이 있던자리에서 꽤나 멀리까지 잘라내는거라는 설명을 한다.
이해가 간다.
누가 봐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암크기를 줄여 안전한 수술을 위한 항암방사선 치료를 하여 암의 크기가 줄었다는 것이었는데 암덩어리가 마치
햇볕에 말린듯 말라 있었다는 것이다.참으로 신기한 것을 보게 되었다.
수술실 의사샘이 아빠의 잘라낸 장을 들고 수술실로 가고 난후 우리 엄마는 이런 암덩어리를 속에 넣고 다닐때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하시며 엄마는 아빠가 꾀병부리는걸로만 여겼다며 아빠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아빠가 돌아가시기라도 한듯 대성통곡을 하시기도 하는데....부부란 뭔지....
 
수술실로 들어간지 5시간쯤되어 입원실로 돌아오신 아빠는 아직도 마취상태에서
자꾸만 눈을 감으시려 하셨다.
아프다는 말만 되풀이 하시면서....
장을 잘라내고 꿰메어 잇고 다시 배를 또 꿰멘 상태인데
얼마나 아프셨을까....ㅠㅠ
그러니 마취상태에서도 아퍼 아퍼만 하시며 고통스러하시지....
수술 다음날 부터 아파도 참고 걷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큰일날수 있다면서 반드시 수술 다음날 부터 걷기연습을 하라는 의사샘의 말씀에
우리 아빠는 수술 다음날부터 일어나셔서 우리 남동생부부의 부축임으로
병실복도에서 걷기운동을 시작하셨다한다.
정말 대단한 우리 아빠시다.
전날 수술을 받았으니 많이 아플텐데도 침상에 내려와 운동을 하시다니....
 
가스가 수술후 5일만에 겨우 나와 가스가 나와야만 물이나 미음등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그동안 물한모금도 드시지 못한체 아파서 고통스러우면서도 잘 참아내셨다.
나는 당연히 수술하면 2주정도는 입원하여야 한다기에 빠르면 17일이나 20일날 퇴원을 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빠른 아빠의 회복에 피주머니를 먼저 제거하고 실밥도 빼고 수술한곳에 붙여두었던
붕대같은것도 붙여두면 가렵고 더 안좋다고 퇴원하기전 모두 제거해 버린다.
나는 아빠한테 생긴 나쁜병 직장암으로 인하여 참 많은걸 배우고 느끼고 깨닫게 되었다.
이미 생겨버린 암덩어리.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했고 염려했던일 수술부위가 터지지도 않았고
예상외로 빠른 회복에 병원이라면 이가 갈릴만큼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내게
빠른 퇴원 소식은 우리 가족 모두의 기쁨이겠지만 어쩌면 내가 가장 기뻤을 것이다.
나는 빠른 퇴원 소식에 어찌나 기쁘던지 아빠한테 애교짱인 맏딸로써
아빠 우리 아빠 퇴원기념 짜장면파티해요 라고 넉살을 부리기도했다.ㅎ
난 정말로 부모님댁에 오색풍선을 불어 장식도 하고 아빠의 퇴원을 환영해 줄 생각도 했지만
내가 늘 부모님곁에서 도와 드려야 하기에 아빠의 퇴원 기념파티는 못하고 내 마음뿐이었지만 아빠의 빠른 퇴원은
너무도 기쁜날이었다.
 
퇴원하여 랑과 함께 부모님댁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시며
우리 아빠가 한말씀 하신다.
내가 다시 우리집에 못 올줄 알았는데 왔다고 하신다.
아빠의 그 간절한 소망 난 100번 이해한다....
부디 부디
수술후 처럼 빠른 회복되어 아빠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하루 빨리 뵙고 싶다.
하루 빨리 아빠의 건강을 되찾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몇년전 요양보호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요양원실습을 나갔을때
누워계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이미 깨닫게 되었지만
나는 아빠의 암치료와 수술을 통해 사람이 먹는일 앞뒤로 배설하는일.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잘먹고 잘싸는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임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정기검진에 절대로 미루거나 게으름을 부려서는 안되겠구나를 깨달았다.
건강을 잃으면 나의 모든걸 잃게 된다는걸 또한 온 가족이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걸
난 이미 깨달았지만 아빠의 암투병으로 인하여 더욱 더 잘 알게 되었다.ㅠ
끝으로 사람들도 먹고 소화를 잘 시키고 소변을 잘누고 대변을 잘보는일에 대해
건강하고 얼마나 행복한일일임을 깨닫고 감사할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