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의 행복

오늘은 식혜를 만들참이다.
전기밥솥에 밥을 지어 자루에 엿기름을 넣어
물을 붓고 보온을 시켜 밥을 삭혀야 하는데
나는 지금까지는 천으로 만든 자루에
넣어 끈으로 묶는 방식으로 식혜밥을 삭혔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엄마가 그러신다.
네가 사다준 찜할때 사용하는 찜시트랑
다시백 엄청 좋다고 어디서 파는지
엄마는 없어서 못 사겠다며 정말 유용하게
잘쓰고 있다며 더 사다 달라신다.
 
나는 백숙할때 한약제를 넣는데
국물속에 가라앉은 한약제들을 건져 내려면
은근 짜증이 나서 요걸 한꺼번에
어디다 넣었다가 꺼내서 버리면 손쉬울텐데
하고 고민하던차
요즘 흔한 가게 천원에 물건을 살 수 있는가게에
갔다가 바로 다시백과 찜시트가 내눈에 띄길래
들어보지도 못한 물건이라서 밑져야 본전이라고
못쓰면 천원을 날리는것이고 마음에 들면 행복한 것이니만큼
도박하는 셈치고 사서 사용해 보았다.
생선이나 떡 만두 빵등을 찔때 사용하는
찜시트도 달라붙지 않아 정말 좋았는데 거기다가
세탁해서 여러번 재사용까지 가능하니 더더욱 마음에 드는 물건이었다.
 
그래서
우리 엄마한테도 정말 좋다고 써보시라고 사다드렸던것이다.
나는 항상 내가 써보고 좋으면 늘 엄마한테도
좋다고 써보시라고 사다드리곤 하는편이다.
나는 다시백을 기름기있는 백숙요리 할때만 사용을 했는데
엄마는 식혜할때도 사용을 해보시고는
너무 좋다고 나도 함 사용해보라하시길래
그러겠다고 하고서는 그런데 봉지가 좀 작지 않느냐고 여쭈었더니
충분히 다 들어간다고 하셨다.
식혜밥을 삭히려니 엄마 말씀이 생각이 나서 나도 함 다시백을 사용해 봤다.
맞춘것처럼 내가 넣고자 하는 양의 엿기름과 생강이 고스란히
빵빵하긴 했지만 다 들어갔다.
 
엄마는 엿기름이 밖으로 새어 나오면 식혜가 엉망이 되니까
입구를 묶으셨다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겠기에
나는 봉지만을 활용했다.
혹시나 엿기름이 밖으로 새어 나올까
조심스럽고 약간은 걱정도 되었지만
나의 배짱으로 식혜를 실패작으로 만들더라도 한번 시도해 보았다.
전기 밥솥에 보온한지 6시간이 지나서 뚜껑을 열어 보았다.
밥알이 동동 떠있다.
잘 삭았기에 나는 엿기름이 담긴 다시백을 조심스럽게 건져내었다.
아싸 조금도 엿기름이 밖으로 새어 나와 있지 않았다.
성공한것이다.ㅎ
 
가스레인지에 삭힌밥을 다시 끓이려고 올려 놓고
나는 다시백의 엿기름을 쏟아냈다.
아따메 좋은거.
내가 만들어 쓰던 천 자루보다도 헹굼질이 훨씬 쉽지 뭔가.
나는 솔직히 자칭 알뜰주부라서 한번쓰고 버리려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버리기 아까워 식혜밥 삭히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았던건데
어찌나 신이나던지~
나는 혼자 싱글 벙글.ㅎㅎ
값으로 환산하면 100원의 몸값을 가진 다시백.이 작은것에
이까짓일을 가지고 나는 마음이 흡족하여
너무 기분이 좋아서 행복하기까지 했다.
사람들 중에는 어리석고도 욕심이 많아 행복이 멀리있고
큰것인줄만 아는것 같다.
행복이란 이렇게 내 가까이서 기쁨을 주기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도 알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