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의 콩깍지

 

남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콩깍지가 끼어 온통 좋은 것만 보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엔돌핀이 팍팍!! 쏟는 다지요


저도 여느 누구처럼 사랑을 하면서 콩깍지가 제대로 끼었었죠.

결혼 기념 12주년이 지날 때까지 말예요

우리의 지인들은 저를 보고 신랑이 그리 좋으냐고 놀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의 장점만 보여서 늘 행복의 생명수를 마시는 마냥

매순간 순간이 행복함에 젖어 살았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콩깍지는 유효기간이 길게 1년이라는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예요ㅋㅋ


저의 눈에 콩깍지가 끼었을 땐 방귀를 뿡~뿡 뿡!하고 연타로 뀌어 되도 남편은

"현관에 가봐 누가 와서 자기를 찾는 것 같아.."

"그래? 알았어. 내가 나가 볼께"하고는 현관문을 열면

남편이 다시 저를 불러 베란다에 나가 보라고 참 예쁘게 말 했었죠

왜냐구요? 냄새가 났었던 거였지요.

매너 있는 남편이 제가 무안 할까봐 방안 공기 환기 시키려고 했던 귀여운 장난 이였습니다. 제가 좀 털털한 편이여서 ㅎㅎ 자꾸 방귀가 새거든요*^^*

그렇게 사랑스러운 남편과 살아 온지 벌써 12주년이란 결혼기념일을 보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의 눈에 남편의 단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소한 그의 습관까지 눈에 거슬리고 귀에 거슬리고..ㅜㅜ

멋대가리 없는 남편을 보면서 내가 12년이나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사람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ㅜㅜ.

처음엔 단점이 하나 보였습니다. 그런데...매일 하나씩 단점이 자꾸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갑자기 권태기가? 찾아 왔습니다.

결혼생활의 위기!!

다정 다감 했던 남편의 자상함이 짜증이 나고...

남편의 깔끔한 성격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남편의 수다스러움이 귀찮아지고...

그의 몸동작에서,

그의 말 하나 하나 까지 모두가 저의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이지... 완전히 반전이 되었지요. (행복에서 지루함으로)

그와 함께 하는 행복들이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 마냥

더 이상 우리에게 행복 같은 것은 없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지루해지고

그와 함께 하는 모든 일들에 흥미로움을 잃어 갔습니다.

이래저래 저의 결혼생활은 늪으로 빨러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행복이 점차적으로 저에게서 멀어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 찾아온 우울증은 저를 더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은 사실하나....

내 눈에 콩깍지가 끼었을 땐 남편의 장점만 보였는데...

콩깍지가 벗겨진 후엔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단점들은 나를 더 이상 행복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영화의 제목만큼이나 남편 가까이에 있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함께 살아야하기에

스스로 힘겨운 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ㅜㅜ

예전에는 사랑함으로 나도 모르게 나의 눈에 콩깍지가 끼워졌지만

다시 사랑하기 위해 스스로 콩깍지를 끼워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매일 밤에..

남편에 대한 장점들을 기억하려고 지난날의 흔적들을 일지를 통해 찾아보고, 읽었습니다.

그런 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남편에게 저의 새로운 모습 즉

부드러운 목소리,

부드러운 손길,

부드러운 눈길을 전하려고 노력하였답니다.'

남편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설득력을 얻기 위해... 그 노력은 6개월 동안 지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얻었지요.^^

지난날의 콩깍지보다도 더 알찬 콩깍지를 말입니다

이젠 남편의 단점이 보여도 짜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단점을 품어 안을 줄 아는 현숙한 아내로 성장하였거든요*^^*

새롭게 남편을 사랑하기 위해 저의 눈에 끼웠던 콩깍지를 통해서

저의 행복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결혼생활12년의 행복감 보다 더 진한 감동과 깊이가 더해졌습니다. ^^

이제 몇 일 후면(11월7일) 결혼기념 16주년이 됩니다.

오늘도 남편을 사랑할 준비를 하면서 그의 멋진 모습을 그려 봅니다

아마도 저의 콩깍지는 매일매일 새롭게 거듭 날겁니다 ㅎㅎㅎ


결혼기념일 날 단풍구경 가기로 했어요.

두 손 꼬~옥 잡고...^^

좋은 날 의미 있는 노래 들으며 데이트 하면 남편에게 좋은 선물 될 것 같아 신청 합니다


조영남씨가 불렀었는데-->그대 그리고 나 (맞나? 제목이 생각이 안나요 ㅋㅋ)

부끄럽지만....오늘 처음으로 전주여성시대 라디오에 노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