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전 잔치

감기에 걸리면 유난히 기침이 심한 우리 큰아이를 위해
자격증 공부할때 배운 꿀과무로 기침약제조를 했다.
임상실험은 아직 통과안했음.
조만간 감기 걸린 우리 조카 시언이가 먹어 볼 것 같다.
내가 정성들여 만든 기침약을 먹고 나았으면 좋겠다.ㅎ
기껏해야 이름하여 꿀무차이다.ㅋ
메모해둔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아
무껍질을 벗기지 말고 만들라했는데
그것이 약효가 없지않을까 벗겨 내버린것이 쪼매 걸리긴 하지만
만들어 놓은것중에 반은 부모님께 반은 우리아이에게 줄 참이다.
 
기침약을 제조하다보니
무가 여유가 있어 생채를 만들어 먹고 싶어졌다.
정말 사랑스런 내가 아끼는 내사랑
채칼로 무를 채썰어 새우젓과 액젓으로
생채를 만들고 나니 이번에는 모처럼 부침개를 만들고 싶어
냉장고 채소칸을 열어 준비된대로 부침개반죽을 했다.
내게 요리도 취미인가?ㅋ
엄마가 주신 호박과 양파를 채썰고 당근과 부추를 채썰고
진작에 부침개용으로 물오징어를 채썰어 냉동고에
저장해 두었던걸 꺼내 마늘과 몇가지 양념을 하여
반죽을 해서 일명 채소전을 붙여 맛을 보았다.
 
좀 싱겁다.
나는 간장에 깨소금을 좀 넣고 식초도 몇방울을 떨어 뜨렸다.
말하자면 초간장을 만들어 채소전을 찍어 먹으니
아따메 이 덜렁이 작품이지만 맛나다.ㅋ
초간장이 기름진음식을 먹었을때 속에서 덜 느끼하게 해준다는 소릴 들었기 때문이다.
흐미많다.누구 오라고해서 함께 먹을까?
암도 없다.ㅠㅠ
가까이 사는 동생이 아프다하니 배달까지 해주어야 할것 같다.
채소부침개5장과 얼마전 박스로 산 고추장 찍어먹으면 좋은 크기
멸치도 조금 봉지에 담고 생채도 반찬통에 담아 자전거로 배달을 했다.
동생네 가는도중에 우리 아파트 경비실아저씨한테도 2장을 가져다 드렸다.
근디 근무 시간인디 주무시고 계시넹?
아파트를 위해 당신의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신 모습을 평소에 많이 보았으니 걍 눈감아 주자.ㅎ
 
그리고도 반죽이 꽤나(?)남았넹.
내편이 퇴근했다.
요즘은 일이 많이 힘든지 늘상 배고파한다.
부침개 먹을거냐 물었더니 어여 한장 부쳐주란다.
매운고추도 하나 더 썰어 놓고 얼큰하게 부쳐 주었다.
연신 맛나다한다.
부침개를 싫어하는데 배가고파서인지 정말 맛나다고 한다.
한장을 더 먹는다.ㅎ
그리고는 옆라인에 사는 내편의 지인을 말하면서
그분께도 가져다 주고 싶다한다.
나는 그러라며 3장을 부쳐 주었더니 배달을 간다.
 
이렇게 채소부침개 반죽을 푸짐(^^)하게 하여 동네잔치를 했다.
나는 몸은 쪼매 힘들었지만 맛나게 먹어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누는 기쁨도 맛보고 정말 기분 좋고 행복했다.
랑에게 그러고보니 오늘 부침개를
15장이나 부쳤는데 우리둘이 먹은건 고작 5장뿐이라했더니
웃으며 살림 못하겠네 한다.
그래도 나더러 뭐라 하지 않고 잘했다한다.ㅎ고럼 잘했지?그러게 당신 마누라지?ㅋ
그렇다고 내가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 퍼날리기만 하는 사람임을 내편도 잘 알것이기 때문이다.ㅎ
밤에 문자가 한통 날아왔다.동생이다 채지(생채 혹은 채나물)먹고 나 살아났어 한다.
나는 신나서 내편에게 문자를 보여주니 씩 웃는다.
그리고 잘했다라며 다음에는 더 맛난 무로 담가주겠다고 답장을 했다.
오늘 할일중에 계획에도 없던 부침개잔치.
히힛 잼나당.요런것이 바로 행복인거 다덜 알랑가 모르것어?ㅋ
 
사람들~
이런 제가 손이 큽니껴?
전 한개도 손이 크다고 생각안하는디요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