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있을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군대 있을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때는 2008년 중순....저는 군에 입대한지 어느덧 1년하고 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통신병으로 산위에 있는 중계소에 파견근무를 나가있었는대, 1주일에 한번정도 하는 안부전화를 집에 했을때, 어머니께서 느닷없이 말씀하셨습니다.

“니 외할아버지 돌아가셨다.”

“......................”

당황한 나머지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가 언제냐 물으니 3일전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어째서 연락을 주지 않았냐고 물으려다, 어머니는 이쪽에 연락하는 번호를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내고, 그저 조용히 있을뿐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다지 슬픈 느낌은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친인척의 죽음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돌아가셨다는 실감이 없어서 그런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외할아버지 와는 그다지 친한 사이도 아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철들었을때 부터, 외할아버지는 언제나 술에 취해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외할아버지만 보면 술좀 그만 드시라는 예기 뿐이었고, 가끔 찾아뵈도, 밖에 술을드시고 계셔서 못 뵙는 일도 많앗습니다.

언제나 그런 모습만 보아왔고 1년에 2,3번 정도 밖에 안뵙는 분이라, 제게는 그런 이미지 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연락이 제때 왔으면 휴가를 받을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외가 어른의 죽음을 그런식으로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게 혐오감 까지 느꼈습니다.

매말라가는 현대사회 속에 제 감성도 어느세 같이 말라버린것 같은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현대인들이 모두 이런 느낌으로 사는지, 아니면 저만 그러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2년이 지났습니다.

그후 남은 군 생활이다, 전역 후 복학이다, 취직이다 하며 바쁘게 지내면서 오랬동안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사연을 떠올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봅니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기 앞가림에 바빠서 이웃은 물론이고, 친인척 들에게도 무관심해져 버리는 현실 이지만, 지금 이 순간 만은, 친구와 이웃, 친척들을 떠올리며, 마음에 되세겨 봅니다.

 

 

지금은 그저 좋은곳에 가셨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