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예와 전주...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이제 갓 서른 살 팔팔한 총각입니다. 그리고 제 여자친구는 전남 순천에서 집안일을 돕고 있는 참하디 참한 25살 처녀입니다. 저희는 이제 사귄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커플로 대학 시절 선후배로 만난 뒤, 4년을 알고 지내다 제가 고백해 사귀게 됐습니다. 

여건상 서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2년을 만났지만 여전히 풋풋한 연예 초기 같은 감성을 공유하고 이죠. 그렇지만 400km가 넘는 거리를 떨어져 있다보니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 위로움과 애절함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런 저희들이 그나마 시작을 내 자주 즐겨 찾는 곳이 전주입니다. 서울과 순천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다 보니 서로 오가는 시간적 부담도 덜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다른 곳보다 자주 찾게 되더라고요.

또한 서울이나 순천에서 만나면 서로 잘 아는 곳이라 여기저기 소개해 줄 곳도 많고 찾아갈 곳도 많지만, 새로운 장소인 전주에서는 왠지 모를 설렘과 기대를 품을 수 있어 또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들이 처음 전주터미널에 도착했을 땐 상당히 멍해지더라고요. 아는 곳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으니 어딜 어찌 찾아가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어디서 들은 이야기는 이어 물어물어 처음 찾아간 곳이 한옥마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저희는 전주가 가진 매력에 한껏 취하고 말았습니다. 서울 인사동 거리가 생각날만한 거리풍경과 고풍스런 건물들 그리고 중앙로를 가로지르는 수로 등 참 볼거리 많은 곳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옥마을 외곽에 있던 야트막한 야산과 그 정상에서 바로본 한옥마을 전경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저와 제 여자친구에게 남아있습니다.

한옥마을 탐방을 끝내고 나선 전주 시내를 돌며 비빔밥도 먹고 전북대 앞 중국집에서 정식 요리도 먹고 그리고 예전 쌍방울 레이더스 홈구장으로 쓰이던 야구장까지 도보로 둘러 보고 왔는데, 참으로 값진 여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 다시 찾은 전주에서는 동물원 주변 구경을 할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끝내 입장을 못했던 기억도 나고 전주 버스 기사님들이 파업을 하셔서 버스를 타고 빙빙 돈 기억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름이 기억나진 않는데 전북대 인근 호수에서 자동으로 가는 오리배를 타고 조정이 잘되지 않아 고생한 기억도 있네요. ㅋㅋ

지금도 전 제 여자친구와 잘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좋은 만남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또한 제가 그런 행운이 따른다면 지금의 여자친구와 결혼할 생각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운이 제게 온다면 그때 다시 전주를 찾고 싶습니다. 제 장거리 연예에 큰 힘이 되어준 소중한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