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길에 만나는 사람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졸리움을 이기고 공원산책같은 걷기운동을 나갔다.
보지않으려고 해보지만 나의 성격상 깔끔함은 그 어디서도 내눈에 거슬린다.인도에 널부러진 각종쓰레기가 바로....
버린인간을 속으로 욕해보기도 하지만 내가 줍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어휴~
버리는 사람도 있는지라 걍 지나치면 좋으련만....
난 이길의 쓰레기를 몇번 주워 보았지만 매일 아침 만나는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는 한 청년이
내가 걷기운동을 하는 주위 도로의 쓰레기를 담배꽁초 하나까지 깨끗하게 줍고 있다.
어찌 되었건간에 거리를 깨끗하게 해주는 이 청년에게 아침운동하러 가는길에 한번쯤 간단한 음료라도 사주어야겠다.
어쩜 쓰레기 줍는일은 그의 생계를 위한 일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영 꺼림찍하고 눈에 거슬리지만 어쩔 수 없이 걍 놓아두어야지 하고 인도에 널부러진 쓰레기를 줍지 않았다.
나는 매일 같은 곳을 반복해서 걷기운동을 한다.
우리아파트 후문쪽을 지나칠때면 마주치는 사람들이 또 있다.아빠와 두 아가들이다.
나는 아가들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길거리에서도 아가들을 보면 전혀 모르는 아가지만 그냥 모른체 지나치질 못한다.
아가들이 그만큼 예뻐서다.항상 애기야~하며 예쁘다 귀엽다 인사를 하는데 이 세사람한테도 역시나 말을 건넸다.
엄마는 직장에 나가려고 출근 준비를 하는건지 단 한번도 보이질 않고 매일 아빠가 어린이집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아가들은 네살짜리오빠와 세살짜리여동생인 둘다 아가들이다.궁금하다.왜 엄마는 한번도 보이지 않는지....
뭘 물어도 무뚝뚝하여 마지못해 답하는 아빠가 싫어서 이젠 아는체도 안하지만
아이들 얼굴만은 늘 빤히 쳐다보게 된다.세살짜리 여자아기의 이마엔 거의 매일 멍이 가실날이 없다.
어디다 부딪혀 멍이 든것 같다.에효~왼종일 엄마곁에 있어야 할 아가들이 가엾기만하다....
요즘은 집에서 좀 늦게 나오기에 등교하는 학생들과 많이 마주하는데 여중생쯤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유독 눈에 띤다.
머리는 단정하게 늘 뒤로 묶어 예쁜데 늘 혼자이다.
등교길이어도 친구들과 재잘대며 웃고 떠들며 학교에 가야하는 모습이 여중 여고생의 모습이 아닌가하는데
이 학생은 막 잠에서 깨어 세수도 안하고 겨우 눈꼽만 떼고 교복 챙겨입고 집에서 나온듯한 무표정의 무뚝뚝한 모습이다.
얼굴도 전혀 밝아 보이지가 않다.어두워 보인다.무슨 근심걱정이라도 있는지....
처음 몇번은 우선 겉모습으로 평가해 지기에 에구 여자애가 저게 뭐람?어두운 표정에 가기 싫어 학교에
마지못해 누구 등떠밀려 학교에 가는 표정이라니 생각하며 웃으며 학생?하고 불러 세워 좀 웃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왜일까?
매일 만나지만 조금도 변함없는 그 여중생에게 이젠 다른 생각이 든다.
혹시 집안환경이 생기발랄해야하는 여중생의 얼굴에 그늘이 지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된다.
사람들에게 오지랍도 넓다고 한소리 들을지라도 한번쯤은 그 학생을 불러 말을 건네보고싶다.
그래서 그 학생과 친해져 속내를 들을수 있다면 내가 그 학생의 얼굴에 환한 미소 가득한 모습으로
변화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해본다.이런 내가 오지랍이 넓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