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이라서

내게 일요일임을 기억하게하는건
매일 아침 집앞 작은 공원을 몇바퀴 도는일을
하루쯤 쉬기로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외의 날에는 모두 운동을
나간것도 아니다.
비바람이 몹시도 불거나
여행을 떠났거나 아침 일찍 외출을
할때는 부득이 운동을 나가지 못 한다.
오늘은 운동을 나가지 않으니 아침시간이 주어졌다.
 
욕심이 많은 나는
눈을 뜨면 하고 싶은일도 많고 해야할일도 많아
오늘은 무슨일을 할까 고민한다.
책도 읽고 싶고
가끔씩 하는 집안일도 한가지쯤 하고 싶고
음악도 듣고 싶고
음식도 만들고 싶고
뭔가 새로운 일도 하고 싶고
글쓰기도 하고 싶고
글쓰기는 매일 해야할일이고 하고 싶은일이다.
왜냐하면 좋아하는일이고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기도 하니깐....
하지만 오늘은 진작 부터 하려고 마음먹었던일.
우리동 3개 라인앞의 화단에서 잘 자라고 있는 잡초먼저 뽑기로 했다.
 
오며 가며 보지 않을 수 없는 우리동 각 라인앞의 화단.
몇가지 나무와 화초가 심어진 화단이 있는데
계절이 계절인지라 잡초가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나는 어찌 된게 이제는 특히 농부에게는 눈에 가시인
잡초마져 화초처럼 예쁘기만 하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까?
아무래도 좋다.
자연이 아름다워 이미 반해있어 사랑에 빠진 나.
세상 모든것들이 예쁘게만 보인다면
내 마음도 환하게 밝아진다는것을 나는 알기 때문일까?
 
이렇게 화초처럼 보이는 잡초는
나무나 화초보다 생명력이 강해서 정작 화단의 주인격인 나무와화초가
여차하면 생명을 잃을 수 가 있기에
잡초에게 진실로 미안하지만 내 손에 의해서라도 제거되어야 한다.
나는 오늘 일요일 아침 8시가 되기전에 긴팔셔츠와
바지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완전무장한체 우리동 3개 라인앞 화단의 잡초를 호미로 뽑아 내는데
지렁이씨도 나타나고 송충이씨도 보였다.
송충이가 너무 많아 정말 징그럽고 싫었지만 나는 내가 하고자 한 일이라서
세곳의 화단에서 자라고 있는 잡초를 모두 제거했다.
비록 햇살은 내려 쬐어 땀도 나고 더웠지만
잡초를 제거한 화단을 보니 개운하니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내집앞 잡초를 뽑을 뿐인데 오가는 어르신들이 수고 한다며 격려까지 해주신다.ㅎ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내 장난감(?)중에 하나인 재봉틀도 가지고 놀았다.
싸구려 트레이닝바지라서 바느질이 튼튼하지가 않다.
재봉틀로 미리 뜯어짐을 방지하는 수선을 했다.
어설픈 솜씨지만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 이 또한 기분 좋았다.
날씨가 좋기에 이불도 세탁해 널고
집안 구석 구석 대청소도 하고
주방에 있던 내사랑 라디오를 거실장으로 옮겨
오늘 부터는 본격적으로 틈나는대로 cd를 들을참이다.
그것도 우아하게 클래식으로.ㅎ
듣고도 어떤 음악가의 곡인줄 모르면 어때?
귀가 즐겁고 마음이 행복하면 그만이지....ㅋ
오래전 고마운 한 친구가 친구의 수고를  듬뿍 담은 cd를 내게 선물했다.
cd안의 노래를 나는 대부분 어느 가수가 부르는지도 모르고 곡목도 몰랐다.
내가 누가 부르냐고 곡목이 뭐냐고 물으면 베시시 웃으면서 몰라도 돼
그냥 들어~~라고 말해서 나는 삐식이 웃고 말았다.
 
친구말이 맞다.
그많은 노래의 가수나 곡목을 어느 누가 다 알겠나.
음악이 아니어도 내 두뇌는 터지기 일보 직전인데.ㅋ
이왕이면 가수도 음악가도 곡목도 알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내 두되 컴퓨터는 용량 부족 사태가 날것이므로
걍 듣기만 하련다.ㅋ
걍 음악듣고 흠뻑 빠져도 보고
우울 모드도 되어보구
옛 추억도 떠올려보구 좋지 않은가 말이다.
그나저나 클래식은 왜 같은곡을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 건지 알 수 없다.
나는 깨달았다.그래서 사람들이 클래식 클래식 하는구나 하구....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하고 싶은일과 할일을 하였기에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