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 쇼핑이 주는 행복

도시에 머물고 있는 동생한테
김치를 담가 보내준다고
간좀 보라며 엄마께서 호출을 하신다.
마침 친정이 있는곳으로 출근하는 랑을 따라나섰다.
포기김치와 고구마순김치를 보내시겠다고 하신다.
정말로 엄청 많은 고구마순을 전날 엄마 혼자
껍질을 다 벗겨 놓으셨다.
얼마나 힘드셨을까?ㅠㅠ
둘이 벗겨도 3시간은 족히 걸리는 엄청난 양인데....
우리 부모님의 자식사랑은 가히 흉내도 못낼정도다.
부모님댁에 차편을 이용하여 가야하기에
도와드리지도 못했다.
 
엄마는 배추를 절여 놓으시고
김치담글 준비를 하는동안
나는
나라에 낼 세금을 납부하러 농협에 다녀오던차
국민은행에도 볼 일이 있어 가던중이었다.
메이커의류가게가 줄지어 있는 상가를
지나려는데 너무도 착한 가격표의 옷들이
내 발길을 붙잡았다.
나도 가끔 이용하는 중저가의 의류메이커.
 
나는 가게밖에 걸어둔 바지며 치마 조끼
끈나시.민소매나시등
마음에 드는 옷들을 한아름 안구
내게 어울리는 옷인지
맞는 사이즈인지
또다른 색상이나 디자인은 있는지
주인한테 물어보구
입어 보구 하려고 가게안으로 들고 들어갔다.
다행히 내가 원하는색상도 있고
사이즈도 있다.
 
내몸매가 어디로 사라진지 오래이건만
내게 맞는 옷이 이렇게 많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웬 횡재?
그동안 아끼고 아껴두었던 비상금(?)을
사용할 바로 적기인것 같아
망설임없이 설레임으로 과감하게
여러가지옷을 구입했다.
아이들 키우다 보니 치마입고 멋부릴
여력이 없이 살다가 이제는 치마라는것도 입어 보고 싶은 터였다.
 
무늬는 걍 적당히 마음에 들고
디자인이나 값도 마음에 들고 입어보니
가볍고 시원하고 치마라는 옷에 대해
새삼 매력을 느꼈다고 할까?
여자들이 바지보다는 치마가 어울리고
즐겨입는 이유를 알것 같다.
어찌나 느낌이 좋은지
치마입고 빙글 빙글 돌며
미소 지으며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고 좋았다.
 
조끼도 마음에 들어서 입어보니
가볍고 부드럽고 착용감이 넘 좋아
하나 건지고 끈나시도 딸들과
나누어 입으려고 6개나샀다.
반바지도 하나 사고
민소매나시도 하늘색 연보라색.
2개를 샀다.
이건 엄마꺼와 내것이다.
엄마가 껄끄럽다고 안입으신다면
내가 2개다 입을 참이다.ㅎ
 
옷가지가 총 11가지에 85,000원.
가격표대로 사게 되면 30만원치도 넘는다.
물론 이 옷들이 해를 넘긴 이월 상품인거 안다.
하지만 옷에 문제는 하나도 없고
값이 이쁘게(^^)싸고 옷이 편하고 마음에 들면 되지
유행이 좀 지나면 어떠랴.
힘든 세상.
실속있게 살아야 한다.
오늘 우연하게 길가던 중에
여러장의 옷가지를 사서 좀 무리를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참 잘 샀다고 생각한다.
 
엄마한테가서 마음에 쏙 드는 옷가지들을 아주 아주 값이 싸서
샀다며 보여 드리고 엄마앞에서 페션쇼를 벌였다.ㅋ
울엄마.
민소매나시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고르라고 했더니
하늘색을 고르신다.
입어보시라 했더니 좀 껄끄럽다고 하시길래
엄마 이건 싸구려 옷이 아니니 처음에만 그렇지
괜찮을거라 말씀드리고 걍 입고 계셔보라했다.
민소매나시를 입고 계시는 엄마를 볼수록
넘 잘 어울리고 너무 이뻤다.
엄마 볼 수록 이뻐.그랬더니 그러냐 하신다.ㅎ
 
엄마는 내 치마에 완존 뿅가셨다.
이 치마 너무 좋다.
나도 치마입고 싶었는데 시장표도 이거보다 배는 비싸서
못 사입고 있었는데 나도 가서 하나 사입어야긋다 하시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어여 후딱 점심 먹고 치마 사러 가자신다.
엄마는 나보다 한치수 작은 사이즈로 검정색을 사셨다.
정가에서 80%는 할인된 가격인 치마도 사드렸다.
엄마치마를 사가지고 와서 엄마도
동생이 사주신 모시 저고리와 함께 입어 보시고
엄청 마음에 들어하시며 흡족해 하신다.
치마를 입으시고는 연신 아이고 좋다 아이고 좋다고 하신다.
거금주고 산 옷 보다도 더 마음에 든다고 하시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단한명의 관객. 
큰딸앞에서 엄마가 치마를 입고 페션쇼를 하시길래
나는 엄마의 모습을 폰카에 담아
동생들에게 문자로 날려 보내주기도했다.ㅎ
완전 젊어 보이시고 워낙 옷걸이가 좋으신분이라서
더욱 돋보이고 세련되어 보여 좋았다.
몇번 사드리지는 않았지만 우리 엄마께서 옷 사드릴때마다 하시는 말씀이
인자 옷 많은게 그만 사라이.하시고는 자식들이 새로 사주시면 좋아하신다.ㅋ
 
그야말로 착한 이쁜가격에
편하고 착용감 좋은 200~300%만족도의
갖가지 옷을 구입한 나는
오늘 만은 기분이 붕떠서
하늘을 날고 있었다.
랑앞에서도 페션쇼를 하며 너무 편하고 좋다고 입이 귀에 걸려
유행지난 이월상품 옷을 싸게 사고
마음에 든다며 싱글벙글 하는 나를 보며 랑도 환하게 웃어준다.
알뜰 쇼핑에 이렇게 행복해 하는 사람.
나말고 또 어디 있을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