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아빠 진짜생신날

2011년7월22일 금요일
오늘은 우리 아빠의 일흔두번째 맞으시는 진짜생신날이다.
아빠 생신은 여름중에 가장 더운날이어서
해마다 아빠 생신이 돌아오면
엄마는 걱정부터 하신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 음식 장만하기도 힘들뿐더러
떡이며 장만한 음식이 잘 상하기 때문이다.
이젠 엄마 연세도 있으시고
건강상의 이유로 몸도 많이 안좋으시다.
 
우리 6남매는 몇년전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서울의 대학병원에 진료를 받고
수술을 받고 한 계기로
매월 얼마간의 회비를 모아
은행에 저축을 하고 있다.
모금목적은 우선 부모님을 위한
병원치료비나 그외의 부모님을 위한 돈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상조회에도 가입하여 이체되고 있다.
우리 6남매는 그래서 몇년전 부터
아빠 생신에는 부모님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
전북권의 펜션을 빌려 친정식구들이 1박2일로
식재료를 모두 챙겨 싸들고 가서 맘껏 먹구 마시고
게임도 하고 시원한 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곤 하는데
 
올해 역시도 맏이인 내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북 장수에 있는 모펜션에서 두 동생네
가족은 사정이 있어 빠진채 아빠의 생신을 한주 앞당겨
주말에 1박2일로 다녀왔다.
초록색의 푸른산.
달랑 한곳 뿐인 펜션.
펜션앞에 쭈욱 이어지는 냇가의 맑은물.
어찌나 마음이 편하고 좋던지.
정말 좋았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었다.
펜션앞을 지나는 냇가는 물이 따뜻한 편인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어찌나 차갑던지
얼음물이라고 하면 딱 맞는 표현일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가들도 물놀이 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고향에 온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는 무공해 지역이어서 씀바귀도 뜯어 쌈을 싸먹기도 하고
샛길을 걸어 산책을 하며 빨간 산딸기도 따먹었다.
나리꽃도 보고 싸리나무꽃도 보고
클로버이긴 한데 평소에 보았던 것과는 다른
난생 처음보는 클로버도 보았다.
꽃이 보라색을 띠고 가지모양을 하고 있고
줄기도 붉은색을 띠는 아주 희한한 클로버를 보았기에
폰카에 담기도 하고 아참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클로버도 두장이나 발견하여 뜯어서
책사이에 잘 말려 두었다.
모두 내고향 산골에서 어린시절 많이 보고 자랐던 꽃들이어서
정말 반가웠다.
우리 옆지기는 어항으로 물고기도 잡았다.
 
부모님께서는
자식들을 위해 키우던 ㅁㅁ이를....
맛나게 끓여 몸보신을 시켜주셨다.
정말이지 우리 부모님은 자식을 위하는 길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으실 분들이다.
존경스런 분들이시다.
그넘의 자식이 뭐라고....
자식들은 지들 살기에만 바쁘고만....ㅠㅠ
나는 내 자식들에게 솔직히 말하면 그리 못한다.못할것 같다.
아니 자신도 없다.
다음날 막내제부의 강력한(^^) 주장으로 이런곳에 왔으면
바베큐를 해먹어야 한다기에 약간의 삼겹살을 사다가 숯불에 바베큐도 해먹고
가져간 닭으로 백숙도 해먹고 둘째날 점심에는 막내제부의 요리꽝 실력으로
물을 너무 많이 부어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라면으로 점심까지 해결하고 왔다.
 
그렇지만
정작 아빠 생신은 오늘이기에 부모님댁과 가까이 사는
우리 몇명의 형제들은
오늘도 부모님을 모시고 저녁식사라도 하기로 하였다.
엄마께 미리 전화하여
있다 저녁에 갈테니 엄마아빠 드시고 싶은거
생각해 두시라 했더니 그러시겠다 하신다.
부안군청앞의 모식당.
두분께서는 지난번 부터 그집 음식이 싸고 깔끔하고
맛나다고 어찌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시던지
그곳으로 가자하셔서 그리로 갔다.
 
부모님 말씀처럼
가게도 깨끗하고 음식도 깔끔하고
맛나고 성의있게 상차림이 잘 나왔다.
따뜻해야 할 음식은 따뜻하게 나왔다.
어찌나 맛나던지....
먹느라 바빠서 반찬가지수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ㅋ
우리 가족 모두는 맛나고 깔끔하고
정갈한 이 음식점을 칭찬했다.
그리고 단골하기로 했다.ㅎㅎ
가격까지 만족스러웠다.
틀림없이 대박날 음식점 같다.ㅎ
아빠 생신이니 케이크를 사갔는데 음식점 식구들한테도
나누어 드렸더니 연신 잘 먹었다며 고맙다하신다.ㅎ
 
이 글을 통해
연세가 드시니 여기 저기 탈이 나시는 우리 아빠와 엄마.
두분 모두 더 이상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우리 6남매 곁에 계셔 주셨으면 하고 바라고
다시한번 우리 아빠의 일흔두번째 생신을
진심으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빠 사랑해요.
맏딸 올림.^^